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연대:
영국 대학교 30여 곳에서 점거 중 ─ 투쟁 수위 높일 방안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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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점거 운동을 벌이는 학생들이 요구를 쟁취할 때까지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5월 18일 밤(영국 시각) 현재 30개 캠퍼스에서[5월 23일 현재 32곳으로 불어남] 점거 운동이 벌어졌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인종 분리주의와 인종 학살의 공범인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라고 대학 당국에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런던대학교 동양·아프리카대학(SOAS) 캠퍼스에서 점거 운동에 참가한 한 학생은 영국 대학교들을 이렇게 규탄했다. “영국 대학교들은 공범이고 공범도 엄연히 범죄자입니다. 영국 대학 당국들의 손에 피가 묻어 있습니다. 우리 대학교가 어떻게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연루된 기업들에 계속 투자하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이 학생은 이렇게 덧붙였다. “무엇 하나 정상이 아니에요. 이 모든 것에 총체적으로 도전해야 합니다.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영국 대학교들이 투자를 철회하고 팔레스타인이 독립할 때까지 오늘도, 내일도, 매일매일 계속 투쟁할 것입니다.”
인근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캠퍼스 점거 운동에 참가한 한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점거 운동은 대학 당국에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UCL 점거 운동은 몇 주째 계속되고 있어요. 모두가 팔레스타인인들에 연대하고, UCL 당국에 맞서고 있습니다.”
이 학생은 학생 운동이 캠퍼스 생활을 바꿔 놓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운동이 대학교들을 탈바꿈시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점거할 때마다 광장은 우리가 외치는 해방의 함성으로 뒤덮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스라엘을 떠받치는 인종차별과 식민주의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학생으로서 우리는 반제국주의 혁명을 선도해야 합니다. 우리 세대는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보게 될 것입니다.”
SOAS 학생도 이 말에 동의하며 지금 벌어지는 학생 운동이 “제국의 핵심에 맞선 세계적 투쟁의 일부”라고 말했다.
애버딘대학교, 에든버러대학교, 뉴캐슬대학교, 더럼대학교, 리즈대학교, 셰필드대학교, 레스터대학교, 케임브리지대학교, 랭커스터대학교, 맨체스터대학교, 리버풀대학교,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교, 웨일스 북부 뱅거대학교, 버밍엄대학교, 옥스포드대학교, 스완지대학교, 브리스틀대학교, 켄트대학교, 노팅엄대학교, 링컨대학교,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런던대학교 정경대학, SOAS, UCL, 런던 퀸메리대학교, 서섹스대학교, 카디프대학교, 엑서터대학교, 워릭대학교, 요크대학교에서 학생들이 행동하고 있다.[5월 23일 현재 포츠머스대학교와 런던대학교 임페리얼칼리지가 추가됐다.]
SOAS 점거 운동에 참가하는 학생 페블은 〈소셜리스트 워커〉에 이렇게 전했다. “지금까지 학교 당국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어요. 우리는 [런던 도심의 주요 대로인] 토트넘 코트 로드에서 ‘다이 인’ 퍼포먼스[길 위에 드러눕기]를 해 교통을 모두 마비시켰고, 우리 요구를 적은 종이들로 대학 주요 건물 두 동을 뒤덮었습니다.”
페블은 운동의 동력을 유지하고 “미래를 위한 운동을 건설”할 최상의 전략을 두고 점거 운동 내에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건 매우 거대한 학생 운동입니다.
“종강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우리는 9월에 새 학기가 시작됐을 때 이 운동을 어떻게 계속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투쟁 수위를 높이는 것이 방편일 수 있다. 5월 8일 수요일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는 활동가 약 20명이 제2의 농성장을 차리며 농성을 확대했다. 바로 그날, 대학 당국은 학생들을 무시하던 기존 태도를 접고 [대(對)이스라엘] 투자 철회에 관해 학생들과 협상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옥스포드대학교 점거 운동 참가자들도 케임브리지대학교 학생들과 똑같이 행동했다. 이 학생들은 5월 12일에 도심 다른 곳에서 제2 농성장을 꾸렸다.
점거 운동을 지지하는 학생 딜런은 이렇게 말했다. “케임브리지대학교 학생들이 농성을 확대하기가 무섭게 대학 당국이 대화에 응했습니다. 이것이 보여 주는 바는 농성을 확대하고 투쟁 수위를 높이면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딜런은 케임브리지대학교 사례의 교훈이 “여름 휴가철이 오기 전에 투쟁 수위를 계속 높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점거를 계속 확대해야 합니다. 대학 당국이 감당 못할 정도로 투쟁 수위를 높여야 해요.”
