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반파시즘 활동가가 말한다:
극우가 스페인령 북아프리카 난민 위기를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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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령 북아프리카 도시 세우타의 난민 위기는 극우가 결집하는 초점이 되고 있다. 중도 세력은 극우가 의제를 설정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세우타(스페인 식민지 시절 스페인어식 이름으로, 모로코 원명은 ‘세브타’)가 “수십만 명에게 침공당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총리 조르자 멜로니는 스페인에 대해 솅겐 협약을 일시 중지시켰다. 솅겐 협약은 유럽연합 회원국 간에 제약 없이 국경을 넘나들 수 있게 하는 협약이다.
난민 공격에 앞장서 왔던 덴마크 사민당 정부도 멜로니의 조처를 지지했다.
체코의 억만장자 우익 총리 안드레이 바비시는 스페인에 대해 솅겐 협약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극우는 세우타에서 시위를 계획했으나, 이에 반대하는 수백 명이 시위를 벌이면서 결국 시위 계획을 취소해야 했다.
유럽연합 27개국 중 22개국이 참가한 긴급 회의가 8월 4일에 열렸다.
유럽 극우 지도자들은 이민 통제를 강화하도록 스페인을 압박하려 한다. 그리고 유럽연합은 이번 위기를 국경 통제 체제인 ‘요새화한 유럽’을 보강할 기회로 삼는다. 이 ‘요새화한 유럽’은 철조망, 국경 경비대, 전투기, 전함을 통해 지중해를 거대한 무덤으로 만들어 버렸다.
올여름부터 시행된 유럽 이주·망명 협약은 유럽연합의 국경을 더 단단히 걸어 잠갔다.
또 유럽연합은 월경자들을 차단하기 위해 모로코·리비아·이집트 등 북아프리카 정권들과 협력하고 있다.
지금도 세우타를 통해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500미터 길이의 장벽이 세워지고 있다.
유럽연합의 국경 통제 체제가 초래하는 죽음은 세우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최소 67명이 세우타에 들어가려다 목숨을 잃었다. 그중 다수가 바다에서 익사했다.
세우타에 들어온 6만 명 중 대부분은 세우타를 떠나기로 했다. 그들은 극단적인 폭력과 혹독한 조건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이민자들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침에 시신 여러 구를 봤어요. 굶주림 때문에 여기를 떠나야 했어요. 48시간 동안 아무 것도 못 먹어서 견디기 힘드네요.”
어떤 이민자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민자들을 폭행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이 어느 이민자의 손을 칼로 긋고 손가락을 자르는 것도 봤습니다.”
극우 정치인들은 스페인이 유럽에 이민자들을 들이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전까지 스페인 사회당 총리 페드로 산체스는 이민에 관해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 지도자들보다 진보적 입장을 취해 왔다.
트럼프, 멜로니,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 같은 자들은 산체스가 올해 초 시행한 조처를 거둬들이게 하려 한다.
올해 스페인 정부는 미등록 이민자들에게 합법적 체류 자격 신청을 허용했다. 2020년 이민자들의 대규모 집회 등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압력을 가한 결과였다.
그러나 산체스 정부가 이 조처를 도입한 것은 인구 고령화 때문에 스페인 대기업들이 심각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산체스는 EU의 국경 통제 정책을 지지하며, 북아프리카에서 스페인의 영향력을 지키려 한다.
세우타 위기를 둘러싼 극우의 공격에 대응하려면 산체스는 유럽연합의 이민 정책 전환과 ‘요새화된 유럽’의 종식을 요구했어야 했다.
그러나 산체스는 “스페인 주권 침해” 운운하며 난민들의 월경을 막으려고 군대를 투입했다.
산체스는 유럽연합 국경을 지키는 것이 공동의 목표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스페인이 이탈리아, 그리스, 발칸반도 국가들보다 적은 미등록 이민자를 들인다고 자랑하는 순위표를 발표했다.
한편, 세우타로의 월경을 허용한 모로코를 탓하는 주장이 많다.
2021년 모로코 당국은 세우타 접경에 대한 통제를 완화했는데, 이는 스페인 정부가 서사하라 독립 운동 지도자의 자국 내 치료를 허용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였다.
스페인은 모로코와 관계를 개선하려고 서사하라 문제에 관한 입장을 바꿨다.
스페인과 모로코는 약 8억 유로(1조 3,000억 원) 규모의 무역 협정을 맺어 스페인 기업의 모로코 투자를 장려했다.
한편, 관계 개선의 일환으로 유럽연합은 5억 유로 규모의 “불법 이민” 단속 지원금을 모로코에 제공하기로 했다. 거기에 더해 산체스 정부는 세우타 해안 경비 비용으로 3,000만 유로를 제공했다.
모로코 정권은 무역과 이민자 탄압 모두에서 스페인의 중요한 협력자인 것이다.
그러나 서사하라 독립 운동을 지원하는 알제리가 스페인과 단교했다. 알제리는 무역 협정을 파기해 스페인의 수출에 타격을 주고, 천연가스 공급을 끊겠다고 위협했다.
스페인은 천연가스 소비량의 약 3분의 1을 알제리에 의존한다.
7월 20일 산체스는 양국 관계를 복원하고 천연가스 공급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알제리 대통령과 만났다.
카탈루냐의 ‘파시즘·인종차별 반대 연합’ 활동가 다비드 카르발라는 모로코 국가가 이민자들의 월경을 허용한 것은 사실이라고 하면서 본지에 이렇게 전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애초에 왜 그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기회가 생기자마자 국경을 넘으려 했는지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언제나 국경을 넘고 싶어 했습니다. 유럽에 오고 싶어 하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경제적 이유든 사회적 이유든 정치적 이유든 여러 이유가 있죠.”
스페인 대법원의 7월 8일 판결 이후 국경을 넘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늘었다.
스페인 법원은 바다를 헤엄쳐 세우타로 들어온 이민자들은 심사 없이 추방할 수 없고, 오직 “물리적 장벽”을 넘어온 사람들만 추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모로코 정권과 관계를 다져 왔다. 그 과정에서 때때로 미국과 이스라엘은 스페인이 모로코에 있는 세우타와 멜리야를 지배하는 것을 기회주의적으로 비난해 왔다.
트럼프와 네타냐후 같은 자들은 이번 위기를 스페인 정부를 두들길 기회로 삼고 있다. 산체스는 팔레스타인과 이란 전쟁 문제에서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들보다 원칙 있는 입장을 취해 왔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번 위기를 이용한다고 지적하는 것과, 세우타 “침공”의 배후에 이스라엘과 시온주의가 있다는 주장은 다른 것이다.
카르발라는 스페인 일각에서 이 문제에 관해 “스페인 수호”를 운운하는 데에 좌파 일부도 가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 사람들은 스페인 보안군이 사람들을 사살하거나 익사시키기를 바라는 걸까요?
“그런 일은 이미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사람들이 바다에서 익사하고 있어요. ‘스페인을 지켜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말이 뜻하는 바가 바로 이런 거에요.
“어떤 사람들은 이민자들을 도울 자원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국가는 군비 지출을 갑절로 늘렸습니다. 돈이 없는 게 아니에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민자·난민 방어를 최우선으로 삼고 그들에 대한 인종차별에 반대해야 한다고 카르발라는 강조했다.
“사람들에게는 난민 지위를 신청할 권리가 있어요. 애초에 스페인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따져 물어야 합니다. 좀처럼 제기되거나 거론되지 않는 문제이지만 말입니다.
“우리는 자국의 식민주의에 맞서야 합니다.”
커밀라 로일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