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펨코보다 정치적 올바름이 더 문제?:
이주민 혐오를 정상 담론으로 만들고 있는 이재명이 문제다

이재명의 이주민 차별적 망언이 사회 다양한 부분에서 비판을 받자, 이재명은 도리어 ‘정치적 올바름’을 공격하고 나섰다.

“정치적 올바름이 오늘날 대중의 반발과 피로감에 부딪친 이유는 그 지향가치 자체가 아니라, 이를 주창하는 태도에 내재된 ‘언행불일치’와 ‘내로남불’에 있다.”

그러나 정치적 올바름을 옹호하는 활동가들이 이주민 배척을 고무할 대통령의 망언을 비판한 것은 언행불일치이기는커녕 응당 제 할 일을 한 것이다.

조롱·혐오 방치 사이트를 폐쇄한다고 오버하더니 펨코의 혐오 게시물을 좋은 지적이라고 추천한 이재명

이재명의 잇따른 이주민 차별적 망언은 어떤 효과를 내고 있나.

이재명을 흠집 낼 만한 트집거리를 잡으려고 하루 24시간 잠도 안 자는 듯 보이던 우파의 여당 저격수 정치인들은 이 문제만큼은 내심 웃으며 침묵을 지켰다. 오세훈과 나경원은 이재명의 말을 적극 환영했다.

이재명이 공유한 에펨코리아(펨코) 게시판에서도 호응이 있었다. 펨코 게시판은 극우 성향 게시판으로, 특히 차별 문제에서 극우적 시각이 판친다. 이재명이 공유한 게시물도 사실관계는 뒤죽박죽 엉망인 채 외국인 혐오를 드러내는 내용이다.

“내국인 역차별”론은 지금 세계적으로 극우의 대표적 화법이다. 서구 극우는 이주민과 난민에 책임을 전가하며 신자유주의적 긴축에 따른 일자리 상실과 복지 삭감으로 고통받는 대중 일부를 포섭해 왔다. 한국에서는 아직 정상 담론화되지 못했다.

그래서 “내국인 역차별”은 한국에서 극우에 의해 ‘도그 휘슬’처럼 이용돼 왔다. 그런데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이재명이 그것을 정부 방침으로 공개 거론한 것이다. 우파의 계산된 용어법을 정상 담론화해 준 셈이다.

그러므로 이재명이 “사소해 보이는 혜택이라도 합리적 근거 없이 계속되면 ... 약자 혐오 선동 세력에게 선동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한 것은 적반하장과 책임전가로 얼룩진 궤변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재명의 이런 궤변과 망언 행보를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비판하는 것은 정당할 뿐 아니라 반극우 좌파의 ‘언행일치’ 사례다.

우파에 추파 던지나?

이재명은 자신의 의도를 보라고 하지만, 그게 뭐든 이재명의 ‘정치적 올바름’ 공격은 우파와 극우에 힘을 실어 주는 효과를 낸다.(앞서 보듯이 그에 대한 진지한 비판을 무시하므로 발화 의도에 대한 의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서구 극우는 차별 반대 운동을 공격하려고 ‘정치적 올바름’을 문제 삼아 왔다. 미국 극우와 교류하는 한국 극우도 십 년 전부터 ‘정치적 올바름’(PC)을 문제 삼아 왔다. 그 대표적 논리가 바로 PC가 남성과 내국인을 향한 “역차별”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언행불일치 비난은 이재명 본인에게 돌려줘야 마땅하다. 이 정부의 존재 이유라고도 할 수 있는 ‘내란 청산’과 ‘사회개혁’ 약속은 무엇 하나 제대로 이행된 게 없다.

이재명은 올해 5월 혐오 사이트 폐쇄 검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엄격한 조건 하에 조롱·혐오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배상, 일베처럼 조롱·혐오를 방치 조장하는 사이트 폐쇄, 과징금 등 필요조치를 허용하는 것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그때 일베류 커뮤니티 사이트 중 유일하게 사이트 운영진이 성명까지 내며 반발한 곳이 바로 펨코 사이트였다. 그들은 ‘커뮤니티 공격에 대한 입장’을 내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그런데 이재명 본인이 “조롱과 혐오”가 담긴 펨코 게시물을 “좋은 지적”이라며 공유한 것이다.

‘정치적 올바름’은 차별받는 사회집단(여성, 소수 인종, 성소수자, 장애인 등)을 불쾌하게 만들거나 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도록 매우 조심하는 태도 또는 그런 방침을 뜻하고, 그런 태도나 방침은 단결을 위해 필요하다.

일부 ‘정치적 올바름’의 정치적 약점(가령 사람들에 대한 도덕주의적 훈계와 지나친 언어 단속, 다른 좌파를 캔슬하기, 연대에 대한 열의 부족 등)이 역효과를 일으켜 사람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차별 반대 운동의 전진이라는 관점에서 그것의 문제점을 토론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이재명 망언에 대한 비판은 ‘정치적 올바름’의 일부 역효과 발현이 전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의 편에서 최고 권력자의 차별 망언에 반대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부정확하고 우파적인 발화가 사회에 미칠 객관적 효과에 대해 따져 묻는 것이다. 정치적 올바름의 일부 역효과와는 완전히 무관한 사회 정의를 위한 필수적인 비판이다.

〈노동자 연대〉를
다양한 방법으로 만나보세요!
매일 아침 〈노동자 연대〉 기사를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