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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학생 운동의 탄생

5월 8일(영국 시각, 한국 시각으로 5월 9일 새벽) 온라인으로 열린 ‘캠퍼스 저항을 세계화하라: 학생, 대학 노동자 국제 회의’에 전 세계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캠퍼스 점거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학생·노동자·활동가 500여 명이 참가했다. 한국에서도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활동가가 회의에 참가했다.
회의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의 정치적 근거를 논의했고, 5월 15일 ‘나크바의 날’을 기해 각국에서 국제 공동행동을 벌이자고 호소했다. 한국에서도 이날 오후 3시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주최하는 대학생 행동의 날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집회 정보 보기)
회의 발언 중 일부를 소개한다. [ ] 안의 내용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편집팀이 첨가한 것이다.

레이철(뉴욕 컬럼비아대학교 박사과정 대학원생)

저는 전미자동차노조(UAW) 2710 지부(컬럼비아대학교 학생 노동자 지부) 소속 현장 조합원이고, 우리 노조를 포함해서 학생 단체 100개로 이뤄진 연대체가 10월 이후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미국의 많은 대학교에서는 대학원생과 박사 후 연구원들이 노조를 만든 후 상급단체로 전미자동차노조를 택하고 있다.] 저는 학생 노동자로서 5월 6일 월요일에 시작된 병가 투쟁에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연대 학생 운동은 노동자들의 연대도 자극하고 있다 ⓒ출처 Joe Piette (플리커)

지금 우리 학생 노동자 수백 명이 우리 캠퍼스에서 경찰을 철수시키라고 뉴욕시경(NYPD)에 요구하며 업무를 중단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힌드 홀[건물의 원래 명칭은 해밀턴 홀인데 점거 농성 학생들이 이스라엘군에 살해된 팔레스타인 소녀의 이름을 따서 바꿨다]을 점거한 용감한 학생들을 포함해 학생 시위 참가자 전원이 학교 당국으로부터 어떠한 징계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핵심 축으로 조직하고 있습니다. 제국의 심장부에 있는 엘리트 기관에 속한 학생이자 노동자로서, 우리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계속되는 잔혹한 인종 학살의 공범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이 운동에 대한 탄압, 학생과 교직원들을 겨냥한 심각한 사법 공격, 또 우익의 공격에 맞서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종 학살과 아파르트헤이트를 지원하거나 거기서 이득을 얻는 모든 기업·기관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라고 대학 당국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세계적으로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에 투자되는 금액에 견주면 이는 새 발의 피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4월 17일 점거 시위를 시작할 때 컬럼비아대학교에 투자 철회를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만약 컬럼비아대학교의 투자 철회를 강제해 낸다면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컬럼비아대학교 당국이 연방 정부와 뉴욕시장의 부추김을 받아서, 평화적인 시위대를 상대로 잔혹하고 폭력적인 국가 탄압을 자행했습니다.

그런 국가 탄압은 우리가 미국 기성 정치와 대(對)이스라엘 지원을 위협했기 때문에 자행된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위협이 되지 않았으면 우리를 때려잡지 않았겠죠. 그리고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지금 캠퍼스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가장 위협하는 세력은 컬럼비아대학교 당국과 뉴욕시경입니다. 대학 당국은 살인적이고 폭력적이고 인종차별적이기로 악명 높은 경찰력을 캠퍼스 안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경찰은 한 강의실에서 발포까지 했고 이를 은폐하려 했습니다. 우리 학생과 조합원 여러 명이 부상당했고, 그중 세 명은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미국 전역의 대학교에서 우리 동지들이 폭력적으로 탄압당하고 있습니다. 학생과 노동자들이 함께 조직되는 것은 어디서든 제국주의에 위협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다음 단계는 노동자들이 쟁의에 나서는 것입니다.

노동쟁의는 이 투쟁에서 아직 등장하지 않은 주요 요소입니다. 대규모 학생 시위와 대중의 항의는 아주 높은 수준에 도달했고 이제는 노동운동이 나서야 합니다. 그저 성명서를 발표하고 조합원들을 거리 시위에 동원하고 또는 조합원 대상 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넘어 제대로 업무를 중단해야 합니다.

