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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극우 팔레스타인 윤석열 탄핵 운동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이란과의 확전은 모두 이스라엘 탓이다
이스라엘은 왜 미국이 쥔 리드줄을 강하게 당기는가?

중동 전체가 전쟁에 휩싸일 위기에 처했다. 이는 다름 아닌 이스라엘의 책임이다.

6월 14일 토요일 이란은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대거 발사하며 반격에 나섰다. 그에 앞서 두 나라는 야간 공격을 주고받았다.

6월 13일 금요일 새벽 테러국가 이스라엘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나탄즈 핵시설을 폭격했다.

이를 보면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와 이스라엘 극우가 인종 학살을 밀어붙일 뿐 아니라 더한층의 공세에도 나설 작정임을 알 수 있다.

네타냐후는 “일어나는 사자 작전”의 목표가 “이스라엘의 존재에 대한 이란의 위협을 물리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전은 그 위협을 제거하는 데에 필요한 날만큼 이어질 것이다.”

금요일 저녁 네타냐후는 이란의 “정권 교체”를 촉구하는 섬뜩한 연설을 했다.

이스라엘의 “표적” 공격은 이란 정권의 핵심 인사들 외에도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을 살해했다.

이란 정권의 핵심 인사들로는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인 호세인 살라미가 사망했다. 또한 합참의장인 무함마드 바게리와 이란의 민간 핵개발 사업에서 일하던 주요 과학자들도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고 관련 과학자들을 살해해 온 오랜 전력이 있다. 그럼에도 이번 공격은 심각한 확전 행위로, 중동에서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벌어졌다.

미국 제국주의는 자신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혈안이 돼 있지만 중동 내 아제국주의 강국들은 자국의 영향력을 키울 기회를 잡으려 한다. 특히 이스라엘은 미국이 쥔 리드줄을 강하게 당기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인종 학살 작전을 시작한 이래 전쟁을 중동의 여러 전선으로 확대했다.

레바논을 침공하고, 이란을 공습하고, 지난해 12월 시리아에서 독재자 아사드가 몰락하자 시리아 영토를 더 차지한 것이 그런 사례다. 이런 공격들은 중동 내 이란의 영향력을 약화시켰는데, 특히 레바논 저항 조직 헤즈볼라를 약화시킨 것이 큰 타격을 줬다.

트럼프와 네타냐후

이스라엘의 확전은 인종 학살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더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 지배계급 일부는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 규모가 너무 커서 아랍 나라들에서 반란을 촉발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그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함께 중동 내 미국 제국주의 동맹 체제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을 지지할 것임은 언제나 명백했다. 그러나 네타냐후가 바란 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상대로 “완전한 승리”를 거둔다는 목표에 대한 지지와 끝없는 전쟁을 위한 백지수표였다.

네타냐후는 가장 미온적인 비판조차 입막음하기 위해 확전을 통해 미국의 지지를 다잡으려 했다. 그는 미국이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면 결국 이스라엘을 지지할 것임을 안다.

트럼프는 네타냐후와 이스라엘 극우를 흠모한다. 그뿐 아니라 그들의 가자지구 인종청소 계획을 지지했다. 그러나 중동의 세력 균형이 변화하는 가운데,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에서 중요한 측면은 그것이 처음에는 미국의 지지 없이 감행됐다는 것이다.

미국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는 “이스라엘은 이번 조처가 자기 방어를 위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우리에게 통보해 왔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 전까지 트럼프 정부는 이란과 핵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2015년 이란과 미국은 핵협정을 체결했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제한하는 대신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2018년 1기 트럼프 정부는 네타냐후의 요청에 따라 핵협정을 파기했다.

최근 트럼프가 핵합의를 다시 살리려 하는 것은 미국 제국주의가 현재 위기에 빠져 있고 주요 경쟁국인 중국과 대결하는 데 집중하려 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란과의 경제적 관계를 다져 왔다. 그리고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이란 평화 협정을 중재함으로써 미국의 약화된 위상을 드러냈다.

최근 트럼프의 중동 순방에서 드러났듯 트럼프는 걸프 연안 국가들, 새 시리아 정권과 관계를 돈독히 하려 한다. 당시 트럼프가 이스라엘을 방문하지 않자 네타냐후는 자신이 외면당한다고 느꼈고, 트럼프의 중동 구상에서 이스라엘의 지위가 격하될지 모른다고 우려하게 됐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이 핵협상을 어렵게 만들려는 것이었다면 그 목적은 달성됐다. [공격 직후 — 역자] 이란은 더는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협상을 바란다던 트럼프는 불과 몇 시간 만에 입장을 뒤집어 이스라엘의 공격이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이 점은 미국 제국주의가 처한 모순을 잘 보여 준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필요하고 이스라엘도 미국이 필요하다.

이스라엘은 서방 제국주의의 중동 전초 기지 구실을 하고 그 대가로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받는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전쟁 책동이 일으킬 수 있는 혼돈은 중동의 안정을 위협하거나,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한 트럼프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묵인 하에 포악하게 날뛰고 있다 ⓒ이미진

경비견 이스라엘이 서방이 쥔 리드줄을 거칠게 끌어당기는 것은 네타냐후가 처한 정치적 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네타냐후 정부는 이스라엘 극우의 지지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안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와 재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치의 지지가 중요한데, 결정적으로 스모트리치가 지지를 철회하면 네타냐후 연정은 붕괴할 것이다.

이 극우 세력들은 네타냐후가 가자지구에서 어떤 휴전도 체결하지 못하고 휴전을 체결해도 금세 파기하도록 압박했다.

앞서 벤그비르는 휴전이 합의되자 연정을 이탈했다가 네타냐후가 휴전을 파기하자 복귀했다.

이스라엘 국가는 인종 학살을 수행할 방법을 놓고 분열돼 있다. 핵심 권력층의 더 “자유주의적”인 부분은 가자를 영구 점령하면 상시적으로 반란을 진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한 이들은 이스라엘이 중동의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라는 정당성을 잃는 것을 우려한다.

그러나 이란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는 더 광범한 동의가 있을 수 있다. 이스라엘 합참의장 에얄 자미르는 이번 공격이 오래전부터 인식된, 이란에 의한 존재의 위협에 맞서는 “작정상 필요”에 따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행동한다. 그리고 서방 지도자들은 어떠한 실질적 압력도 넣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랍 국가나 이란 정권에 기대어 팔레스타인 독립을 쟁취할 수 있을까? 최근 아랍 정권들은 미국과의 석유·무기 거래를 위해 팔레스타인 문제를 뒷전에 놓았다.

이란의 억압적 정권은 이해관계만 맞으면, 테러국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과 언제든 합의할 태세가 돼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독립을 이루려면 제국주의와 중동 정권들에 도전해야 한다.

2011년 아랍의 봄은 중동 지배자들과 제국주의에 도전을 제기하고 이스라엘을 고립시킬 대중적 저항의 힘을 보여 줬다. 그리고 서방[과 친서방] 국가에 있는 우리의 임무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시키도록 압력을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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