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에 이어 다문화가족 비난한 이재명:
복지 부족에 대한 불만을 다문화가족에 전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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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망언 하루 만인 10월 28일, 이재명이 다문화가족 지원 제도를 문제 삼는 글을 엑스(옛 트위터)에 올렸다.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의 다문화가족 차별적 글을 “좋은 지적”이라며 공유했다. 그 글은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과 공공 산후조리원의 입실 우선순위와 이용료 감면 대상에 다문화가족의 산모가 포함된 것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다문화가족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을 넘어 우대까지 할 필요성이 큰지, 우대제도 폐지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 시행령 개정까지 포함해 깊이 검토해 보겠습니다.”
내국인이 이주민에 비해 ‘역차별’을 받는다는 극우적 주장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재명은 29일 다시 엑스에 글을 올려 “일부 정책이 본래 취지를 벗어난 과잉으로 특혜에 이르거나 내국인가정에 대한 역차별이 되어서도 안[된다]”고 거듭 강변했다.
그러자 오세훈이 “다른 국민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우려가 없도록 다문화가족 지원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화답했다.
공공 산후조리원에서 다문화가족을 포함해 저소득층 등 취약 계층의 이용료를 감면하고 우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2016년 마련된 모자보건법 시행령에 근거한다. 이재명은 이 조항을 손보려 하는 듯하다.
그러나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원은 ‘과잉 특혜’나 ‘역차별’이 아니다.
2024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여성가족부)를 보면, 소득 수준 월 300만~400만 원이 23.9퍼센트로 가장 많았다. 300만 원 미만이 34.2퍼센트다. 2024년 4분기 전체 가구당 월평균 소득 521만 5,000원(통계청 가계동향조사)보다 100만~200만 원가량 낮은 것이다. 전체 가구 통계에는 1인 가구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같은 규모의 가구끼리 비교하면 다문화가족의 상대적 소득 수준은 더 낮을 것이다.
결혼이주민(다수는 여성이다)의 부모 등 친인척이 본국에 있기 때문에, 다문화가족은 산후조리 도움을 청할 사람이 내국인가족에 비해 적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다문화가족은 한국인과 이주민이 결혼한 가족(결혼 후 귀화한 경우까지 포함)이고 그 자녀는 한국 국적이므로, 다문화가족 지원 축소는 한국인 저소득층 복지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내국인 복지와 비교한 것이니 현재의 국적도 아니고 출신 국가로 편가르기를 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출산율 감소에 대응해 2000년대 중반부터 결혼 이민자 유입을 유도했다. 그리고 체류자격을 결혼 관계 유지나 한국 국적의 자녀 양육 여부와 연동시켜, 결혼 이주 여성이 노동력 재생산과 돌봄이라는 구실에 충실하도록 강요했다. 불안정한 체류자격은 결혼 이주 여성이 차별을 겪는 중요한 원인이 됐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출산에 대한 지원을 ‘과잉 특혜’라며 축소하려는 것은 가당찮다.
다문화가족이라고 반드시 저소득층은 아닐 수 있다며 지원 축소를 정당화하는 주장도 있다. 물론 그럴 수 있지만, 그렇게 따지면 우선순위에 포함된 셋째 자녀 출산 산모 등도 마찬가지다.
‘공정성’을 따지며 기존의 혜택을 삭감하는 것은 결국 전반적인 복지 삭감으로 이어진다. 모두의 혜택을 늘리는 방법은 복지를 대폭 늘리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다.
이재명은 성남시장 시절, 공공 산후조리원 신설 공약을 내고 실행하려다 박근혜 정부와 충돌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공공 산후조리원 부족에 대한 불만을 이주민에게 돌리는 것이다. 무상급식을 없애려다 ‘셀프 탄핵’ 당했던 오세훈이 재빨리 화답한 이유일 것이다.
결국 이재명 정부가 군비는 늘리고 메가특구 등 기업 지원에는 재정을 아낌없이 쏟아부으면서 복지를 늘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문제다.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논란에서 드러났듯이, 소방 재정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증가폭을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
이재명은 진영 논리에 얽매이면 안 된다는 핑계를 대며 인종차별주의적 주장에 영합해 지지율 위기에 대응하려는 듯하다. 그러나 이런 행태는 극우의 배외주의 선동을 정당화해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키우는 효과를 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