지금이 적기입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우리 중 많은 이들이 파업을 해 봤습니다. 우리는 동료 노동자들과 관계도 맺고 있고, 네트워크도 있고, 파업을 일으킬 물리적 수단도 있습니다. 우리는 파업하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이미 업무를 중단하고 있는 조직 노동자들이 미국 곳곳에 있습니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우리는 경찰력을 캠퍼스에서 철수시킬 것과 시위 참가 학생에 대한 징계를 철회할 것 두 가지를 요구하며 업무를 중단하고 있습니다.

뉴욕시립대학교에서는 노동절을 맞아 현장 조합원들이 병가를 내고 업무를 중단했습니다. 뉴욕에는 공공부문 노동자 파업을 모조리 불법이라고 보는 법이 있는데 여기에 도전한 것입니다.

뉴욕대학교에서는 채점 거부 투쟁이 벌어지고 있고, 뉴스쿨대학교에서도 파업 호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역사적이게도, 이번 주에 캘리포니아대학교 학생 노동자 노동조합인 UAW 4811 지부 조합원 수만 명이 파업 찬반 투표를 벌이는데, 이스라엘 관련 사업에서 투자를 철회하라는 것이 특히 중요한 쟁점입니다. 모두 역사적인 행동들입니다.

미국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 캠퍼스에 학생들이 철거한 경찰 바리케이드가 쌓여있다 ⓒ출처 Diane Krauthamer(플리커)

팔레스타인 문제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노동 쟁점이라서 행동에 나서는 게 아닙니다. 어떤 노동자든 인종 학살에 공범 노릇을 하고 있는 사장을 위해서 일하면 상처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국제 노동계급의 온전한 연대,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를 위해 행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노조는 절대로 팔레스타인 문제로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우리가 캠퍼스에서 이번에 조직하면서 지금처럼 많은 관심을 받은 적이 없었고 또 많은 노동자들이 팔레스타인 문제가 밀접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짧게 덧붙이자면, 오늘 같은 모임을 조직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조직한 이 자리, 서로 정보와 전술을 공유하고 토론하고 논쟁하고 노동자로서 함께 결정을 내리는 자리는 더 말할 나위 없이 소중합니다.

교수와 학생 노동자들이 점거 농성 중인 학생들과 함께하고 모든 이들이 서로를 지켜 주기 위해, 그리고 엄청난 탄압에 맞서 온몸을 던져 싸우고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놀라운 일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노동이 인종 학살을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일에 쓰이는 것을 단 하루도 더 참을 수 없기 때문에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사라(서안지구 비르제이트대학교를 최근에 졸업)

1970년대에 비르제이트대학교가 설립된 이래 오늘날까지 이스라엘군은 이 학교를 15번이나 폐쇄했습니다. 각각 짧게는 나흘, 길게는 1571일 동안 그랬습니다.

학생들에게 대학교는 단지 정보를 습득하고 시험을 치는 곳이어서는 안 됩니다. 학생들은 자기 인민의 문제를 깊이 탐구하고 사회적 활동도 해야 합니다.

교육이라는 과정은 식민 지배에서 해방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교육은 제국주의, 서구 중심주의, 백인에 의한 규제에서 벗어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교육이 개인주의·이기주의·교조주의에 기초한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저의 대학 생활 4년을 통틀어 가장 생생한 기억은 자와드와 타파르의 장례식이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 두 형제를 라말라 근처에서 사살했고, 우리는 캠퍼스에서 그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비르제이트대학교의 많은 학생들이 정치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치러지는 학생회 선거에서 뽑히는 사람은 단지 학생들의 학문적·금전적·물질적 요구뿐 아니라 정치적 견해도 대표합니다.

팔레스타인인 우파와 좌파 모두 대학교들에서 대표자들을 두고 있습니다. 학생운동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활약하던 1970년대에 매우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80년대에 학생들은 제1차 인티파다의 불씨를 댕기는 데 일조했습니다.

