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의 이란 폭격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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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패배를 지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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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이란을 폭격하는 끔찍한 선택을 했다. 이는 중동 전역에 더 많은 죽음과 파괴를 가져올 것이다.
운동 전체가 트럼프의 전쟁 노력에 맞서야 한다.
6월 22일 일요일 트럼프는 미국이 이란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핵시설을 “매우 성공적으로” 폭격했다고 우쭐댔다. 트럼프는 보복하지 말라고 이란을 위협하며 “아직 표적이 많이 남아 있음을 기억하라”고 했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미국의 경이롭고 정의로운 힘으로” 이란을 공격한 트럼프의 “대담한 결정”을 찬양했다. 네타냐후는 그 공격이 “중동을 평화와 번영으로 이끄는 데 일조할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했다. 뻔뻔하기 그지없는 진실의 전도다.
네타냐후가 그런 말을 늘어놓는 동안 이스라엘군은 “이란 서부의 군사 표적에 대한 일련의 공격”을 또다시 퍼부었다.
영국의 노동당 총리 키어 스타머는 “미국이 이란의 위협을 완화시키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며 트럼프의 이란 공격을 지지했다.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라그치는 이란의 “평화적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천인공노할” 공격이 “오래 남을 후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거짓말
이란에 대한 전쟁 책동은 온갖 거짓말에 기초하고 있다.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이란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해 중동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불량 국가”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동에서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한 “불량 국가”는 이스라엘뿐이다. 이스라엘은 1970년대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의 도움으로 핵무기를 만들었지만 지금까지도 핵무기 보유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재앙을 낳은 2003년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할 때와 마찬가지로, 서방은 대량 살상 무기에 대한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
이란은 민간용 핵개발을 추진해 왔다. 불과 이틀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는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란은 IAEA 사찰을 받아 왔다. 반면 이스라엘은 사찰을 거부했고 어떠한 비확산 조약에도 조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공격은 이란 정권을 핵무기 개발로 떠밀 수 있다.
‘미국 군비 통제 협회’는 이번 공격으로 “이란이 핵무장할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또,미국의 폭격은 “더 많은 국가들이 핵무장 국가들의 공격을 단념시키기 위해 핵무기 확보를 고려하도록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대선 때 “끝없는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 트럼프는 미국이 또 다른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더 키웠다.
리드줄
미국의 이란 폭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어떤 관계인지를 잘 보여 준다. 정착자 식민지 국가인 이스라엘은 건국 때부터 제국주의에 의존했고, 중동에서 미국 제국주의의 경비견 노릇을 하고 있다.
미국의 무기와 자금이 없으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서 인종 학살을 자행할 수 없다. 그러나 오늘날 이스라엘은 강력한 자본주의 국가를 발전시켜 미국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처지에서 벗어나 중동의 아제국주의 국가로 부상했다.
다시 말해, 이스라엘은 미국이 쥔 리드줄을 전보다 강하게 당길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미국의 바람을 거스르더라도 더 많은 전쟁을 일으킬 수 있게 됐다.
인종 학살의 엄청난 규모는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 긴장을 낳았다. 미국 지배계급의 일부는 이스라엘의 맹공이 중동의 아랍 정권들에 맞선 저항을 자극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지난달 서방 국가들은 체면을 구기더라도 이스라엘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종 학살을 지원하느라 자신들의 정당성 위기가 너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타냐후는 가장 미온적인 비판이나 일체의 ‘자제’ 요구에 직면할 때마다 미국을 이용할 수 있었다.
네타냐후는 미국이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면 결국 이스라엘을 지지할 것임을 안다. 그래서 네타냐후는 서방의 지지를 다잡고자 레바논을 침공하고, 시리아 영토를 더 점령하고, 이란 공격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재선을 환영하며 네타냐후는 더 ‘자유주의적인’ 국방장관을 해임하고 인종 학살을 강화했다. 또한 1월 트럼프가 발표한 가자지구 인종청소 구상을 찬양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 헤게모니(세계를 지배하는 능력)의 위기와 씨름하고 있고, 제국을 유지하기가 힘에 부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는 걸프 연안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시리아의 새 정권과도 관계를 강화하려 했다. 지난 중동 순방 때는 이스라엘을 방문하지 않음으로써 네타냐후를 홀대했다.
한계
트럼프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가자지구 ‘평화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 것에 좌절감을 표하기도 했다.
애당초 트럼프가 이란과의 협상을 모색했던 것은 중국과 더 큰 제국주의 경쟁을 벌이기 위함이기도 했다. 트럼프는 중국을 미국 제국주의의 주된 경쟁자로 보고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는 데에 집중하고 싶어 한다. 중국은 이란의 석유를 90퍼센트 사들이고 중동에서 영향력을 키워 왔다.
네타냐후는 미국과 이란이 협정을 맺을 전망에 경악했고 그래서 지난주 이란을 폭격했다. 그 폭격은 협상을 완전히 좌초시켰고, 미국은 침묵을 지키다가 이내 태도를 뒤집었다.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는 외교 정책에서 여러 전환을 추진했다.
트럼프의 목적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같고, 트럼프의 정책은 전임자 조 바이든과 상당한 연속성이 있다. 트럼프는 미국과 나토의 정책 입안자들이 말하는 중국과의 “강대국 경쟁”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트럼프는 가자 휴전과 러시아와의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추진했다. 또, 유럽 국가들에 자국 방위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하라고 요구했다.
트럼프의 백악관은 “거래적” 방식과 개별 국가들과의 협상을 중시한다.
이런 방식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에 구축한 각종 동맹과 기구들의 네트워크를 치밀하게 관리하던 기존 방식과 상반된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 패권의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또, 트럼프는 그 패권의 한계에 맞닥뜨리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원하는 바를 그냥 관철시킬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협상은 여전히 요원해 보이고, 중동은 전화에 휩싸여 있고, 중국과의 무역 전쟁은 미국을 분열시키고 있다. 트럼프의 이란 폭격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진영 내 분열을 더 키울 것이다.
반면 지난 18개월 동안 우리 편은 그 힘을 보여 왔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자유주의’ 서방이 ‘인권’을 수호한다는 신화를 수많은 사람들의 눈앞에서 깨뜨려 버렸다. 그 결과 더 많은 사람들이 전쟁을 정당화하는 서방의 흔한 거짓말들을 꿰뚫어 보게 됐다. 반제국주의는 아주 광범한 지지를 받고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상식이 됐다.
트럼프까지 이란 폭격에 나선 만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에 모호한 태도를 취해선 더더욱 안 된다. 좌파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패배를 지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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