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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브라질 극우 쿠데타 기도와 그후 2년
국가기구가 민주주의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어선 안 된다

대통령 재임 당시의 보우소나루와 쿠데타 당시 극우 시위대가 파괴한 국회의사당 내부

윤석열의 쿠데타 기도는 세계적 좌우 양극화와 정치 불안정의 결과라는 국제적 현상의 일부다.

그런 만큼 윤석열에 맞서고자 하는 사람들은 국제적 사례로부터 배워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딱 2년 전, 2023년 1월 8일 브라질에서도 극우가 쿠데타를 기도했다.

2022년 브라질 대선에서 패배한 극우 대통령 보우소나루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며 지지자들을 부추겼다. 그들은 대선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군부의 개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러다 1월 8일 시위대 수천 명이 대법원과 국회의사당에 난입하고 대통령궁을 포위했다. 보안군은 이를 수수방관했다.

룰라 정부가 그 시위를 진압하고 2년이 지난 지금, 그 사건은 더 크고 위험한 계획의 일부임이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브라질 연방경찰은 군 장성들과 보우소나루가 2022년 대선을 전후해 대통령 당선인 룰라, 대법관 모라이스 등의 암살과 군사 쿠데타를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이들은 룰라를 독살하거나 폭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2022년 12월 15일 군부는 요원들을 동원해 모라이스를 미행하다가 납치 실행 직전에 이를 취소하기도 했다.

장성들은 “군중을 부추길” 필요성, “[우익] 시위대가 계속 거리를 지켜야 할 필요성”에 관해 논의했다. 1월 8일 사건은 룰라의 통제력 상실을 구실로 군부가 권력을 장악할 빌미 구실을 할 터였다.

그러나 군사 쿠데타 계획은 군부 다수의 호응을 얻지는 못한 듯하다. 연방경찰이 확보한 증거에 따르면, 지휘부의 4성 장군 16명 중 “5명은 [그 계획을] 원하지 않았고, 3명은 매우 원했으며, 나머지는 복지부동했다.”

결정적으로, 1월 8일 당시 극우 지지자들의 초점이 돼야 할 보우소나루 자신이 체포를 우려해 미국으로 잠시 피신해 있었다.

1월 8일 사건은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난입을 본뜬 것이었다. 그런데 트럼프와 달리 보우소나루는 군부 일부를 계획에 끌어들일 수 있었다. 브라질은 군부 독재를 겪은 나라이고 보우소나루는 그 독재를 옹호하면서 정치 경력을 쌓은 자다. 이들이 더 과감했더라면 1월 8일 사태는 군사 쿠데타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연방경찰의 보고서는 꽤 파장을 낳았다. 보우소나루와 군 장성들을 포함한 36명이 기소됐고, 보우소나루는 여권을 압수당했다.

이를 두고 몇몇 서방 언론들은 브라질이 ‘정상성’을 되찾고 있다고 칭찬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얼마나 탄탄한 기반 위에 있는가?

연방경찰의 보고서는 “민주주의 법치 수호에 충실했던 군 지휘부 내 다수의 반대” 덕분에 쿠데타가 실패했다고 설명한다. 군부가 민주주의의 방패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군 장성 다수는 기껏해야 “복지부동”(관망)했을 뿐이다.

국가기구가 민주주의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연방경찰이 보고서 초안에서는 1월 8일 시위를 부추기는 데서 장성들이 한 구실을 중요하게 다뤘다가, 최종판에서는 그 문제를 부차화시켰다고 폭로했다.

룰라 정부는 줄곧 군부와 타협을 추구해 왔다. 1월 8일 사건으로 기소돼 처벌받은 자들은 대부분 민간인이고, 군부 인사들은 처벌받지 않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룰라는 군부와 보우소나루와 끈이 있는 호세 무시오를 국방장관으로 임명했다. 1월 8일 당시 무시오는 룰라에게 국지적 계엄령을 제안했다. 그 의도를 미심쩍게 여긴 룰라는 그 제안을 거부하고 경찰력에 의존했다. 그러나 그 후에도 무시오는 여전히 국방장관직을 유지하고 있다.

룰라 정부는 극우가 또다시 쿠데타를 벌이면 군부가 얼마든지 따를 태세인 것에는 도전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룰라가 소속된 노동자당(PT)은 쿠데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대중 집회를 열기도 한다. 그러나 룰라 정부는 이를 의회 내 친보우소나루 세력에 대한 협상 카드로 활용해 왔다.

노동자당의 의회 내 입지는 이전 노동자당 정부 시절(2002~2016년)보다 더 줄어 있다. 게다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룰라는 반(反)보우소나루 연합을 구축하면서 신자유주의 우파와의 동맹을 노골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룰라 정부는 미미한 개혁을 추진하며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인 이전 노동자당 정부 시절보다 더 많은 후퇴를 했다. 긴축과 민영화 등 대중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정책을 계속 추진했고, 그에 대한 환멸은 다시 극우가 지지를 얻는 토양을 제공했다.

그 결과 지난 10월 지방선거에서 극우를 포함한 우파가 크게 전진했다. 보우소나루의 정당인 자유당은 총 1560만 표를 얻었다.(4년 전 같은 선거에서 자유당이 얻은 표는 450만 표였다.) 브라질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에서, 보우소나루가 지지하는 우파 후보가 승리했다.

11월 연방경찰의 보고서 발표로 현재 극우는 잠시 수세에 놓인 듯하다. 그 전에도 보우소나루는 2030년까지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상태였다.

그러나 미국의 트럼프도 민주당이 놓은 온갖 법적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귀환에 성공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게다가 브라질 극우는 트럼프의 귀환에 크게 고무돼 있다. 보우소나루도 이를 기회로 본다.

이런 브라질 상황은 세계적 위기와 정치 양극화가 깊어지는 가운데 상황이 쉽게 안정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정상화’를 위한 타협과 후퇴가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아래로부터의 거대한 투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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