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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이렇게 생각한다
“전쟁과 혁명의 시대”에 프랑스 투쟁을 보다

프랑스의 상황은 지금이 ‘전쟁의 시기’일 뿐 아니라 ‘혁명의 시기’이기도 하다는 것을 일깨운다 ⓒ제공 Guy Smallman

현재 국제 정세에서 단연 중요한 사건은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투쟁일 것이다. 시위대는 혁명을 원한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것은 레닌과 초기 제3인터내셔널이 크게 기여한 고전 마르크스주의 전통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그 전통에 따르면 제국주의는 “전쟁과 혁명”이 본질적 특징인 자본주의의 최근 단계다.

지금이 전쟁의 시기라는 것은 널리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혁명의 시기라는 것은 그다지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좌파가 위기를 겪는 가운데 많은 좌파들이 혁명을 망각한 탓이다.

그러나 프랑스의 투쟁은 지금이 혁명의 시기이기도 하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명백한 사례다.

이러한 분출(프랑스뿐 아니라 세계의 여러 나라들에서 나타나고 있다)의 근본적 원인으로 제국주의 체제의 위기가 있다. 특히,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중동에서 패배에 직면하고 있다.

역사에서 제국주의 전쟁의 패배는 언제나 커다란 위기를 낳았다. 지배계급을 분열시키고 노동자들과 피억압 대중의 자신감을 높였다.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제국주의 전쟁의 패배

제국주의 위기뿐 아니라 경제 위기도 중요한 원인이다. 프랑스 투쟁을 촉발한 것은 대대적인 교육 예산 삭감, 연금 공격, 군비 증강이었다. 불평등 같은 사회적 문제가 제국주의 문제와 얽혀 있는 것이다.

얼마 전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프랑스가 2008~2010년의 그리스와 같은 상황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상황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게다가 프랑스뿐 아니라 미국 등 많은 나라들이 심각한 국가 부채 위기를 겪고 있다.

문제는 국가 부채만이 아니다. AI 거품을 둘러싼 불안정도 커지고 있다.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특히 미국에서, 그리고 어느 정도는 세계적으로도 생산 자본의 재편과 확장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막대한 투기로 추동되고 있다.

이제 AI 거품이 금융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AI에 투자한 거대 기술 기업들의 향후 수익성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유력해지면서 그 기업들은 차입에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벼랑 끝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거품이 언제 터질지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거품이 있고 그것이 터질 것임은 확실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투쟁이 확산하는 경향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런 확산되는 분출이 정치 위기를 낳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이런 위기의 첨단에 있는 것은 오랜 세월 동안 전면적인 경제 구조 개혁이 관철되지 못한 채 프랑스 정치가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교착 상태 속에서 등장한 마크롱도 이제 완전히 마비됐다.

그러자 프랑스 자본의 일부는 돌파구를 열 세력으로서 파시스트인 국민연합에 기대를 걸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 분출한 저항은 이러한 국민연합의 전진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거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국민연합의 지도자 르펜은 현재 저항에 대한 국가 탄압을 지지하고 있고, 급진좌파 정당 ‘불복종 프랑스’의 멜랑숑은 탄압과 정부 정책을 비판하며 아래로부터의 운동 덕분에 한껏 부상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가 위기의 첨단에 있기는 하지만 이런 역학은 훨씬 광범하게 나타나고 있다. 스페인이 분명 그런 사례다. 그리고 그 전까지 강력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전개돼 온 이탈리아에서도 이를 따라잡고 있다. 심지어 알바니아에서도 거대한 사회 운동이 분출하고 있다.

단지 유럽만의 현상도 아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극우 밀레이 정부에 맞선 강력한 학생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청년들의 ‘바퀴벌레 운동’이 다시 분출해 극우 모디 정부의 극심한 국가 탄압에 맞서고 있다. 튀니지에서도 노동조합이 주도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항쟁을 촉발하는 조건이 유럽 너머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국힘의 극우 대표 장동혁이 한국을 걱정하는 것도 기우는 아닌 것이다.

프랑스에서 1968년 5월 노동자 1,000만 명의 파업과 같은 일이 재현될 조짐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 놀랍지 않은 상황이다. 위기와 저항이 국경을 가로지르는 속도도 그때와 비슷하다.

1934~35년과의 유사성

그러나 1934~35년과의 유사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1930년대에도 프랑스에서 극우가 전진했다. 자신감을 얻은 극우는 1934년 2월에 거리에서 준(準)쿠데타를 감행했다.

이는 노동계급의 거대한 반발을 불러 일으켜 공동전선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그것은 “더 많은 세력의 결집”이라는 명목 하에 부르주아 정당과의 협력을 포함하는 민중전선의 출범으로까지 이어졌다. 민중전선 정부가 들어선(1936년 6월 5일) 후에도 한동안 대중파업과 공장 점거의 물결이 일었지만, 민중전선 정치는 결국 이러한 투쟁을 벌인 노동자들을 동원 해제시켰다.

