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구조조정 계획:
노동자 쥐어짜고 안전 내팽개쳐 적자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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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와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사측은 지하철 적자 감축을 명분으로 구조조정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구조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9월 14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서울교통공사는 1971명(전체 인력의 10퍼센트 이상)의 정원 감축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내놨다. 근무제도 개악(노동강도 강화), 외주화 확대, 심야운행 단축 등을 통해 인력을 감축하고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올해 임금 동결, 임금피크제 대상자 임금 삭감 확대, 연차 보상 수당 삭감 등 임금도 공격하려 한다.
그러나 적자의 상당 부분은 무임 수송과 환승 할인, 원가보다 저렴한 요금 등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공공서비스와 교통 복지를 위해 꼭 필요한 ‘착한 적자’다.
또한, 지난해 적자액(1조 1137억 원)이 2019년과 비교해 2배가량 늘었는데, 이는 코로나19로 이용객이 크게 줄어 수익이 4500억 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지하철의 적자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완전 부당하다.
지하철 인력 감축과 외주화 확대, 근무제도 개악을 통한 노동강도 강화는 노동자들의 근무조건을 크게 악화시킨다.
지금도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은 인력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장기 결원 충원 약속조차 이행되지 않아, 업무 공백 우려 때문에 코로나 백신 휴가 사용도 눈치를 보는 실정이라고 한다. 한 차량 정비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동료들이 ‘우리 때문에 빚 졌냐?’며 불만이 큽니다. 인력 충원은 못할망정 감축은 말도 안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퇴직자들이 빠져나간 만큼 신규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업무 강도를 늘려 메꾸거나 외주화를 늘리면, 노동자들의 피로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는 지하철 안전을 위협하고 사고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노동자 사망 사고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될 수 있다.
공공서비스 비용 지원 외면
문재인 정부의 행안부와 오세훈의 서울시, 공사는 구조조정 계획을 굽히지 않고 있다.
8월 31일에 열린 노사 교섭에서 사측은 적자 감축과 부족 자금 마련을 위해선 “자구책(구조조정)이 절박”하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행안부는 임금 동결과 구조조정 이행을 수용해야 적자 해소를 위한 공사채 발행(약 7100억 원)을 허가하겠다고 한다. 서울시도 그 외 부족 자금(약 4600억 원) 지원에 대해 같은 입장이다.
그런데 행안부와 서울시는 지하철 적자 지원에 대한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 서울시장 오세훈은 정부가 무임 수송을 지원하라고 하는 반면, 행안부는 서울시도 적자 지원의 부담을 지라고 한다.
행안부와 서울시 모두 노동자·서민의 발인 지하철 적자 지원에는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다. 문재인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도 지하철 무임 수송 지원액은 한 푼도 책정하지 않았다. 전국 6대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지자체 중 오직 서울시만 지난해 지하철 보조금을 단 1원도 지원하지 않았다.
행안부와 서울시의 행태를 보면, 서로에게 공을 넘기며 자신들의 책임은 최소화하면서도 노동자 공격과 지하철 지원 회피에는 한통속이다.
공사 역시 행안부와 서울시의 지원 조건을 핑계 대며 노동조합에 구조조정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심지어 공사채 발행이 미뤄지면 11월부터 급여 지급이 어려워지고 부도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협박을 했다. 최근 신규 채용 공고에서 (퇴직자 등) 결원 수보다 적은 인원으로 모집 공고를 낸 것도 이러한 압박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서울교통공사노조는 9월 14일 파업 돌입을 예고했고, 그 외 지하철 노동조합들은 14일에 상경 투쟁으로 서울교통공사 파업에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철회와 지하철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 지하철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