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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들끓는 프랑스, 잠잠한 영국?

자본주의 위기 속에서 쌓이는 고통과 분노는 세계적 영국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대 ⓒ출처 Guy Smallman

영불 해협 건너 프랑스에서 10월 17일과 24일에 벌어진 장엄한 대중적 분출과 유럽 곳곳의 여러 시위들을 보다 보면,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왜 영국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가? 영국인들의 천성 탓일까? 시인 G. K. 체스터턴은 이와 관련해 냉소적인 견해를 제시한 바 있다. 영국에서는 심지어 1640~1650년대 영국 혁명 때도 “소수가 자유를 논하기는 했지만, 영국 전체는 에일 맥주를 논했다”는 것이다.

비슷한 냉소를 담아, 파리에서 활동하는 언론인 사이먼 쿠퍼도 〈파이낸셜 타임스〉 기사에서 프랑스 상황에 관해 이렇게 썼다. “프랑스에서 혁명적 행동이 벌어지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은 언제나 이것이다. ‘진짜 혁명인가 아니면 그저 보여 주기용인가?’ 프랑스인들은 과거의 봉기를 숭상하고 재연하도록 교육받는다.” 다시 말해, 어떤 국민은 봉기하고 다른 국민은 그러지 않는 데는 뿌리 깊은 문화적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설명에 동의하지 않는다. 영국의 신자유주의 시기만 보더라도, 마거릿 대처 정부하의 1980년·1981년·1985년의 도심 빈민가 반란, 1984~1985년의 영웅적인 광원 파업, 1990년에 대처를 실각시킨 대중적 주민세 반대운동이 있었다.

2007~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는 보수당-자유민주당 연립 정부가 출범한 2010년에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격렬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2011년에는 또 다른 도심 폭동과 두 차례의 공공부문 대중 파업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지난 15년은 수수께끼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영국 자본주의도 다른 유럽 주요 자본주의들과 마찬가지로 금융 위기의 여파로 경기 침체의 수렁에 빠지고, 권력층의 정치 시스템이 분열하고, 복지가 축소되고 있다. 그러면 왜 프랑스가 두드러지는 것일까? 프랑스에서는 팬데믹 이전에 ‘노란 조끼’ 운동이 분출하고, 2023년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의 연금 ‘개혁’에 맞선 대파업이 벌어지고, 이제 또다시 대중 항쟁이 전개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불만이 인종차별로 엇나가서 그렇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 프랑스 상황의 역설 하나는 파시스트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이 내년 대선에 관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36퍼센트의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좌우 양쪽으로 극심한 사회·정치적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서로 연결된 두 요인이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첫째, 영국 노동당은 유럽의 다른 사회민주주의 정당들만큼 쇠락하지는 않았다. 노동당 전 총리 키어 스타머는 집권 후 금융 시장 달래기에 목을 맸지만 그래도 노동조합에 알량한 양보를 던져 줬다. 현 총리 앤디 버넘은 그런 줄타기를 더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실제로는 거의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으면서도 마치 노동자들을 위한다는 인상을 주려 한다.

영국 지배계급의 최대 자산 중 하나는, 노동당이 노동자 운동을 억누르는 노동조합 관료의 하중으로 지탱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 관료층은 2011년 대파업을 배신했고, 2022~2023년 임금 인상 투쟁이 더 큰 도전으로 발전하는 것을 가로막았다.

격렬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유럽 대륙의 두 주요 국가인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상황에서 중요한 측면은 조직된 개혁주의의 약화로 마크롱 같은 우익 기회주의자나 파시스트 조르자 멜로니에게 기회가 열렸다는 것만이 아니다. 두 나라의 노동조합 운동이 여러 경쟁 노조 연맹으로 분열돼 있다는 측면도 중요하다. 여기서 생겨나는 틈새를 소규모 좌파 노동조합들이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이탈리아의 ‘부문 간 기층 위원회’(SI Cobas)는 주로 이주 노동자들을 조직하며 팔레스타인 연대 파업을 주도해 왔다.

반면 영국에서는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에 대한 분노가 정치적 쟁점을 둘러싼 대중 운동들로 표현됐다. 이는 1980년대에 ‘반핵군축운동(CND)’의 부활로 시작돼,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전쟁저지연합(StWC)의 운동으로 크게 발전했고, 오늘날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여전히 대중적 급진화의 초점이다. 서방 지배계급의 인종학살 공모는 제국주의의 실상을 직시하게 해 준다.

여기서 다룬 차이들은 주로 카를 마르크스가 정치적 상부구조라고 부른 수준, 즉 지배계급이 대중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도들의 차이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물질적 고통, 슈퍼 부자와 그 하수인들에 대한 증오, 인종학살이 지피는 분노의 불길은 서로를 강화시키며 국경을 가로지른다. 이런 인화성 강한 요소들이 뒤섞인 상황은 영국에서도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번역: 김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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