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팔레스타인 후보 조라 맘다니, 뉴욕 시장 예비경선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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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과 변화 염원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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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을 당당히 지지하고 자신이 사회주의자라고 말하는 조란 맘다니가 미국 민주당 권력층의 콧대를 꺾었다.
6월 25일 맘다니는 민주당 뉴욕시장 예비경선에서 부패한 친기업 정치인 앤드루 쿠오모를 상대로 승리했다. 아홉 명이 출마한 예비경선에서 맘다니는 43퍼센트를 득표해 1위를 했다. 예비경선 투표율은 지난 36년 중 가장 높았다.
이번 승리로 맘다니는 뉴욕시장 선거 최초의 무슬림·사회[민주]주의자 후보가 됐고, 다가오는 11월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시된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혁명적 사회주의자 에릭 프레츠는 본지에 이렇게 전했다. “맘다니의 예비경선 승리는 사람들이 뭔가 다른 것을 원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2024년 대선 때 많은 사람들이 투표하지 않았습니다. 카멀라 해리스는 자신이 당선하면 기업과 기업주를 보호하고 이스라엘을 지원할 것이라고 스스럼없이 공언했습니다. 사람들은 ‘바이든의 재탕이군’이라고 반응했습니다.”
반면 미국 민주사회당(DSA) 당원인 맘다니는 뭔가 다르고 “계급 분단에 관해 말하는 인물”이라고 프레츠는 평했다.
맘다니의 핵심 선거운동 슬로건은 “다시 뉴욕시를 쪼들리지 않고 살 수 있는 도시로”였다. 프레츠는 이렇게 설명했다.
“최상위 부자들은 뉴욕을 자신들의 터전으로 삼고자 했습니다. 그 때문에 나머지 모든 사람들의 생계비가 뛰었습니다.
“뉴욕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생계비를 감당할 수 있는 곳들이 섬처럼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곳들도 없습니다.”
맘다니는 월세 동결, 서민 주택 건설, 보편적 아동 보육 제공을 공약했다. 맘다니는 “수익성이 아니라 가격 인하에 초점을 둔” 뉴욕시 소유 마트 설립을 공약했다.
또, 맘다니는 “시내버스 요금 영구 폐지”를 추진하고 “기업의 탐욕에 맞서 노동자들의 살림살이를 지키겠다”고 공약했다.
맘다니는 노동계급 사람들이 겪는 사회적 위기 해결에 주안점을 뒀지만, 그렇다고 “먹고사는 문제”만 공약한 것은 아니었다.
프레츠는 이렇게 설명했다. “뉴욕은 법적으로는 미등록 이민자의 체류를 허용하는 도시이지만, 현 시장인 민주당 소속 에릭 아담스는 그에 따르지 않고 있어요. 맘다니는 이주 배경 주민들을 보호하고 시내 모든 시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쫓아내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뉴욕이나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는 성소수자, 특히 트랜스젠더에게 인기 있는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심지어 이곳 뉴욕에서도 이를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맘다니는 뉴욕을 성소수자들에게 안전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했습니다.”
프레츠는 이렇게 덧붙였다. “지배계급과 민주당 권력층은 맘다니를 원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문에 맘다니는 사람들에게 더 신뢰받았습니다.”
맘다니는 대대적인 인종차별적 공격을 받았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유대인 혐오자라는 비방을 받았다.
하지만 맘다니는 민주당 거물들과 대기업, 많은 노동조합 지도자들의 지지를 받는 후보 앤드루 쿠오모에 당당히 맞섰다.
쿠오모는 후보자 토론 자리에서 “만다니”가 경험이 부족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맘다니는 이렇게 응수했다. “저는 불명예스럽게 사임하거나, 메디케이드(노인 의료보험) 재정을 삭감하거나, 지하철공사(MTA)에서 수억 달러를 횡령한 적도 없습니다.
