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노동자 투쟁 정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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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이 서울시장 오세훈과 사용자 측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핵심 요구는 인력 감축·구조조정 시도 저지다. 서울시와 공사는 지하철 재정 적자 확대를 이유로 2026년까지 정원의 약 10퍼센트에 이르는 1539명을 줄이겠다고 한다. 지난해 서울시와 공사는 “재정 위기를 이유로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고 노조와 합의했는데, 1년 만에 뒤통수를 쳤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 이후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공공기관의 비용 감소와 경영 효율 증대가 핵심 내용)을 추진하자, 서울시와 공사도 이에 발 맞춰 구조조정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이다.
사측이 제시한 인력 감축안은 다음과 같다. 차량·기술·역사·후생지원 업무(의 일부)를 자회사로 넘기거나 외주화, 2호선에 2인 승무를 1인 승무로 전환, 근무 제도를 개악해 인력을 효율화하고 노동시간을 늘리기 등.
벌써부터 사측은 올해 신규 채용 인원을 최소화하며 인력 감축 공격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노동자들은 지금도 “인력이 부족해 하루하루가 전쟁”인데, 사측이 자기가 말한 약속도 지키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지난 11월 23일 군자차량기지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3000여 명이 모였다. 오랜만에 열린 야간 조합원 총회였는데, 곳곳에서 “많이 모였다”며 서로 반가워했다.
이날 집회는 서울시와 공사에 대한 노동자의 불만과 분노가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구조조정 지긋지긋합니다. 지하철 재정 위기를 왜 노동자와 시민에게 덮어 씌웁니까? 이 나라에 국가는 어디 있습니까? 안전하지 못한 책임이 노동자와 시민 탓입니까? 경영진은 언제까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갈 겁니까?”(서울교통공사노조 기술본부 조합원)
“구조조정이 아니라 인력 충원이 필요합니다. [승객이 많은] 2호선에서 1인 승무를 도입한다는 게 제정신입니까? 이것이야말로 안전 불감증입니다. [그들이] 직접 운전실에 타 봐야 합니다.”(서울교통공사노조 승무본부 조합원)
“달라진 게 하나 없습니다. 안전 인력·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2인 1조 근무조차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태원 참사는 정부와 경찰 각료, 서울시의 책임입니다. 그런데 현장만 탓하고 있습니다. 책임을 전가해선 안 됩니다.”(서울교통공사노조 역무본부 조합원)
미꾸라지
한편, 생계비 위기 시대에 임금을 억누르는 정부와 서울시, 사용자 측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난해 임금을 동결했는데, 올해 기본급 인상율(안)도 1.7퍼센트에 불과합니다. 물가가 6퍼센트나 올라 실질임금 삭감입니다. 언제까지 노동자만 인내해야 합니까?”(서울교통공사노조 차량본부 조합원)
서울교통공사노조는 11월 24일부터 철도노조와 함께 ‘준법 투쟁’을 시작했다. ‘준법 투쟁’은 역 내 2인 1조 근무, 배차 간격 및 출입문 개폐 시간 충분 확보 등 규정을 딱딱 지켜 열차 운행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내는 것이다. 첫날인 24일 저녁 퇴근 시간대 일부 열차 운행이 늦어졌다.
노동자들은 11월 초 파업 찬반 투표에서 79.7퍼센트(재적 인원 대비 70.8퍼센트)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노조는 11월 30일 파업을 예고했다.
서울시와 사용자 측은 지하철 재정 적자 확대를 인력 감축과 임금 억제의 이유로 댄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의 적자액은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을 지원하는 무임수송과 환승 할인, 심야 연장 운행 등 교통 복지를 제공하면서 발생한 ‘착한 적자’다.
그런데도 중앙정부는 단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다. 또, 도시철도를 운영 중인 6개 도시 중 유일하게 서울시만이 보조금을 외면해 왔다.
게다가 적자액은 코로나19 발생 전 3년(2017~2019년) 동안 5000억여 원 수준이다가, 2020년과 2021년 각각 1조 1137원, 9644억 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코로나 확산과 정부의 거리 두기 정책 때문에 승객이 줄어 수입이 대폭 감소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의 서울시, 사용자 측은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인력 감축과 노동조건 후퇴를 강요하고 있다. 이것이 지하철 안전과 이용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데도 말이다.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