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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을 방해하며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열사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한 마을에 그려진 그래피티 ⓒ출처 Wahaj Bani Moufleh/ Activestills

지난 몇 주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가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파다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에서 휴전이 ‘어느 때보다도 가까워졌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이후에도 합의가 없자 언론들은 양측이 ‘네 탓 공방’을 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휴전 합의 가능성이 제기된 주된 이유 하나는 몇 주 전 하마스가 핵심 요구를 일부 후퇴시켰기 때문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일시 주둔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것은 지난 휴전 협상들에서 하마스가 거부한 이스라엘 측 핵심 요구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철군과 포로, 피란민 귀환에 관해 또 다른 조건을” 들이밀고 있다고 하마스는 비판했다.

전쟁 종결자 트럼프?

이번 협상은 트럼프가 취임 전 가자 전쟁을 끝내기를 바란다고 한 가운데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네타냐후에게 “무기 지원을 지연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반면, 하마스에게는 취임 전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지옥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사실 트럼프는 미국이 직면한 세 전선(우크라이나, 중동, 중국) 중 하나인 중동에서 바이든보다 더 호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12월 13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트럼프의 인수위원들 일부가 이란 핵 시설 타격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네타냐후 정부는 가자지구를 더 거세게 공격하고 휴전 합의에 관심이 없음을 거듭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12월 26일 가자 북부의 병원 일대를 폭격해 약 50명을 살해했다.

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군사 행동을 벌인 예멘을 폭격하고 있다.

12월 23일 이스라엘 국방장관 카츠는 지난 7월 말 하마스 지도자 하니예의 죽음이 이스라엘의 소행임을 밝혔다. 하니예는 당시 하마스의 협상 대표였다.

또, 12월 20일에 네타냐후는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 아예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하마스를 제거하기 전에는 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하지 않을 것이다. ⋯ 가자지구를 하마스가 통치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계속되는 저항

그러나 여전히 하마스 없는 가자지구의 미래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마스는 여전히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12월 21일 자발리아 난민촌에서는 알카삼 여단의 대원 한 명이 이스라엘 군인 세 명을 칼로 찌르고 무기를 탈취해 이스라엘 군인 두 명을 더 살해하는 일이 있었다.

칼을 이용한 공격은 무기가 없는 서안지구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식이다. 이를 두고 하마스의 무기가 바닥났다고 단정짓는 것은 섣부를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공격은 가자지구가 사실상 초토화된 극도로 어려운 조건에서도 팔레스타인인들이 대담한 저항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도 하마스에 대한 정치적 지지가 더 커졌다. 저항을 “궤멸”시키려는 이스라엘의 행위 자체가 저항을 추동하고 있다.

불안정한 레바논 휴전

앞서 언급한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 네타냐후는 개전 이래 이스라엘의 전쟁 과정을 돌아보며, 지난 11월 헤즈볼라와 합의한 임시 휴전을 헤즈볼라를 제압한 성과로서 내세운다.

그러나 그 휴전은 레바논을 침공한 이스라엘군이 도저히 진전을 볼 수 없었던 것의 결과이기도 하다.

헤즈볼라를 완전히 제압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지금도 매일같이 레바논 남부를 공격하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12월 25일까지 이스라엘의 휴전 합의 위반이 300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레바논 정부는 이제 전쟁 재개를 우려하며 이스라엘군 철군을 서둘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휴전 전망은?

이처럼 레바논 전선은 정리된 것이 아니고, 하마스의 저항을 “궤멸”시키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시리아 상황도 여전히 변수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전쟁 목표(인질 석방, 하마스 궤멸 등)의 우선순위와 전쟁을 끝낼 방안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이 벌어져 왔다.

한 편에는 이스라엘이 끝없는 전쟁의 수렁에 빠지는 것을 우려하는 압력이 있다.

반면, 다른 한 편에서 이스라엘 극우는 이번 전쟁을 이용해 모든 저항을 분쇄하고 주변국 영토를 빼앗아 대(大)이스라엘이라는 야심을 달성하려 한다. 현재 이들은 네타냐후의 연립 정부를 유지시키는 데서 핵심적 구실을 하고 있다.

그리고 네타냐후는 현 국면을 이용한 공세가 오히려 미국의 중동 지배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미국 지배자들에게 납득시키려 하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정착자 식민 지배를 옹호하는 데서 바이든보다 더 거리낌이 없다.

물론, 트럼프의 중동 정책이 이스라엘 극우의 대(大)이스라엘 야심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 정부 또한 바이든과 마찬가지로 제국 전체를 관리해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가령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 국가들의 관계 ‘정상화’가 재개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개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이 보장되지 않으면 ‘정상화’도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여기서 ‘팔레스타인 국가’는 허울뿐인 것이지만 이스라엘 극우는 그 허울조차 허용하지 않으려 한다.

또, 팔레스타인 전쟁이 계속될수록 주변에 있는 미국의 아랍 동맹국들의 불안정이 커질 것이라는 점은 변함없을 것이다. 아랍 정부들은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대한 자국 민중 분노가 자신들을 향할까 우려한다. 시리아 상황은 이를 더 부채질할 수 있다.

이런 모순 속에서 휴전을 도출하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휴전이 합의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만에 하나 휴전이 온갖 진통 끝에 합의되더라도 그것이 하마스 “궤멸”의 결과가 아닌 이상, 합의된 ‘단계’들이 합의대로 착착 진행돼 전쟁이 끝날지는 더욱 불확실하다. 레바논 상황이 지금 그렇듯이 말이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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