“저는 저를 상당히 신빙성 있는 성추행 혐의로 고발한 여성 13명을 괴롭히거나, 소송에서 그들의 부인과 기록을 요구한 적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당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 이름은 ‘맘다니’입니다.”
여기서 좌파가 얻을 교훈 하나는 우파의 비방에 후퇴하지 말고 맞서야 하며 그런 비방을 하는 자들의 계급적 이해관계를 폭로해야 한다는 것이다.
맘다니의 승리는 미국의 심각한 사회적 위기에 대한 분노가 왼쪽으로 이끌릴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또 이 승리는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미국 정부에 요구해 온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반영이자 정치적 표현이기도 하다.
우파가 하는 말만 봐도 알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인 논평가 존 포도레츠는 맘다니의 선거 승리에 부쳐 인종차별이 잔뜩 묻어나는 논평을 썼다. “간단히 말해, 맘다니는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덕분에 당선됐다. 그는 캠퍼스 텐트 농성 후보다.
“맘다니는 ‘팔레스타인 독립’ 후보다. ‘인티파다를 세계화하라’ 후보다. 맘다니는 그 패거리에서 나온 자다. 그게 그의 비법이었다. 맘다니는 2010년대 반(反)이스라엘 운동에서 나온 외국 출신 무슬림이다.
“맘다니는 시장직에 도전하면서 자기 견해와 입장을 순화하지 않았다. 재정 면에서나 득표 면에서 그게 득이 됐기 때문이다.”
맘다니는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뉴욕에 오면 체포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쿠오모는 네타냐후를 옹호하는 법률팀에 있었다.
맘다니에 맞서 뭉친 정치·사회 세력은 결코 방관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자기 부와 권력에 조금이라도 도전하려는 시도 일체를 저지하려고 주야장천 노력할 것이다.
부유층의 권력에 맞서려면 시청 바깥, 기성 정치 바깥에서 대중 동원을 계속해야 한다.
프레츠는 이렇게 말했다. “맘다니는 뉴욕에서 사는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부동산 이익 집단과 민주당 권력자들은 맘다니의 시도에 맞설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바를 쟁취하려면 시청 밖의 실질적 투쟁 세력이 필요합니다.”
맘다니의 선거 운동에는 자원봉사자 3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 그런 세력은 기층에서 투쟁을 건설하는 데에 쓰일 수도 있었다.
프레츠는 이렇게 지적했다. “우리 모두 변화를 원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투표만 잘하면 이기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선거운동을 뛰어 줄 만한 새 후보가 나올 때까지 집에서 기다리라고 배우죠.”
“우리는 사람들을 민주당에 다시 붙들어 매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사회주의 조직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프레츠는 맘다니의 승리가 “많은 영감을 주고 좌파를 고무할 것”이지만 활동가들이 지난 수십 년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버니 샌더스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같은 유명 인사들이 맘다니를 지지했다. 샌더스와 오카시오-코르테스는 트럼프 첫 임기 동안 미국 좌파에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결국 “인종학살자 바이든”과 민주당 기구를 추수했다.
이는 그들이 원칙 없는 인물들이어서가 아니다. 노동계급 투쟁이 아니라 선거를 사회 변화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여기며 민주당 내에서 활동하는 전략의 귀결이다.
하지만 저항의 중요성을 보여 주는 매우 강력한 사례가 지금 제시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항쟁은 평범한 사람들의 힘, 아래로부터의 조직화가 가진 힘을 보여 준다. 이 운동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과 이민자 단속·추방 반대 운동을 결합시켰다. 민주당은 아직 그 운동들을 포섭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 항쟁은 최근 10년간 최대 시위인 ‘왕 노릇 말라’ 행진을 촉발했다.
이런 정서가 ‘사회 운동의 무덤’인 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순치돼서는 안 된다.
희망은 그 정서를 더 많은 저항으로 이끌고 또 민주당에서 독립적인 사회주의 정치·조직을 건설하는 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