딜런은 학생들이 수위를 높인 방식 중 하나는 졸업식을 방해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졸업식이 열리는 건물 입구에서 ‘다이 인’ 퍼포먼스를 했어요. 투지를 보여 줬죠. 우리를 무시하면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 이런 것입니다.”
리즈대학교 점거 운동에 참가하는 학생 이지는 “학생들이 투쟁 수위를 조금씩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가 취업박람회를 방해하자 학교 당국은 우리와 대화하겠다는 서한을 이메일로 보냈어요.”
이지는 이렇게 말했다. “점거 운동을 전진시킬 방법을 두고 많은 토론이 있어요. 어떤 방식으로 투쟁 수위를 높일지뿐만 아니라 어느 타이밍에 수위를 높일지에 관해서도 토론하고 있어요.”
이지는 자신은 점거를 “여름 방학 내내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전국적 의견이 어떠한지도 알고 싶다”고 했다. 이지는 학생들이 승리하려면 “전국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모든 학생과 노동자들이 힘을 합쳐 단결하는 것, 그것이 승리를 쟁취할 방법입니다.”
랭커스터대학교 학생 어텀은 이렇게 말했다. “랭커스터대학교 점거 운동은 성장 중입니다. 두 번의 주요한 도약을 거쳐 성장했어요. 점점 더 많은 천막이 생기고 있어요.”
어텀은 랭커스터대학교 점거 운동 역시 “투쟁 수위를 높일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우리는 매일 아침과 저녁에 전체 모임을 하면서 계획을 논의해요. 우리는 우리의 전략을 공개적으로 토론합니다. 최적의 행동 방침을 토론하고 결정하기 위해 매우 민주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어요.”
어텀은 이렇게 덧붙였다. “그냥 불쑥 찾아와서 농성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우리는 점거 운동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걸 분명히 해요.”
딜런도 마찬가지로 말했다. “점거 운동은 사람들에게 동참하라고 [따로] 호소하지는 않았어요. 사람들이 그냥 농성장 근처를 지나가다가 참가 신청을 하고 합류합니다. 인스타그램에는 매일 그날의 농성장 일정표와 진행 상황이 올라와요. 이런 것들은 사람들이 발길을 농성장으로 돌리게 하고 그들이 농성에 동참하도록 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대학 당국들이 점거를 탄압하는 경우도 있다. 노팅엄대학교 당국은 점거 농성장에 대한 퇴거 명령을 받아내려고 변호사 수임료로 1만 9500파운드(약 3400만 원)를 썼다.
그러나 학생들은 법정 투쟁에서 승리해 철거 계고장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었다. 농성장의 학생들은 SNS에 “영국 대학교들이 책임을 모면하려 드는 데 맞서 투쟁을 계속 조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5월 16일 목요일 랭커스터대학교에서는 천막 농성 중인 학생들이 대학 건물에 현수막을 늘어뜨리는 시위를 하며 대학 당국의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 공범 행위를 규탄하는 1분 연설을 하려 했다. 그런데 “학교 경비들이 학생들을 물리력으로 밀어내고 잡아채고 할퀴어서 … 여러 명이 멍들고, 피부가 쓸리고, 생채기가 나고 옷이 찢어졌다.”(농성자들이 발표한 성명)
이런 탄압에 대응해 학생들이 단호하게 “투쟁 수위를 높였다”고 어텀은 전했다. “목요일에 원래는 현수막만 내릴 계획이었지만 그 건물 전체를 점거하는 행동이 됐습니다.
“우리 계획은 이 동력을 바탕으로 운동을 키우는 것입니다. 학교 당국이 우리 목소리를 듣게 할 새로운 방법을 찾을 거예요.”
버밍엄대학교 직원 한 명은 대학 당국의 위협에 맞선 학생들의 투지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학교 당국은 학생들이 사유지를 과도하게 침범하고 있다고 위협하며 해산 명령을 내리려 했습니다. 대학 당국은 학생들이 전자 기기를 충전하지 못하도록 농성장 인근 지역의 전력을 차단했어요.
“그러나 학생들의 투지는 굳건했습니다. 점거 농성은 멈추기는커녕 나날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SOAS의 학생 한 명은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가 팔레스타인인들의 존재할 권리와 저항할 권리를 요구할 때 우리는 경찰의 위협에 겁먹지 않을 것입니다.
“그 어떤 대학 당국, 공공 기관, 선출 정치인도 우리를 겁먹게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이 해방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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