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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반(反)트럼프 저항 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미국 국무장관의 뮌헨 안보 회의 연설은 [유럽 지도자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유럽 자본주의가 미국 제국주의의 하위 파트너로 남기를 더 선호한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품었던 사람이라면, 2월 14일 토요일 뮌헨 안보 회의에서 트럼프의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가 기립박수를 받은 것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을 것이다.

유럽 지배계급들 모두는 지난해 트럼프의 부통령 JD 밴스의 뮌헨 안보 회의 연설에 경악했다. 당시 밴스는 유럽 지배계급의 타락을 비난하며 극우를 지원했다. 반면 루비오의 이번 연설은 훨씬 부드럽고 다독이는 어조였다.

루비오는 유럽 문명을 한껏 예찬한 후 이렇게 선언했다. “우리 미국은 … 언제까지고 유럽의 자손일 것이다.”

뮌헨 안보 회의 의장 볼프강 이싱거는 루비오의 연설이 끝난 후 “회의장에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루비오 연설의 핵심은 밴스보다 나빴다. 루비오 역시 신자유주의 세계화, 대규모 이민, “서구 문명”을 위협하는 “기후 숭배”에 관해 트럼프가 늘상 늘어놓는 불만을 되풀이했다. 또한 루비오는 뮌헨 안보 회의 다음 일정으로 유럽의 두 극우 정부(슬로바키아와 헝가리)를 방문함으로써 자신의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그런데 루비오가 늘어놓은 찬사 중에는 서방 제국주의에 대한 것도 있었다. “제2차세계대전 종전 이전까지 서구는 5세기 동안 확장하고 있었다. 서방의 선교단, 필그림[청교도 이주민], 병사들, 탐험가들이 고향을 떠나 바다 건너 신대륙에 정착하고 전 세계로 뻗은 광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그러나 1945년 서구는 콜럼버스 시대 이후 처음으로 수축하기 시작했다. 유럽은 폐허가 됐다. 유럽의 절반은 철의 장막 반대편에 속했고 나머지도 곧 그리 될 것 같았다.

“위대했던 서구 제국들은 말기적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신을 믿지 않는 공산주의자들의 혁명들과 반(反)식민지 봉기들이 이를 가속시켰다.” 루비오는 이것이 “세계를 뒤바꾸고 세계 지도의 광활한 영역을 붉은 망치와 낫으로 뒤덮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여러 논평가들은 그러면 제2차세계대전에서 히틀러가 이기는 편이 나았다는 것이냐고 반문한다. 나치의 전쟁 기구를 분쇄하는 데서 가장 많은 희생을 치른 것은 “신을 믿지 않는 공산주의” 깃발 아래 싸웠던 소련군이기 때문이다.

역사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루비오의 연설은 1950년대 미국에서 흑인 평등권 운동이 부상한 이래 처음으로 미국 정부를 대표해 백인우월주의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루비오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바탕이 되는 이념을 표현한 것이다. 또한 그 이념의 국제적 함의도 분명하게 밝혔다. “우리 미국은 쇠락하는 서구의 점잖고 고분고분한 관리자가 될 생각이 조금도 없다.”

사실 미국 제국주의는 중국의 부상 탓에, 1945년 이후 누려 온 세계 패권을 재확립할 힘이 없는 처지다.

그럼에도 트럼프 2기 정부는 서반구에서 공세에 나섰다. 그린란드를 요구하고,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납치하고, 쿠바를 고사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는 미국 국방부의 방대한 군사력을 써먹는 데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루비오는 “서구가 지배하는 시대”도 “미국의 시대”도 끝나지 않았다고 뮌헨 안보 회의 청중을 안심시켰다. 또 루비오는 그것이 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더 많이 지출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서방 제국주의 내 긴장은 남아 있다.

루비오는 러시아와의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관해 유럽 지도자들과 논의하는 회의에 불참하고 회의장을 떠났다. 그러나 아무리 트럼프라 할지라도 미국을 나토에서 탈퇴시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유럽의 미군 기지는 미국의 세계 패권을 지키는 핵심 수단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새 국방전략(NDS)에서 밝혔듯, 러시아를 억제하는 임무는 주되게 유럽이 맡게 될 것이다.

뮌헨 안보 회의에서 루비오를 향한 기립박수를 주도한 이들은 독일의 국방장관와 외무장관이었다. 그럼에도 그 회의에서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유럽이 “자체 안보 전략을 가진 글로벌 정치 세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츠는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과 “유럽의 핵 억제력” 구상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영국과 다르게 프랑스는 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핵무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마크롱은 유럽이 미국으로부터 “전략적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해 왔다. 만약 마크롱과 메르츠가 이를 향한 험난한 여정에 오른다면, 트럼프와 루비오는 (미국 지배자들이 전통적으로 그랬듯) 유럽의 지나친 독립성에 대한 거부감을 뜻하지 않게 재발견하게 될 것이다.

번역: 김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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