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화물 노동자:
사용자 측의 임금 삭감 공격을 막아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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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화물 노동자들이 사용자 측의 임금 삭감 시도를 막아 냈다. 일부는 임금 인상도 따냈다.
파업 노동자들은 2월 11일 청주 공장 앞에 집결해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광주 공장과 전국 주요 직매장에서 투쟁하던 노동자들이 모두 모였다. 노동자 241명의 70.12퍼센트가 찬성해 합의안이 통과됐다.
오비맥주와 물류 자회사 비즈로지스는 계약 만료 보름 전인 1월 중순에 갑자기 2차 운송사를 변경하고, 개악된 운송 계약서를 노동자들에게 강요했다. 시장 점유율 1위로 매년 3,000억 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말이다.
이번 합의문에 따르면, 비즈로지스와 2차 운송사들은 기존 합의서와 운송 내역서를 인정하기로 했다. 또, 2차 운송사들이 마음대로 배차할 수 없도록 못박았다.
여기에 더해, 임금 인상도 일부 이루어졌다. 직매장에서 편의점으로 주류를 운송하는 조합원들(전체의 30퍼센트가량)은 지난해부터 일감이 줄어 왔는데, 이번에 운송 횟수를 늘려 조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노동자들은 2월 2일부터 10일간 파업을 벌였다. 청주, 광주, 이천 공장과 전국 24개 직매장에서 맥주를 운송하는 차량 270대가 일시에 멈췄다.
노동자들은 청주와 광주 공장 앞에 거점을 마련하고 대체 수송 차량 투입을 막았다. 광주 공장 앞에서 대체 수송 차량을 저지하다가 한 노동자는 갈비뼈가 부러졌다.
또, 청주 공장 내부 상차 도크장을 화물 차량 십수 대로 틀어 막고 제품 반출 자체를 어렵게 만들었다. 반출 지연으로 제품 생산에도 차질이 생겨 맥주 원료인 맥아를 저장하는 사일로(저장고)가 가득 찼다고 한 노동자는 전했다.
부산, 전주, 마산, 익산, 서울 등 전국 주요 직매장에서도 파업 노동자들이 화물연대 지역본부들과 연대해 과적, 적재 정량 위반 대체 수송 차량들을 감시하고 막았다.
겨울철 맥주 비수기였지만 사용자 측이 비축한 물량은 거의 바닥을 보였고, 호남권 주류 공급 핵심기지인 광주 공장에서도 차질이 생기자 지역 주류 공급에 문제가 커졌다. 사용자 측은 설 명절을 앞두고 더 큰 차질이 생길까 우려했을 것이다.
제품 반출을 막고 대체 수송을 저지하는 파업 전술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 줬다.
게다가 최근 오비맥주는 판매점에 1,100억 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떠넘긴 사실이 드러나, 1,000억 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물게 됐다. 이에 대한 사회적 지탄이 더 커지기 전에 파업을 끝내고 싶었을 것이다.
일부 파업 노동자들은 합의문에 직매장 화물 차량 운영 조건 개선 시점이 좀 더 분명하게 적시되기를 바랐다. 또, 화주 오비맥주가 손해배상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서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일부 있었다.
사용자 측은 노동자 탄압할 생각 말고 합의 사항을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