그러나 오슬로협정이 체결된 후 이스라엘 점령 세력과 팔레스타인 당국(PA)은 대학교가 오직 공부를 위한 곳이라는 생각을 강요했습니다. 저는 그런 생각에 완전히 반대합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대학가에서 점거 농성이 벌어지는 것은 매우 훌륭하지만, 미국과 유럽 대학교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를 팔레스타인 현지 대학교들에서 벌어지는 시위와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팔레스타인 바깥에서] 여러분들이 가자지구를 지지하며 벌이는 행동은 식민 모국의 시민이자 학생으로서 의견을 표하는 것입니다. 그 이상의 실질적 정치 행동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거고, 그건 대단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식민 모국 사람들이 지금 진행 중인 식민 점령에 동참하기를 거부하겠다고 밝히는 것과, 이곳 팔레스타인에서 식민 지배를 겪고 있는 우리의 저항이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이곳에서 이스라엘 점령에 반대하고 대학 캠퍼스에서 활동가가 되는 것은 목숨을 내놓고 하는 일이에요. 자신의 존재를 걸고 투쟁하는 것입니다. 그런 목소리를 높이면 총이 겨눠지고 주먹이 날아옵니다.

저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의가 전 세계적으로 도덕의 나침반이고 팔레스타인의 해방이 여러분의 해방이라고 진심으로 믿습니다.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는 것은 점거 농성 운동에서, 그리고 세계 제국주의에 함께 맞서는 우리의 투쟁에서 중요합니다.


마크 (영국 런던 골드스미스대학교)

[이날 회의를 발의한 골드스미스대학교 학생들은 최근 팔레스타인 연대 캠퍼스 점거를 통해 학교 당국으로부터 주요 요구들을 쟁취했다.]

우리는 10월 7일 이래로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우리 학교가 도덕적·재정적 공범 구실을 하는 것을 규탄하며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 우리는 수업을 거부하고 시위를 벌이자는 전국적 호소에 응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만으로는 우리가 쉽게 무시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핵심 요구들을 담아 학교 당국에 보내는 공개 서한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주된 요구는 학교 당국이 즉각 휴전을 요구하고 학문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런던 SOAS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열고 있는 영국 학생들 ⓒ출처 Steve Eason (플리커)

우리는 학생들이 학내에서 시위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학교 당국에 요구했습니다. 또 학교 당국이 가자지구와 그곳의 교육기관·사회기반시설의 재건을 지원하고 가자지구 대학교들과 수교를 체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팔레스타인계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을 확대하고, 이스라엘의 학살에 도움을 주는 여러 투자를 철회하고, [이스라엘 비판을 유대인 혐오로 규정하는] 국제홀로코스트기념사업회의 유대인 혐오 규정을 [교칙에서] 삭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투쟁 수위를 만만찮게 높이지 않으면 학교 당국이 이런 요구를 들어줄 리 없다는 것도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수업 거부와 함께 대학교 주요 관계자들이 모두 출석해 있던 학교운영위원회 회의장을 에워싸기로 했습니다. 그러고도 우리 요구가 또다시 무시당하자 우리는 캠퍼스 주요 건물 중 한 곳을 점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가 점거한 건물의 이름은 스튜어트 홀인데요. 우리는 건물 전체를 완전 점거해 운영을 중단시키고 고위 경영진을 협상 자리로 불러낼 수 있었습니다. 여러 차례의 협상에서 우리는 앞서 열거한 요구 모두에 응하겠다는 학교 당국의 구두 약속을 수차례 받아 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를 보증하는 문서나 구체적 이행 계획을 받아 내지 못한 채 점거를 풀었습니다. 우리가 학교 당국에 이행 책임을 공개적으로 따져 물으려면 그런 것들이 필요한데 말이죠. 그래서 5월 1일 우리는 학교 도서관 건물에 진입했습니다. 즉석에서 우리는 학교 당국에 추가 회담을 요구하는 점거를 결정했습니다.

학생들이 시험과 과제를 준비하는 기간에 도서관은 확실히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이죠. 그래서 학교 당국은 재빨리 우리의 행동에 응답해 추가 회담을 잡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학교 당국은 요구 이행을 약속하는 공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학교 당국은 가자지구의 참상을 규탄하는 새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입니다. 학교 당국은 장학금 제도 신설·확대 개편도 약속했는데, 신설될 장학금 제도 중에는 영국 대학 최초로 만들어지는 것도 몇 가지 있습니다. 또, 학교 당국은 우리 캠페인에 대응하려고 만들었던 학내 시위 규정을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학교 당국은 투자 기금에 대해 학생들이 제기한 우려를 감안해 투자를 재검토하고 대안적인 투자 기금을 찾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바라건대 이로써 인종 학살에 공모하는 것에서 멀어지고 대(對)이스라엘 투자도 철회되면 좋겠습니다. 학교 당국은 유대인 혐오에 대한 규정도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에샤 (미국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지지하는 학생들’(SJP) 전국위원)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지지하는 학생들’은 미국 전역 대학들에서 벌어지는 팔레스타인 연대 캠퍼스 점거와 행동을 조율하는 일에 함께해 왔다.]

