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122차 서울 집회:
미국-이란 휴전 중에도 계속되는 레바논 폭격, 팔레스타인 인종학살 규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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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토) 서울 도심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팔연사)의 집회가 열렸다. 트럼프가 이란과의 ‘휴전’에 동의한 지 사흘 후에 열린 이날 집회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
집회를 시작하며 사회자는 중동에서 전쟁의 불길이 꺼지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중동에서 전쟁의 불길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한 문명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며 위협하는 전쟁 범죄자 트럼프와 네타냐후에 계속 맞서야 합니다.
“지난 화요일 하루에만 100회 넘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350여 명의 레바논인들이 죽었습니다. ... 팔레스타인의 미래도 계속 짓밟히고 있습니다. 인도적 위기가 여전합니다.
“반전 운동이 계속돼야 합니다.”
참가자들은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전쟁을 중단하라!” 하고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을 둘러싼 논란에 관해 사회자는 이렇게 꼬집었다.(관련 기사: ‘이재명의 이스라엘 인종학살 비판: 말만 할 게 아니라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끊어라’)
“이스라엘 외교부는 뻔뻔하게 이재명 대통령의 글을 비난하고, 한국 우파 정당들은 학살 국가의 대변인처럼 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인종학살 국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손을 잡고 트럼프를 ‘피스메이커’라 추켜세운 것은 바로 한국 정부 자신 아니었습니까?”
참가자들은 한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인이 보내 온 메시지를 함께 들었다. 양윤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의원이 메시지를 대독했다.
메시지는 “가자지구와 레바논 남부에서 진행 중인 ... 어둡고 조용한 재앙”의 참상을 전했다.
“‘저강도 전쟁’이라는 말은 거짓입니다. 봉쇄 하에서는 모든 공격이 사형 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지난주에는 칸유니스와 라파흐의 거주 구역이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이란의 미사일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생산하고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투하한 폭탄 때문이었습니다. ... 어머니들은 학교의 잔해를 맨손으로 파헤치고, 응급 구조원들은 시신 가방을 들고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던 행인들도 발길을 멈추고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다.
“세계 지도자들이 근사한 호텔에서 휴전안을 두고 말잔치를 벌이는 동안 ... 가자지구 사람들은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잡초를 끓여 아이들의 허기를 달랩니다.
“사람들은 밤마다 머리 위로 들려오는 드론 소리를 들으며 ‘제한적’ 공습이 다음에는 자신의 텐트를 덮치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메시지는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들에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군사적 원조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원웅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트럼프가 그동안 중동에서 했다는 휴전이 진정한 휴전이었던 적이 있는가” 하고 물으며 가자와 레바논에서 ‘휴전’의 실상이 무엇이었는지를 꼬집었다.
“그런데 이번에 트럼프는 이란 전쟁에서 크게 한 방 얻어맞았습니다.
“미국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실추된 위신을 되찾을 방법을 궁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한 문명을 사라지게 하는’ 짓도 서슴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도 경계를 늦추지 말고 이란 전쟁 반대 목소리를 더 키우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이원웅 활동가는 팔레스타인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저항을 지원해 왔다던 이란은 10개 요구안에서 팔레스타인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도 전쟁은 끝난 게 아닌데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팔레스타인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트럼프와 네타냐후, 이 두 인종학살자들이 일으킨 이란 전쟁과 팔레스타인 인종학살은 서로 연결돼 있고, 둘 모두 실패해야 합니다. 둘 모두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계속 키워 갑시다!”
참가자들은 힘찬 구호로 화답했다. “Hands off Middle East(중동에서 손 떼라)!”
연세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얄라 연세’에서 활동하는 야스민 씨는 가자에서 계속되는 학살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사형법의 본질을 폭로했다.
“모두가 노쇠한 독재자와 그의 소꿉친구가 또 무슨 횡설수설을 늘어놓을지 기다리는 동안에도, 이스라엘 점령군은 가자에서 계속해서 사람들을 살해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와 그의 공범들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사형을 법제화하며 다과상을 차리고 축하한 자들입니다. 특정 종족에 대한 사형을 법제화한 것은 이스라엘이 나치 독일에 이어 두 번째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야스민 씨는 캠퍼스에서 하루 행동이 큰 호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긍정적 반응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전쟁 반대 메시지와 연대 메시지를 남겨 줬습니다.” 야스민 씨와 함께 나온 동료 학생은 반전 메시지가 적힌 카드로 빼곡한 판을 높이 들어 올렸다.
이후 참가자들은 도심 행진에 나섰다.
거리의 반응은 미국·이스라엘의 전쟁에 대한 광범한 반감을 드러냈다. 행진 대열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구호에 박자를 맞춰 박수를 치는 노부부, 주먹을 흔드는 청년 등.
버스나 차량 안에서 지지의 손짓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었고, 구호 소리가 청계천 변을 울리자 청계천에 나들이 나온 관광객들도 행진을 지지하며 손을 흔들었다. 행진 참가자들도 팻말을 흔들며 환호했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어느 관광객 부부가 벅찬 표정으로 대열을 촬영한 후 시위대에게 “감사합니다, 저는 이란에서 왔습니다” 하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행진 대열은 미국 대사관 앞에서 소리 높여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는 이란에서 손 떼라!”
이란 국기를 들고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가한 한 재한 이란인은 “이 집회에 3주째 참가하고 있다”며 “이런 집회를 마련해 줘서 참으로 고맙다”고 기자에게 전했다.
“휴전이 유지되기를 바라지만 사실 회의적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표적 한 명을 죽이겠다고 건물을 통째로, 심지어 주변 건물까지 모조리 무너뜨리는 살인자 집단입니다.”
시위대는 인사동길 입구와 종각을 거쳐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도착해서 행진을 마무리했다.
행진 향도자는 이스라엘의 인종학살 만행을 규탄한 후 한국이 이스라엘과 단교해야 마땅하다고 연설했다. 또, 불안정한 휴전 상황에 경계를 늦추지 말고 반전 운동을 계속 건설하자고 호소했다.
다음 팔연사 서울 집회는 4월 18일(토)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