한국의 우리는 지금 민중전선 정치의 난점과 잠재적 위험을 몸소 경험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지방선거 전부터 우경화를 천명했고 그후 지지율이 급격히 추락해 몇 개월 만에 반토막이 났지만, 민중전선적 좌파는 이재명 정부에 맞서 아래로부터 저항을 조직하기를 회피하고 있다.

민중전선 정치는 2년 전 프랑스에서도 ‘불복종 프랑스’와 사회당 등으로 이뤄진 신민중전선을 통해 나타난 바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프랑스에서 그런 연합이 재가동될 가능성이 있을까? 현재로서는 신민중전선이 재가동될 가능성 보다는 신민중전선을 이뤘던 세력들 간에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그때보다 멜랑숑의 ‘불복종 프랑스’와 더 온건한 개혁주의자들 사이에 정치적 거리가 더 멀어졌기 때문이다.

사회당을 비롯한 프랑스의 중도좌파 세력은 최근 대선 후보 경선을 통해 라파엘 글뤽스만 유럽의회 의원을 자신들의 후보로 선정했다. 그는 주류 신자유주의와 제국주의를 지지하는 중도좌파 내 극우라고 할 만한 자다.

반면, 멜랑숑은 꽤 강경한 좌파적 입장들을 고수하는 방식으로 상당한 입지를 다져 왔다. 예컨대 멜랑숑은 올해 초 반파시즘 시위대와의 충돌 과정에서 벌어진 한 파시스트 깡패의 죽음을 애도하라는 압력에 굴복하지 않았고, 현재 분출하고 있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시위를 옹호하고 있다.

비록 대선(내년 4월 18일과 5월 2일)이 가까워질수록 얼버무리는 입장을 취할지도 모르지만, 현 국면에서 ‘불복종 프랑스’의 언사는 거리 행동을 고무하고 있다. 이것은 멜랑숑 자신의 실제 좌경화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물론 선거에서 더 많은 지지를 얻기 위한 전략이기도 할 것이다. 대선 전까지 투쟁을 지지하면서 선거적 경쟁을 벌이는 길이 얼마든지 열려 있기 때문이다.

세 주요 전선

이처럼, 제국주의 문제와 더 구체적인 계급투쟁의 쟁점들, 심지어 선거 정치까지 서로 긴밀하게 얽히고설켜 있는 국면이다.

현 상황에서 중요하게 떠올라 있는 전선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반전 운동이다. 전쟁(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대한 반대는 운동 내에 광범하게 퍼져 있고, 운동이 정치화하는 데서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프랑스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지지 구호를 외치고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드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전보다 동원 수준이 조금 줄고 일부 나라들에서는 교착 상태에 있다.(물론 10월 말 국제 항만 노동자들의 파업과 행동이 어떤 파장을 낳을지 두고 볼 일이다.) 그럼에도 팔레스타인 연대/전쟁 반대 운동은 국제적으로 급진화의 초점이자 토양 구실을 계속 하고 있다.

무슬림이 많은 프랑스의 방리외(도시 외곽 노동계급 거주 지역)에서 멜랑숑이 지지를 구축한 비결 하나는 바로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권력자들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은 것이었다. 온갖 사회·경제적 쟁점들로 시위가 분출하고 있는 스페인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가 높았던 곳이라는 사실도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팔레스타인 연대는 급진화의 토양 구실을 계속 하고 있다 ⓒ제공 Guy Smallman

둘째 전선은 반파시즘 운동이다. 이것이 중요한 것은 단지 지금 프랑스, 독일 등지의 정치 위기와, 선거에서 전진하고 있는 극우·파시스트들의 위협 때문만은 아니다. 항쟁의 분출이 반파시즘 투쟁의 고양으로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이제 10월 24일 오를레앙에서 열릴 파시스트 국민연합(RN)의 당대회를 겨냥한 행동이 준비되고 있다. 프랑스에서 반파시즘 운동이 고조되면 극우가 설치는 다른 모든 나라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셋째 전선은 사회·경제적 문제를 둘러싼 투쟁이다. 프랑스의 투쟁뿐 아니라, 주택 문제를 둘러싼 스페인의 거대한 시위들이 그 중요성을 보여 준다.

혁명가들은 단지 각각의 운동을 세 전선에서 건설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혁명가들은 세 전선을 연결시켜 운동을 전면화시키려 애써야 한다. 그래서 지금의 위기가 체제 전체의 위기이고 대안은 노동계급이 중심에 있는 혁명임을 주장해야 한다. 혁명가들은 현재의 분출에서 두드러지는 전략 부재를 메우기 위해서도 해야 할 구실이 있는 것이다.

청년들의 광범한 급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앞서 언급했듯이 프랑스 상황이 1968년 5월과 비슷해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 시기는 혁명적 좌파가 부활한 시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부활은 결코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지금은 (개혁주의 좌파는 물론이고) 좌파 전반이 상당히 우경화해 있다. 이것은 많은 나라들에서 극좌파에도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혁명적 좌파의 재건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그리고 현 상황은 그 과제를 수행할 기회를 (한국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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