현재 캠퍼스 투쟁이 고조되는 데에 발맞춰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지지하는 학생들’은 지난 몇 주 동안 ‘가자지구 대학교’라는 대중 캠페인을 벌여 왔습니다. 어떤 면에서 이는 흑인 평등권 운동 당시 ‘자유 대학’ 운동의 전통에서 영감을 얻은 것입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우리는 학생과 교직원의 협력적 대중운동을 더 강화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대학들이 대(對)이스라엘 투자를 철회하라는 공동체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학교 당국이 투자해 온 시스템과 거리를 두기 위한 대안 공간을 구축하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학을 되찾아 오려 하고 있는 겁니다. 충분히 많은 학생과 교직원이 결집해 시스템 자체를 해체할 투지와 명백히 그럴 수 있는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지금 목도하는 경찰의 가혹 행위와 폭력적 탄압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학교들의 정당성을 계속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해방의 편에 서는 것을 더 중시합니다.

운동은 미국 국경을 넘어 번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세계적 학생 인티파다(‘항쟁’)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운동에서 주어진 책무를 영예로 여깁니다. 우리 대학교들이 이스라엘의 억압 체제에 투자하고 있음을 알기에, 우리는 대(對)이스라엘 투자 철회를 캠퍼스 점거 농성의 핵심 요구로 여깁니다.

지금은 투쟁 수위를 높일 때입니다. 또 행동에 나설 때입니다. 미국 학생들은 캠퍼스 농성과 점거로 이 과제에 호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종 학살의 공범이 되지 않을 것임을 대학 당국들과 미국 지도자들 모두에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가장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사람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우리는 가자지구 사람들에게 지금보다 더 크게 응답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더구나 사람들은 미국 청년들이 우리 투쟁의 최전선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이 운동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학생들은 이 운동을 이끌고 사회를 바꾸고 있습니다.


루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레스타인청년운동’ 활동가)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는 점거 농성장을 차린 후 매우 격렬한 공격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그런 공격을 받았던 이유는 UCLA 학생들이 구축한 힘과 관철하려던 원칙 때문이었습니다. UCLA 학생들은 자신의 학교가 제국주의 프로젝트를 집행하는 주체의 하나임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미국 UC버클리 대학 졸업식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 철회를 요구하는 학생들 ⓒ출처 @NationalSJP

점거가 시작되자마자 시온주의자들이 대거 몰려왔습니다. 학생들은 그자들의 격렬한 공격을 받아야 했죠. 시온주의자들은 새벽 다섯 시에 큰 소리로 음악을 튼다거나 점거 농성장에 폭죽을 던지는 등의 전술을 썼습니다.

학교 당국은 이를 점거 농성장을 철거할 핑곗거리로 삼았죠. 시온주의자들의 이해관계와 미국 제국주의의 이해관계(대학 당국이 이를 대변하고 있죠)가 일치한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뚜렷이 보여 준 일입니다.

학생들이 자기 캠퍼스에 있을 권리가 마땅히 있는데도 시온주의자들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폭력을 휘두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시온주의자들의 공격이 격렬했지만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은 이를 버텨 냈습니다. 폭력 수위가 실로 매우 높았지만 지역 주민들과 UCLA 학생들의 투지는 전보다 더 굳건합니다.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은 점거 농성 전술이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의 위력을 구축하는 더 큰 프로젝트의 일부라는 관점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UCLA 학생들은 대(對)이스라엘 투자 철회와 팔레스타인 독립 쟁취로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면 그런 폭력을 백 번도 더 겪을 결의가 돼 있다고 말합니다.

UCLA 학생들과 LA 지역 주민들은 팔레스타인을 위해 헌신하고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분투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확고한 정치 의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 LA 공동체는 그 어느 때보다 투지가 넘칩니다.


