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중인 미국 대학 점거 운동 ─ 고등학생들까지 동맹 휴업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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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 금요일(현지 시각) 미국 메릴랜드주(州), 버지니아주, 수도 워싱턴 DC의 고등학생들이 팔레스타인에 연대해 동맹 휴업을 하고 백악관 앞으로 행진한다.[이날 고등학생 수백 명과 지역 활동가들이 함께 백악관 앞으로 행진하고 연좌 시위를 벌였다. ─ 역자]
이 학생들은 “이스라엘을 무조건 군사 지원하는 것”을 중단하고, “항구적이고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할 것” 등을 요구한다. 연대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DMV 지역* 수업 거부 학생 행동’은 다음과 같은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미국 세금으로 우리 또래가 학살되는 지금, 우리에게는 일상을 멈추고 들고 일어서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가 투쟁하는 이유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계속되는 폭력에 젊은이들이 더는 공범이 되지 않을 것임을 지역 사회와 정부에 보여 주기 위해서다. 또, 우리 정부가 자행하는 부정의에 대해 우리 공동체 안에서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서다.”
고등학생들이 이런 행동을 벌이는 지금, 100곳 넘는 미국 대학가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점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혁명적 사회주의 단체 ‘마르크스21’ 회원 클레어 페스터는 이렇게 썼다. “대학생들의 캠퍼스 점거 운동은 이미 거대한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미국과 세계가 이스라엘 점령의 잔혹성에 주목하게 만들었다. 학생들은 지금까지 10여 곳 넘는 대학교에서 학교 당국이 협상에 응하게 만들었다.
“학교 당국이 양보한 정도는 대학교마다 다르다. 학교 당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요구는 [대(對)이스라엘] 투자 철회다. 또, 이스라엘 대학교와 관계를 끊으라는 요구도 두려워한다.
“몇몇 대학교에서는 텐트 농성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캠퍼스 점거 운동은 이 조항에 합의하기를 거부하거나 이 조항이 포함된 합의를 파기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
“대학 당국의 책임을 따져 묻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점거를 재개하거나 대학의 정상적 운영에 지장을 주는 방식으로 시위를 다시 벌여야 할 가능성이 높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노동조합인 전미자동차노조(UAW) 4811 지부가 지금 하는 실천[파업]을 모든 학생과 대학 노동자들이 가을 학기 개강에 맞춰 벌일 준비를 해야 한다. 강사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조교들이 채점을 거부하고, 학생들이 출석을 거부하고, 직원들이 캠퍼스 운영 지원을 거부하면 우리는 훨씬 더 유리한 위치에 설 것이다.
“이는 다가오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과 민주당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의 여름 방학 숙제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농성과 연좌, 반격 행동을 준비하는 것이다.”
대학교 당국들은 캠퍼스 점거 운동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추려 한다. 컬럼비아대학교는 이번 주 졸업식 영상을 편집해,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거나 쿠피야(케피예)를 두르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삭제했다.
컬럼비아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생들이 학위 수여식 중에 현수막을 치켜든 장면도 졸업식 중계 영상에서 삭제됐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서는 학교 측 졸업식에 불참하고 자체적으로 “민중의 졸업식”을 조직한 학생들도 있다.
지금도 캠퍼스 점거를 새로 시작하는 대학생들이 있다. 5월 18일 토요일에 필라델피아주 드렉셀대학교 학생들이 텐트 농성에 돌입했다. 드렉셀대학교 총장은 20일 월요일에 텐트를 철거하라고 했지만 학생들은 이를 거부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CSU)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에는 지금도 텐트 농성장을 지키는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있다. 이 농성은 지금까지 3주 넘게 계속되고 있다. 21일 화요일에 CSU 여러 캠퍼스의 학생들은 [대학 본부가 있는] 롱비치캠퍼스에 모여 “CSU는 [대(對)이스라엘] 투자 철회하라!” 하고 구호를 외치며 총장실로 행진했다.
일부 대학교에서는 학교 당국이 시위에 밀려 학생들에게 양보해야 했다. 뉴욕시 소재 뉴스쿨대학교에서는 학생과 노동자들이 함께 텐트 농성을 벌였다.
이들의 행동은 성과를 거뒀다. 뉴스쿨대학교 당국은 이스라엘 국가를 지원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 철회 여부를 투표에 부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학생과 노동자들은 그것만으로 투쟁이 끝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했고, 21일 화요일 후원 만찬장 앞에서 팻말 시위를 벌였다.
경찰을 불러 텐트 농성을 침탈하게 한 대학교들도 있다. 21일 화요일에 경찰이 미시건대학교 텐트 농성장을 침탈해 농성장을 박살 내고 학생들에게 최루액을 분사했다. 당시 미시건대학교 텐트 농성은 한 달째 계속되고 있었다.
그다음 날 학생들과 지지자들은 연행된 학생들이 구금된 경찰서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캘리포니아대학교(UC) 당국은 20일 산타크루즈 캠퍼스에서 시작된 노동자 파업을 중단시키려 애쓰고 있다.
파업 2일차가 지나고 UC 당국은 UAW 4811 지부 조합원들에게 파업 금지 명령을 내려 달라고 캘리포니아 공공부문 노사관계위원회(PERB)에 요청했다.
연대체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지지하는 학생들’(SJP) 전국 모임은 파업을 지지했다. SJP는 성명에서 이렇게 밝혔다. “향후 과제는 명백하다. UAW 4811 지부는 지금 당장 캘리포니아대학교 모든 캠퍼스에 파업 돌입을 지시해야 한다.”
노동자들은 UAW 4811 지부 노동자들을 본받아 학생들의 투쟁에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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