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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미국 대학생 점거 운동과 1968년 반란

5월이 시작된 지금 미국 대학교 80곳 이상에서 학생들이 농성장을 차리고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4월 18일 이래로 시위 참가자 2300명이 연행되거나 억류됐는데도 학생들의 운동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이곳 영국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이 운동은 국제적으로도 커지고 있다.

2024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학생들의 팔레스타인 연대 농성 ⓒ출처 @PeoplesForumNYC (X 옛 트위터)

시위의 이런 규모를 보면 1960년대 글로벌 학생 운동과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된다. 당시에도 운동의 동력은 제국주의 전쟁이 낳은 살인적인 참상이었다. 그때는 베트남 전쟁, 지금은 가자 전쟁인 것이다. 뉴욕시에 있는 컬럼비아대학교는 오늘날처럼 당시에도 운동의 진원이었다. 당시는 SNS가 등장하기 한참 전이었지만 1968년 사태에 기초해 헐리우드 영화 〈분노의 함성〉(Strawberry Statement)이 만들어져 필자가 급진적이 되는 데에 일조했다.

베트남 전쟁과 그에 대한 반대로 서구 사회에는 심각한 이데올로기 위기가 닥쳤고 그 결과로 한 세대의 청년들이 급진화했다. 주목할 것은 1960년대 후반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이런 학살극을 맡고 있는 자가 민주당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때는 린든 존슨, 지금은 조 바이든. 주류 중도 좌파의 제국주의적 잔혹함과 그 위선이 다시금 폭로되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의 양극화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미국 청년들 사이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호감이 커진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오늘날 이 [세계 자본주의 — 역자] 체제의 전체적 위기는 1960년대 후반보다 더 극심하다. 당시는 긴 전후 호황이 끝나가고 있던 시기였다.

그러나 다른 차이점은 그다지 달갑지 않은 것들이다.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전반 청년들의 급진화는 노동계급의 전투성이 상승하는 맥락 속에서 벌어졌다. 당시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 수준 압박이 노동계급의 전투성을 촉발했다. 미국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졌지만 훨씬 큰 규모로 벌어진 곳은 프랑스·이탈리아·영국이었다. 젊은 노동자들은 더 광범한 급진화의 일부였고 그중 많은 수가 학생 투사들과 함께, 당시 성장하던 혁명적 좌파 단체에 가입했다.

2021~2022년에 치솟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생활 수준을 공격하고 있다. 그 때문에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전투성이 커졌다. 그러나 1968년 5~6월 프랑스, 1969년 이탈리아의 ‘뜨거운 가을’, 1970~1974년 보수당 정부에 맞섰던 영국 노동자 반란에 견줄 만큼의 폭발적 노동자 투쟁은 아직 보지 못하고 있다.

한편, 극우는 1960년대보다 훨씬 더 전진한 상황이다. 유럽의 극우는 주로 선거적으로 강력한 세력이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집권과 그가 백악관에 재입성하려고 싸우는 것을 보면서 기층의 극우 활동가들이 엄청난 활력을 얻고 있다.

미국 대학가에서 이번에 볼 수 있었던 가장 끔찍한 장면 하나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시온주의자들이 학생들의 농성장을 조직적으로 공격하고 캠퍼스 경찰과 시위 진압 경찰은 이를 수수방관한 것이다. 또 다른 곳, 예컨대 시카고대학교에서는 폭력배들이 성조기와 이스라엘 깃발을 흔들면서 농성장을 위협했다. 1968년 컬럼비아대학교에서도 좌익과 우익 학생들의 충돌이 있었지만, 시온주의자들과 파시스트들이 연합할 잠재력은 오늘날 훨씬 더 크다.

그러나 이 중 어느 것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거대한 규모를 줄이지는 못하고 있다. 학생들이 이 운동의 전위 구실을 하고 있다. 학생들을 향한 탄압 시도가 보여 주는 바는, 지배계급들이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 전쟁에 공모하면서 직면한 대중적 경멸 때문에 그만큼 수세적이 됐다는 것이다. 이 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일 수 있는데, 오랫동안 우려돼 온 라파흐 공세를 벌이겠다고 이스라엘이 위협하고 있다. 그런 위협에 맞서려면 지금까지 선도해 온 학생들뿐 아니라 노동자들도 동원돼야 한다.

베트남 전쟁 경험은 수많은 대중이 현실에서 제국주의의 본질을 깨치는 과정이었다.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오늘날은, 경쟁하는 제국주의 열강이 서로에 맞서 세계적으로 전열을 갖추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서방 지배계급들이 살인적인 이스라엘 국가에 밀착해 있는 것은 가자지구가 그런 세계적 쟁투의 한 전선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를 보면, 과거에 내 세대가 그랬듯, 다음과 같은 점을 확실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이 체제이고 우리는 그것을 전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