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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연금 개악 반대 파업 시위에 280만 명이 참가하다

1월 31일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는 지난 1월 19일 파업과 행동의 날보다 규모가 훨씬 더 컸다. 정부의 연금 공격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은 파리에서 전보다 10만 명 많은 50만 명이 행진하고, 전국적으로는 “거의 280만 명”이 시위에 참가해 지난번보다 75만 명이 늘었다고 밝혔다.

파리 시위에 참가한 교사 마르셀 씨는 이렇게 전했다. “정말 대단합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파업 참가자 거의 전원이 시위에 나왔습니다. 1월 19일보다 곱절로 늘었어요. 학생들도 함께 시위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계속 싸우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동조합들에 따르면 마르세유에서는 지난번의 14만 명보다 많은 20만 명이 거리 시위에 참가했다고 한다.

1월 31일 프랑스 정부의 연금 공격에 맞서 파리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출처 CGT

CGT 산하 교육노동조합은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툴루즈·마르세유·라발·렌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왔습니다. … 우리는 승리할 것이고 정부를 물러서게 할 것입니다.” 프랑스 남서부 도시 타르브에서는 약 1만 6000명이 행진했는데, 지난번보다 곱절로 는 것이다. 낭트에서는 지난번에는 5만 명이 시위에 나왔는데 이번에는 6만 5000명이 나왔다.

대도시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많은 소도시들에서도 집회 참가자 수는 기록적이었다. 한 지역 언론 기자는 이렇게 보도했다. “단언컨대 아브빌 역사상 최대 시위다. 전체 인구가 2만 2000명인데 3500명이 거리에 나왔다.”

또 다른 지역 신문도 이렇게 보도했다. “모를레에서 1만 명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열흘 전보다 4000명 늘어난 것이다. 이 도시에서 전례 없는 일이다.”

220여 건의 시위가 열렸을 뿐 아니라, 파업 참가 규모도 엄청났다. 철도 운행, 학교 운영, 지역 대중 교통망이 큰 차질을 빚었다.

프랑스 남부 라 메드의 정유소에서 노동자 90퍼센트 이상이, 동쥬의 정유소와 포-쉬르-메르의 에소/엑손 정유소에서 노동자 90퍼센트가, 프랑스 북부 페장의 정유소에서 노동자 70퍼센트가 일손을 놓았다.

민간 부문에서 파업에 대한 호응이 컸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프랑스 민주노동연맹(CFDT) 지도자인 로랑 베르제는 이렇게 말했다. “철강, 건설, 공공 사업, 개인 서비스 전문직, 보건·복지 부문 등 여러 부문에서 대규모 행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 노동자들은 [연금을 받기 위해] 2년을 더 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안다.”

저항의 분위기가 노동자와 학생을 단결시키는 모습도 흘낏 볼 수 있었다. 파리 대중교통공사의 라늬 차고지에서 파업 중인 노동자들은 엘렌 부셰 고등학교로 가 학생들의 학교 봉쇄를 지원했다. 그러자 경찰은 학생·노동자 모두를 공격했다.

고등학교 학생회 연합 ‘고등학생들의 목소리’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최대 300곳의 출입을 봉쇄했다며 이날 행동이 “1월 19일보다 더 중요했다”고 평가했다. “청소년들이 운동의 중심에 있다”고 ‘고등학생들의 목소리’는 보도 자료에서 선언했다.

연금 공격 반대 행동에 동참해 학교 입구를 봉쇄한 고등학생들 ⓒ출처 @Erellux(트위터)

파리의 중·고등학생들은 이렇게 외쳤다. “돈은 사장들의 금고에 있다!”

파리 행진에는 지난 몇 주 동안 열린 “총회”에 속한 파업 노동자들도 대열을 이뤄 참가했다. “총회”는 특정 노동조합이나 부문에 국한되지 않은 평조합원 기구다.

파리 시위는 국회 앞에서 끝났다. 현재 국회에서는 위원회들이 열려서 연금 개혁 법안 초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야당들은 입법 절차를 늦추려고 7000개 넘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의 정당은 과반 다수당이 아니기 때문에 연금 공격을 밀어붙이려면 보수 정당들의 표가 필요할 것이다.

마크롱은 헌법에 보장된 권한을 이용해 의회 표결 없이 법제화를 밀어붙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의회의 정부 불신임 투표와 조기 총선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

현재 운동의 진로를 둘러싸고 커다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몇몇 노조 지도자들은 다음 행동의 날을 토요일로 잡아서 더 많은 사람들을 행진에 참가시키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활동가들은 그렇게 하면 노동자 행동의 효과가 희석될 것이라고 본다.

마르셀은 말한다. “시위는 좋은 것이고 정부에 가하는 압력을 키운다. 하지만 진정한 힘은 파업에 있다.”

정유 부문 등의 노동자들은 언제든 파업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무기한 파업을 요구하고 있다. 몇몇 중·고등학생들도 그런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결의했다.

무엇이 걸린 투쟁인가

  • 프랑스 정부는 연금 수령 시작 연령을 64세로 늦추려 한다. 노동자들은 43년 동안 연금을 납부해야 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다. 기존 규정에 따르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64세 넘어서까지 일을 해야 연금을 전액 수령할 수 있다.
  • 연금 수령 시작 연령을 2년 미루는 것은 노동계급에 대한 중대한 공격이다. 이 공격을 통해 본보기로 보이고자 하는 바는, 노동조합이 친기업적 변화를 막을 수 없고 노동자들이 물가 급등과 다가오는 경기 침체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 마크롱은 2019년에 비슷한 시도를 했지만, 광범한 파업과 대중 시위, 운송 부문 일부의 무기한 파업에 밀려 물러서야 했다.
  • 또, 마크롱은 전투적인 노란 조끼 운동으로 수세에 몰렸고, 팬데믹하에서 온갖 저항들이 결집하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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