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2일 팔레스타인 연대 서울·울산 집회:
1·19 국제 행동의 날 동원을 호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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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 학살 463일째 되는 날인 1월 12일(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의 주최로 서울과 울산에서 집회·행진이 열렸다.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 집회에는 수백 명이 참가했다. 인종과 국적이 다양한 내외국인들이 참가했고, 유아차를 끌고 나온 가족, 반려견과 함께 나온 사람 등 평화롭고 다채로운 분위기 속에서 집회가 열렸다.
이스라엘은 지난 주말에만 팔레스타인인 150명을 폭격 등으로 살해했다. 새해 첫 주 가자지구의 어린이 최소 74명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을 규탄하며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연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1월 19일 팔레스타인 연대 국제 행동의 날 집회·행진에 많이 참가하자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는 이스라엘에 무기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에 맞서 열린다.
첫 발언은 재외 팔레스타인인 하심 씨가 했다. 하심 씨는 “트럼프의 취임이 다가오는 지금 그의 정책을 폭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를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정의를 깡그리 무시했고, 이를 통해 이스라엘의 만행을 더욱 부채질했습니다. 트럼프는 지난 재임 시절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승인할 발판을 닦았고, 또 이스라엘의 점령 지속을 지지했습니다.
“트럼프 취임 전날인 1월 19일에 미국 정부의 인종 학살 공범 행위를 규탄하기 위한 전 세계적 행동이 열릴 것입니다. 그날 우리도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목소리를 높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 정의를 위한, 인류를 위한 이 싸움에서 계속 단결합시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교사들’(이하 팔연교)의 공동 운영진인 조수진 교사가 다음 발언을 이어 갔다. 팔연교는 지난 1년여 간 서울·경기·인천·강원·경남·전남 등지의 학교·노동조합에서 26번에 이르는 팔레스타인인 초청 특강을 열었다.
조수진 교사는 최근 본인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씨를 초청해 강연을 연 소식을 전했다. 그 강연에 참가했던 한 학생은 “인종 학살에 맞서는 저항의 의지와 희생 정신을 본받고 싶습니다” 하는 소감을 남겼다고 한다.
조수진 교사는 결의를 밝히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저항은 계속되고 우리의 연대도 굳건히 계속돼야 합니다. 2025년에 더 많은 교사들과 함께 연대하겠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뜻깊게도, 지난해 한국에서 함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건설하다 이제는 미국에서 운동을 조직하고 있는 학생 활동가 사미아 씨가 연대 메시지를 보내 왔다.
사미아 씨는 현재 미국 대학가에서 “학생들을 탄압하고 감시”하는 분위기가 크다며 이는 “우리의 운동이 미국의 제국을 그리고 미국 사회를 뿌리째 뒤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집권하고 나서도 전 세계적인 우리의 굳건한 연대와 행동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한국에서도 1월 19일 집회가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사미아 씨는 힘주어 강조했다.
이집트인 정치 활동가 투르키 씨가 마지막 발언을 했다. 투르키 씨는 이스라엘과 함께, 이스라엘의 학살을 지원하고 있는 이집트의 독재 정부를 비판했다.
“이집트 군부 독재자 압델 파타 엘시시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살상할 무기를 실은 선박을 통과시키기 위해 이집트 항구와 수에즈 운하를 개방했습니다. 이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배신일 뿐 아니라 모든 아랍인과 무슬림, 진리를 옹호하는 모든 자유인에 대한 배신입니다.”
투르키 씨는 “쿠데타의 우두머리 윤석열에 맞선 여러분의 굳건함에 경의를 표합니다. 윤석열을 감옥으로 보낼 때까지 계속 싸우시길 바랍니다” 하고 말해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집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미국 대사관과 인사동길을 지나 이스라엘 대사관 앞으로 행진했다.
힘찬 북소리와 함께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이스라엘은 인종 학살 중단하라” 하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날도 거리에서는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뜨거운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손으로 승리의 브이를 그리고, 박수를 치고, 주먹을 치켜들고 구호를 함께 따라 외치는 한국인들과 외국인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1월 19일 집회를 알리는 유인물을 유심히 읽어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길을 가다 대열을 보고 행진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일부는 팔연사를 후원하는 모금을 하기도 했다.
1월 19일(일) 국제 행동의 날은 2시 서울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맞은편(서울 중구 무교로 32 효령빌딩)에서 열린다. 전국 집중 집회로 열릴 이날 행동에서는 영어·아랍어·벵골어·인도네시아어·한국어 통·번역이 제공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의 학살에 힘을 실어 줄 트럼프에 맞서 국제 행동의 날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가하자.
※ 기사 하단에서 더 많은 서울 집회·행진 사진을 볼 수 있다.
울산
오후 2시 파스쿠찌 울산삼산점 앞에서 2025년 첫 팔레스타인 연대 울산 집회가 열렸다. 통산 24번째인 이날 울산 집회에는 여러 국적의 노동자·유학생·시민 수십 명이 참가해 새해의 결의를 다졌다.
새로운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어느 한국인 청소년은 전날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팔연사 활동가들이 반포한 홍보물을 보고 이번 집회에 참가했다고 한다.
그 전주 부산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 참가했던 호주 출신 여성이 이번 울산 집회에도 참가해, 자신이 가진 여러 장의 쿠피예를 참가자들과 나눴다.
참가자들은 울산 도심 삼산동 일대를 행진하기 전 짧은 집회를 가졌다. 인도네시아인 이맘 파이진 씨는 새해에도 계속 굳건히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자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국제 연대가 필요합니다. 그들의 목소리가, 대변자가 됩시다. 자유와 정의를 위한 투쟁의 일부가 됩시다.”
노동자연대 김진석 활동가는 120년 전 을사늑약으로 시작된 일본 제국주의의 한반도 강점에 맞서 독립 투쟁이 벌어진 역사를 상기시키며, 오늘날 우리도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맞서 계속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연대하자고 호소했다.
사회자는 1월 19일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행동의 날 집회에 함께 참가하자고 호소했다.
삼산동 일대를 누비는 행진은 활력이 넘쳤다. 행인들이 행진 대열을 휴대전화에 담는 모습이 부쩍 많이 눈에 띄었다.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지금껏 굳건하게 연대해 온 서로를 격려하고 올해도 힘차게 운동을 지속하자는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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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1월 12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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