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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파업에 나선 CU 배송 노동자들

화물연대 소속 CU편의점 물품 배송 화물 노동자들이 운송료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4월 5일부터 파업하고 있다. 노조를 만든 이후 첫 파업이다.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은 전국 25개 BGF로지스 CU물류센터 가운데 5곳(경기 화성·안성, 전남 나주, 경남 진주, 강원 원주)에서 일하는 화물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각 물류센터의 협력 운송사들과 계약을 맺는 특수고용 형태로 일하고 있다. BGF로지스는 CU운영사인 BGF리테일의 물류 자회사다.

CU편의점 화물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속한 각 지역 CU물류센터에서 물량 반출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삼각김밥과 도시락 등 신선 식품과 과자, 라면 등 상온 식품의 매대가 비는 곳들이 생겨났다.

그러자 사용자 측은 파업 효과를 줄이려고 인근 물류센터로 물량을 이관하고 대체 배송을 시도했다.

배송 노동자들은 고유가의 고통이 더욱 크다 CU 나주 물류센터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노동자들 ⓒ제공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나주 CU지회

파업 노동자들은 대체 배송을 막기 위한 행동을 벌이고 있다.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 편의점지부 CU지회는 화성과 안성 물량이 이관된 용인 남사 물류센터로 거점을 옮기고 대체 배송을 저지하고 있다. 지난 4월 7일에는 이곳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용인 남사센터뿐 아니라 충남 아산과 전북 김제 물류센터에서도 대체 배송이 원활하지 않다. 파업이 지속되면 CU편의점 상품 수급 차질이 더욱 커질 수 있다.

CU편의점 화물 노동자들의 파업은 노란봉투법 시행과 맞물려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전국 4개 화물연대 지역본부 산하 CU지회와 분회는 원청 BGF리테일과 BGF로지스에 공동으로 교섭을 요구하고, 공동 대응을 결의했다.

원청 BGF리테일과 BGF로지스는 교섭 책임을 줄곧 회피해 노동자들의 분노를 샀다.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신정민 나주CU 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BGF로지스는 센터에서 지휘 감독을 다 해 왔어요. 거기에다 돈 한번 준 적 없으면서 노후된 차들 외관 도장까지 하라고 계속 지시했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물가는 오르고 노동자들의 삶은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BGF는 오직 이윤만을 위해 노동자들을 소모품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청 BGF리테일과 BGF로지스는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자 더욱 강경하게 나왔다.

화물연대 서경지역본부 편의점지부 CU지회 윤정욱 지회장은 이렇게 사측을 규탄했다.

“CU BGF에 2월부터 교섭을 요청하는 공문을 수차례 보냈습니다. 답장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3월 초부터 안성과 화성센터 앞에서 홍보전에 나섰습니다. 그러자 사측은 대화가 아니라 탄압으로 응답했습니다. 배송 물량을 반으로 줄였고, 계약 해지한다고 협박했습니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개인 조합원 한 명 한 명에게 손해배상을 예고하는 내용 증명을 날리기까지 했습니다.”(3월 27일 CU편의점 배송 화물노동자 결의대회)

BGF로지스는 파업 노동자들에게 2억 원 가까이 손해배상을 들이밀었다. 개인별로 400만 원부터 최고 2,300만 원이나 되는 큰돈이다.

이는 손배 가압류를 제한하자는 노란봉투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행태이기도 하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GS25와 국내 편의점 업계 선두를 다투고 있다. 점포수는 전국 1만 8,000여 개로 국내 1위다. 골목마다 편의점 CU가 없는 곳이 없다.

이런 성장은 혹한과 혹서기에도 새벽부터 물품 배송에 나선 화물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피와 땀

CU BGF는 겉으로는 ‘좋은 친구’를 내세워 왔다(BGF는 Be Good Friends의 약자다). 그러나 화물 노동자들에게는 전혀 ‘좋은 친구’가 아니었다.

CU편의점 배송 노동자들의 임금은 낮고 노동조건은 매우 열악했다. 노동자들은 1990년대 훼미리마트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한 게 없다고 분노한다.

조합원 47명과 함께 파업을 벌이고 있는 신정민 나주CU 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기본 운송료가 320만 원입니다. 그런데 매달 빠져나가는 돈이 거의 120만 원 가까이 됩니다. 기본적으로 할부금, 보험료, 지입료 나가고, 저온 배송하는 경우에는 냉장, 냉동기 수리와 관리도 해야 합니다. 그러면 남는 건 200만 원도 안 됩니다. 한 달 26일 죽어라 일하고 누가 어디 가서 200만 원 받겠습니까? BGF로지스에 운송와의 계약서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지만 확인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BGF로지스는 지난해 운송료를 월 2만 원 인상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작 2만 원도 정작 노동자들 손에 쥐어지지 않았다. 운송사가 지입료 명목으로 중간에서 가로챘기 때문이다.

다단계 하청 구조에서 가장 낮은 지위에 있는 화물 노동자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어 왔다. 다단계 하청은 당장 없어져야 하고 원청이 책임져야 한다.

CU편의점 화물노동자들은 1주일에 6일간 장시간 노동을 한다. 하루 13시간 이상, 주당 70시간에 달한다. 건강이 악화되고 사고 위험도 높다. 하지만 아프거나 다쳐도 마음 놓고 쉴 수가 없었다. 대체 차량 비용 부담까지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신정민 나주CU 지회장은 분노를 담아 말했다.

“택배나 쿠팡에서 일어난 사고는 많이 알려졌지만, 편의점 화물 노동자들 사고는 이슈화 되지 않았어요. 그러나 사고가 적지 않아요. 외부로 유출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우리가 아프거나 사고로 쉬면, 사측은 용차를 2대 씁니다. 숙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죠. 그 용차 비용이 한 대당 30만 원이에요. 하루 안 나왔다는 이유로 60만 원을 우리에게 부담하라고 합니다. 상상을 초월합니다. 너무나 기형적인 구조입니다. 우리는 이곳을 사람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일주일째 파업하고 있는 CU편의점 화물 노동자들의 투지는 여전히 높다.

안 그래도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있는 화물 노동자들은 최근 고유가로 생계비 압박을 더욱 받고 있다. CU편의점 화물 노동자들의 운송료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 투쟁은 너무나 정당하다.

친사용자 언론들은 유통업계도 노란봉투법 ‘영향권’에 들었다며 이번 파업이 미칠 파장을 한껏 경계하고 있다.

이는 CU편의점 화물 노동자들의 투쟁이 비슷한 처지에 있는 편의점 화물 노동자들과 원청과, 직접 교섭해 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선하려는 많은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CU 나주 물류센터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노동자들 ⓒ제공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나주 CU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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