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이란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확전의 덫에 걸린 트럼프

미국의 이란 전쟁이 다시 원점에 섰다. 미국은 열흘째 이란을 공습하고 있고, 이란은 자국이 지정한 항로를 이용하지 않는 선박들에 사격을 가하는 등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했다. 양측 모두 종전 양해각서가 “끝났다”, 양해각서를 “공식 탈퇴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중간선거 전 종전이 아니라 확전의 위험을 키우고 있다 ⓒ출처 미 중부사령부

6월 27일 미국의 공습이 재개된 후 이란인 50여 명이 사망하고 517명이 부상당했다(이란 보건부의 7월 20일 발표).

미군의 피해도 상당하다. 7월 17일 이란 미사일이 타격한 요르단 미군 기지에서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상당수의 블랙호크 헬리콥터도 파손됐다. 이라크 북부에서는 이란 드론을 통제된 방식으로 폭파하는 과정에서 미군 1명이 사망했다.

현재까지 이란 전쟁에서 사망한 미군은 공식적으로 17명으로, 아직은 적은 편이다. 1983년 그레나다 침공 때(19명)보다 적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사망자 수는 “두세 명”이라 하며) 미군 부상자 숫자는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의 요르단 미군 기지 공격 과정에서만 미군 수십 명이 부상당했다(〈뉴욕 타임스〉 7월 19일 자).

요르단 미군 기지의 방공망은 7월 17일 하루에만 이란 미사일 공격에 3번 연속 뚫렸다.

요르단 기지는 미군에 전략적 중요성이 큰 곳이다. 미국은 이란 전쟁을 앞두고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에 배치돼 있던 병력과 자산을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간주된 요르단과 이스라엘로 이동시킨 바 있다.

이 기지에 대한 공격은 이란의 대응 속도와 파괴력을 보여 준다. “[이란은] 여전히 충분한 미사일 재고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방공망을 피하는 데에도 더 능숙해졌다.”(〈뉴욕 타임스〉 7월 19일 자)

걸프 지역의 대규모 미군 기지들은 억제력, 신속한 대응, 핵심 무역·에너지 경로 확보를 위해 설치됐다. 그런데 바로 이 기지들이 현재 이란의 추적·표적 대상이 되고 있다. 한때 장점이라 여겨졌던 기지의 규모와 항시성이 기지들을 예측 가능한 목표물로 만든 것이다.

미국이 앞으로 더 큰 전쟁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에 미군 사망자 수는 늘어날지 모른다. 게다가 예멘의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통행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했다. 호르무즈해협이 틀어막힌 상황에서 후티의 실행은 글로벌 해운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오만함

트럼프가 이란 전쟁에서 범한 최대 실책은 무능과 무지, 오만함이다. 트럼프는 전쟁의 위험 요소들(특히 호르무즈해협의 결정적 중요성)을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처럼 이란을 단숨에 제압할 수 있으리라고 오판했다. 이제 트럼프는 곤경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고 있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애초의 전쟁 목표였던 정권 교체나 이란 핵 프로그램 중단은 실종된 지 오래다. 미국의 이란 전쟁은 ‘호르무즈 전쟁’이 됐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의 통제권을 이란에 넘겨줌으로써 적대 세력이 이 중요한 해로를 앞으로 언제든 폐쇄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을 원치 않는다. 트럼프는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장악력을 어떻게든 약화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제력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 게다가 이란 지도부는 미국과의 전쟁에서 사실상 승리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전쟁 목표도 살아남는 것에서 미국을 패퇴시키는 것으로 수정했다. 이란 지도부는 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호르무즈해협 통제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란 최고 지도자의 고문 모흐센 레자이는 "이 전략적 해협[호르무즈]이 수십 개의 핵폭탄보다 더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뚜렷한 출구 없는 장기적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다. 군사 작전을 확대하고, 민간 기반시설을 공격하며, 더 광범한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쿠웨이트의 발전·담수화 시설을 공격했다. 과거 이란의 공습이 담수화 시설을 부수적으로 타격한 반면, 이번에는 명백하게 직접 겨냥했다. 확전의 새 임계선을 넘은 것이다.

문제는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전쟁으로 달성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시카고대학교 로버트 페이프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서브스택, 7월 20일 자). “미국은 중간선거 전에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열 수 있는가? … 이제 모든 것은 이 대답에 달려 있다.

“수개월 내에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열지 못한다면 미국은 차원이 다른 전략적 문제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한 달씩 지연될 때마다 군사 작전 확대 압력이 커지고, 더 광범한 지역적 확전의 위험이 증가하며, 경제적 혼란이 장기화되고, 국내의 정치적 긴장이 심화된다.”

트럼프는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제력을 인정하느니 미국에 유리하게 끝날 가능성이 적은 전쟁을 재개하기로 선택한 듯하다. 미국이 지난 몇 달간 공군력에만 의존해 전투를 치렀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규모 지상전에 돌입할지는 알 수 없다. 더 많은 미군이 죽을 수도 있는 등 정치적으로 위험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적·군사적 임계점을 넘어서면 확전은 그 자체의 전략적 논리를 전개한다(“확전의 덫”). 초기의 군사적 성공은 지도자들로 하여금 훨씬 더 강력한 무력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을 더 느끼게 하며, 양측 모두를 원래 의도치 않았던 갈등 심화로 점점 더 끌고 들어간다. 지난주 폭격은 미국이 현재 그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세계는 단지 이란 전쟁의 장기화에만 직면하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끝없는 전쟁에 돌입하는 것이다.

카카오톡 채널, 이메일 구독,
매일 아침 〈노동자 연대〉
기사를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 설치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