파티마 (파키스탄 진보학생연합 의장)

파키스탄 정부는 대중의 압박 때문에 팔레스타인에 대해 그럴듯한 말을 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는 실제로 의미 있는 연대를 건설하는 데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파키스탄 사람들은 향후 이스라엘과 관계를 다시 정상화하려는 어떠한 결정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학생 시위의 요구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는 즉각 휴전, 미국·영국·독일·프랑스가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 사실을 인정할 때까지 해당국의 파키스탄 주재 대사 추방, 팔레스타인의 온전한 독립, 국가 차원의 BDS 운동 지지를 요구하고 있기도 합니다.

파키스탄에서는 올해로 40년째 학생회가 금지돼 있습니다. 교육 기관 당국들은 학생들이 입학할 때 그런 활동에 일절 참가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러 해 동안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조직해 왔습니다. 우리는 지난해 11월에 행진을 조직했는데, 수천 명이 참가 호소에 응해 도시 광장에 모였습니다.

좌파 정당들의 연합인 좌파민주전선 역시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전국 동시다발 하루 행동을 벌였습니다. 이날 수십 개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죠.

라호르시(市)에서는 학생들이 국제인권포럼에서 연설하는 파키스탄 주재 독일 대사에게 야유를 퍼부었고, 미국 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지난주에 우리는 대학가에서 전국적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현재 대학 15곳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가 되면 35곳 이상으로 늘 것으로 기대합니다.

영국에 두 세기 동안 식민 점령을 당했던 나라 사람들로서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건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스마일 (프랑스 파리 정치대학(시앙스포))

우리는 10월부터 많은 캠페인을 벌여 왔는데, 몇 주 전부터는 투쟁 수위를 높이기로 결정했습니다. 경찰 탄압이 심했습니다. 사실 학교 당국이 경찰을 부른 것 때문에 점거가 심지어 단 하룻밤도 유지되지 못했어요. 프랑스에서 이는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이런 광경은 1968년 이후 처음입니다.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팔레스타인 쟁점에서 그들이 보이는 이중잣대를 우리 운동이 폭로하고 있는 겁니다. 표현의 자유는 말뿐이고 실상은 탄압이라는 것 말이죠.

우리는 학생들로서 가자지구에서 눈길을 떼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국내적으로는, 우리는 우리 대학 당국을 무너뜨리고 있기도 합니다. [대학 당국이 정부의 탄압 요구에 곧이곧대로 응하는 것에] 교직원과 교수들이 반발하면서 갈가리 분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거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대학교)

우리는 10월 7일 이후로 캠페인을 건설해 왔습니다. 통쾌한 순간도 몇 차례 있었습니다. 예컨대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에서 교류 행사차 우리 캠퍼스에 왔을 때 우리는 해당 건물을 점거해서 그들을 쫓아냈습니다.

하지만 캠퍼스 점거 천막 농성이 절실하게 필요했습니다. 우리 대학교는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중요한 공범 구실을 하는데 우리 학생들은 그에 맞서 싸우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2주가량 전부터 캠퍼스 점거 천막 농성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뜨겁습니다. 시온주의자들이 농성장을 철거하려 했을 때 우리는 대규모 맞불 시위를 조직했습니다.

우리는 10월 7일 이전이나 이후나 줄곧 주장해 왔던 정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만 지금은 훨씬 더 활력 있고 광범한 청중을 만나고 있어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서 반(反)제국주의라는 축이 지금 성장하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예컨대 미국·영국·호주의 군사 동맹 오커스(AUKUS)나 중국과의 전쟁 같은 쟁점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것과도 연결돼 있습니다. 학생과 교직원들이 군국주의화와 전쟁을 꼭 받아들여야 할 필요는 없는 겁니다.

대학들에는 학생들도 많이 있지만, 동시에 대학은 대규모 일터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전해진 가장 인상 깊었던 모습 중에는 노동자들이 학생들의 권리를 방어하며 행동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우리도 호주에서 그런 방향으로 더 전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몇 시간 후 시드니대학교의 교직원노동조합에서는 이스라엘계 대학교들을 향한 학문적 보이콧 찬반 투표가 있을 예정입니다.[찬성 93퍼센트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