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파업 출정식:
정부 협박에 굴하지 않고 파업 지하철이 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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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일 오전 파업에 돌입한 서울지하철 노동자 6000명가량이 서울시청 앞 도로에 모여 파업 출정식을 진행했다. 경찰이 서울시청 앞 태평로 차선 중 절반을 내 줬지만, 장소가 부족해 적잖은 노동자들이 인근 인도에 앉아야 했다.
전날 윤석열은 국무회의에서 화물연대 파업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고, 서울지하철 파업이 “정당성 없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은 6년 만에 파업에 들어갔다. 매우 통쾌한 일이다. 노동자들은 “많이 모였다”며 기분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노동자들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사용자들이 적자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며 인력 감축(정원의 약 10퍼센트인 1539명 축소)과 구조조정(일부 업무의 외주화·자회사 전환, 근무 형태 개악 등)을 추진하는 것에 열 받아 했다.
“현장에 일이 너무 많은데 사측은 인력 감축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지하철 적자는 교통 약자들을 위한 무임 수송과 버스 환승 할인 등 시민 복지를 위해 꼭 필요한 ‘착한 적자’입니다. 이를 빌미로 인력을 줄여서는 안 됩니다.”
게다가 인력 감축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다.
전날 사용자들은 파업 돌입을 막아 보려고 인력 감축 시도를 올 한 해만 유보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노동자들은 ‘내년에 또 감행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며 사측의 얄팍한 속임수에 넘어가선 안 된다고 했다.
꼼수
그런데 오세훈은 30일 오전 기자 설명회에서 서울지하철 파업이 “시민들의 출퇴근길과 발을 볼모로,” 화물연대 파업에 연대하는 “정치적 파업”이라고 비난했다. 대통령실도 ‘화물연대 파업에 힘을 보태기 위한 정치 파업일 경우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겠다’고 나섰다.
윤석열과 오세훈이 화물연대와 서울지하철 등 노동자들을 동시다발로 공격해 놓고는 노동자들의 파업이 동시에 벌이자 이를 비난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윤석열과 오세훈이 신경질적으로 ‘정치 파업’ 운운하며 협박을 하는 이유는, 화물연대에 이어 서울지하철 등으로 노동자 투쟁이 확대하는 것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들이 서로 연결되고 나아가 윤석열 퇴진 운동과 연결되는 걸 막고 싶은 것이다.
철도노조도 12월 2일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 서울지하철 차량 노동자는 “화물연대가 파업을 지속하고 있고 곧 철도도 파업에 들어간다고 하니, 이번 기회에 서울시와 공사의 구조조정을 완전히 철회시켜야 합니다” 하고 힘주어 말했다.
이태원 참사, 화물연대 투쟁 탄압, 지하철 구조조정 계획에서 드러난 것처럼 윤석열 정부는 평범한 사람들의 안전과 생명에 관심도 없다. 그래서 정부에 대한 대중적 반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가 위기감을 느끼는 상황은 노동자들이 저들을 한 발 물러서게 할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