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경기도지사 추미애는 이주민 지원 예산 삭감 말라

분노스럽다. 긴축 재정을 추진하며 ‘소방 재정 빨대’ 운운했던 경기도지사 추미애가 경기도 이민사회국 폐지를 포함하는 첫 조직 개편안을 입법예고했다.

2024년 말 기준 재한 이주민 수는 약 260만 명에 달하고, 경기도는 이주민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거주자가 84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현재는 더 늘었을 것이다.

2024년 전국 광역단체 최초로 경기도에 이민사회국이 신설된 이유는 경기도 거주 이주민의 규모 때문만이 아니다.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배경은 2024년 6월 경기도 화성에서 발생한 아리셀 참사였다. 참사로 사망한 23명 중 18명이 이주노동자였다.

참사 이후 경기도는 부랴부랴 이민사회국을 신설하고 이주민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사후 약방문 격이고 충분하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이민사회국 신설은 아리셀 참사 희생자들의 죽음의 대가이며 아주 작게나마 개선의 여지를 연 것이었다.

그런데 추미애는 대법원이 아리셀 대표 박순관에게 솜방망이 판결을 내린 10월 20일 이민사회국 폐지를 발표했다. 아리셀 참사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인 셈이다.

두 번 죽이다

내가 위촉 노무사로 있는 경기도이민사회통합지원센터는 이민사회국 신설과 더불어 이주민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10여 개 언어 통역 상담사들이 이주민들의 일상적 고충을 상담하고, 무료 법률 상담과 노동 분쟁 권리 구제 지원 등의 활동을 했다. 부당한 일을 겪어도 자신의 처지를 한국어로 원활하게 표현하고 상담할 수 없는 이주민들에게 매우 소중하고 유용한 기관이다. 나도 미등록 이주노동자들과 유학생 등 지원이 절실한 노동 사건을 지원했다.

그런데 추미애는 이민사회국 폐지 발표와 더불어 이 센터의 내년 사업비를 전액 삭감했다! 사실상 고사시키겠다는 심산이다. 경기도 내 다른 이주민 지원 센터들의 상황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예산 지원이 삭감돼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2023년을 보는 듯한 기시감이 든다. 그해 윤석열은 고용노동부 위탁으로 운영하던 이주노동자 지원 센터 예산을 전액 삭감해 전국의 지원 센터들을 폐쇄한 바 있다.

2023년 윤석열을 보는 듯한 기시감

사실 경기도지사 추미애의 이런 행보는 이재명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0월 23일 경기도청 앞에서 열린 추미애 규탄 기자회견에서 이영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장은 이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중앙정부는 이주민의 안정적인 체류 지원을 지방정부에 회피하고 전가시키고, 지방정부 역시 무책임으로 방관하고 있다.”

이주민을 ‘재정 빨대’ 취급하는 추미애의 인종차별 규탄한다 ⓒ김광일

지난해 7월 나주 이주노동자 지게차 결박 사건이 폭로된 직후 이재명은 “외국인 노동자 인권 침해 행위에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그해 10월 경주 APEC 회의를 앞두고 벌인 미등록 체류·취업 집중 단속으로 베트남인 유학생 뚜안 씨가 사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주민 라이더를 집중 단속해 734명을 단속했고, 68명을 추방했다. 이것이 “외국인 노동자 인권”을 위한 일인가?

정부는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들의 족쇄인 ‘사업장 변경 제한’을 개정하겠다고 했지만, 이조차 사용자들의 눈치를 보느라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재명은 올해 1월 울산 타운홀 미팅에서 조선업에 유입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 고용을 뺏는 존재라고 직접 비난한 바 있다.

극우 추동

이재명은 극우의 주장을 정부 수준에서 현실화하기도 했다. 한국의 극우들은 이주민(특히 중국 국적자)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공격한다. 그 대상은 주로 중국동포인데 이는 순전히 데마고기이다.

그런데도 이재명은 극우의 주장을 수용해 이주민의 국민연금 추납 제도 활용을 제약하도록 했다. 게다가 최근 국무회의에서 해당 제약을 소급 적용하라고 주문했다. 대상자들은 규정에 어긋난 바가 없다며 담당 장관(정은경)이 난색을 표하는데도 소급 적용 가능 여부를 검토하라고 재차 지시했다.

이런 걸 보면, 갈등 중인 이재명과 추미애는 이주민 권리를 후퇴시키는 데서는 이견 없이 보조를 맞추고 있는 셈이다.

이런 행보들은 그 자체로 이주민의 삶을 옥죄는 것인 동시에, 부상하고 있는 한국 극우에 힘을 보태는 것이기도 하다. 극우가 사용하는 무기의 하나가 이주민 배척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극우들은 프랑스 저항을 빌미로 이주민 배척 선동을 강화하고 있다.

재정 위기의 책임은 이주민에게 있지 않다. 그리고 최근 초과 세수도 생긴 상황 아닌가. 문제는 재정 투입의 우선순위다.

추미애의 ‘소방 재정 빨대’ 논란과 이민사회국 폐지 방침은 저들의 우선순위에서 노동자들과 이주민들이 한참 뒷전임을 보여 준다. 노동자들을 위한 예산을 먼저 삭감하는 긴축 재정은 한국인 노동자와 이주민 모두에게 해악적임을 알 수 있다.

추미애는 ‘재정 비상’을 빌미로 한 이민사회국 폐지 시도와 이주민 지원 예산 삭감을 당장 중단하라.

주제
〈노동자 연대〉를
다양한 방법으로 만나보세요!
매일 아침 〈노동자 연대〉 기사를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