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끔찍한 학살 낳을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점령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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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토)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인 100만 명이 피란해 있는 가자시티를 점령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가자지구의 85퍼센트는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고, 팔레스타인인들은 나머지 15퍼센트에 몰려 있다. 그 탓에 가자시티는 인구밀집도가 극도로 높다. 그런 곳에서 군사작전을 벌이면 더한층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낳을 것이다.
지금도 이스라엘군은 구호품을 받으러 배급소에 온 어린이나 가자의 현실을 보도하는 기자들을 살해하고는 그들이 ‘하마스 대원’이었다며 정당화한다. 가자시티 점령 작전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을 무참히 대량 살해하고 나서도 똑같은 거짓말을 늘어놓을 것이다.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점령 계획은 가자 주민 전체를 내쫓으려는 인종청소 구상의 일부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해외로 강제 이주시킬 곳을 마련하기 위해 남수단 등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가자지구 남부에 대규모 수용소를 건설한다는 계획도 있다.
시온주의자들의 야욕은 팔레스타인 지역 점령에서 멈추지 않는다. 최근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인터뷰에서 ‘대(大)이스라엘’이라는 목표에 “매우 공감한다”고 말했다. 대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이집트·요르단·시리아·레바논의 일부 영토까지 이스라엘에 속해야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스라엘의 봉쇄로 굶어 죽는 사람도 계속 늘고 있다. 8월 17일 가자 보건당국은 24시간 동안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자가 7명 더 늘어 총 258명이라고 밝혔다. 그중 110명은 어린이였다.
8월 15일 공개된 이스라엘 전임 정보국장의 발언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 수만 명을 살해한 것이 다분히 의도적임을 드러냈다.
“가자지구에서 이미 5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미래 세대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저들이 주기적으로 ‘나크바’를 경험하고 쓴맛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복수심에서 하는 말이 아니다. 미래 세대에 교훈을 주려는 것이다.”
서방 언론의 왜곡·편파 보도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의 끔찍한 상황은 세계적 분노를 키우고 있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기근이 없다’는 거짓말을 부쩍 늘리고 있다.
그러나 차기 이스라엘 총리로 유력한 야권 지도자 나프탈리 베네트는 최근 미국을 순방한 후 “미국의 대중과 인플루언서들에게 가자지구 ‘기근’은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한탄했다. 이스라엘이 프로파간다에서 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5년 7월 미국인의 60퍼센트가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잘못됐다고 답했는데, 비판 여론이 전례 없이 높은 것이다. 특히 35세 미만 응답자들 사이에서 이스라엘 지지율은 9퍼센트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만의 사정이 아니다.
지지율 9퍼센트
이런 상황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서방 지도자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프랑스,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지도자들이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스라엘 국가의 정당성 문제 제기가 전례 없이 높아진 현실을 반영한다.
그러나 그들은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에 실질적인 타격을 가할 제재나 지원 중단은 결코 하지 않고 있다. 독일이 발표한 무기 수출 유보조차 부분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시시각각 학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징적인 국가 ‘인정’ 따위를 말하는 것은 상황의 심각성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서방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완전히 점령해 그동안 자신들을 위한 알리바이 노릇을 해 온 두 국가 ‘해법’의 설득력이 완전히 사라질까 봐 우려한다. 두 국가 ‘해법’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무기를 내려놓고 저항을 포기하라는 압력을 가하며 중동에서 서방이 구축한 제국주의 질서를 안정화시키는 수단이다.
따라서 서방 지도자들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표명에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수십 년간 이스라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을 정당화해 준 이데올로기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지는 데서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핵심적 구실을 했다. 그 운동은 팔레스타인 현지와 전 세계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고무하고, 주류 언론이 가리려는 진실을 알리는 데에 앞장섰다.
이스라엘 비판 여론이 높아진 것은 국내에서도 체감할 수 있다. 매주 열리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의 집회·행진은 거리에서 더 많은 우호적 반응을 얻고 있다.
이스라엘 국내 시위는 기대 걸 것이 못 된다
세계적인 분노와 서방의 압력은 이스라엘 국내의 갈등을 다시금 격화시키고 있다. 8월 17일 텔아비브에서는 주최 측 추산 50만 명이 ‘전쟁 반대’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그 시위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 시위에서는 이스라엘 국기들이 넘실거린 반면 팔레스타인 깃발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말까지 네타냐후와 함께 전쟁을 이끈 전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 등 전직 이스라엘군 장성들도 그 시위에 참가했다.
시위 참가자 다수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인종 학살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은 물론이고, 기근을 일으키고 있다는 주장도 하마스의 거짓말이라고 믿는다.
또한 그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고 유대인들이 땅을 차지해야 한다는 기본입장에 동의한다. 올해 3월 〈하아레츠〉는 이스라엘인 82퍼센트가 팔레스타인인들의 강제 축출을 지지하고, 이 수치는 전보다 높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 시위대는 이스라엘인 인질을 구하는 데 무관심한 정부에 반발하고, 전쟁으로 국제적 위신이 망가진 것이 정착민 식민주의 국가 유지에 장기적으로 불리하다고 봐서 거리에 나온 것이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우군이 전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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