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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과 반전·반군국주의 운동을 연결시켜야 합니다”

다음은 9월 19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이 주최한 포럼에서 람시스 킬라니가 한 연설과 마무리 발언을 글로 옮긴 것이다. 람시스 킬라니는 독일의 팔레스타인인 활동가로, 2025년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의 공동 조직자다. 그는 9월 19일 포럼에서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와 행동’을 주제로 그리스 노동조합 활동가, 재한 레바논인 활동가, 한국의 교사와 함께 연설했다.

연설을 기사로 싣게 허락해 준 ‘팔연사’에 감사드린다. 강연 영상을 차후 ‘팔연사’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분출하고 성장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자행한 인종학살에 맞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 시위에 나섰습니다. 학생들도 캠퍼스에서 점거를 했습니다. 노동자들은 들고일어나 자신들의 경제적 요구를 이 정치적 문제와 연결시켰는데, 그 정점은 이탈리아 총파업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전 세계의 억압받고 착취받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이 썩어빠진 체제의 모든 문제점을 분명히 보여 줬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백만 명, 수십억 명, 우리 모두가 팔레스타인인이다!” 하는 구호에 진심을 담아 외쳤던 것입니다.

9월 19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포럼에서 연설하는 람시스 킬라니 ⓒ이미진

이런 발전은 미국 제국주의의 상대적 쇠퇴와 새로운 경쟁의 증대, 각종 분쟁의 군사화를 함께 고려해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자본가들은 줄어드는 이윤을 좇아 사냥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서방 제국주의 — 독일, 그리고 한국도 연결돼 있죠 — 에게 이스라엘은 석유·가스가 풍부하고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지역[중동]을 지키는 경비견입니다. 이란 전쟁에서 봤듯이 말입니다. 그에 관해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한 말은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서 우리 모두를 위해 더러운 일을 대신 해 주고 있다.”

여기서 “우리 모두”란 전 세계 자본가들을 뜻합니다. 전 세계 노동계급, 특히 이 지역 노동계급을 위한 일이라는 뜻은 당연히 아닙니다.

노동계급은 경제적 빈곤에 시달립니다. 학교와 병원은 처참한 상태입니다. 저들에게 노동계급의 필요는 중요치 않은 것입니다. 이스라엘이라는 인종학살·인종분리 국가를 지원할 때 저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자본가들의 이윤입니다.

물론 전 세계 지배계급은 자기 행위를 정당화하고 인종학살을 지원할 이데올로기적 근거, 모종의 도의적 명분을 찾아낼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짐작하시겠지만 독일은 그 점에서 특수성이 있습니다. 홀로코스트 당시 유대인 600만 명이 대공업적 방식으로 대량 학살당했으니, 특별한 역사적 맥락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독일 지배계급이 그 역사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시는 안 된다, 그 누구에게도 인종학살·억압·인종차별이 자행돼서는 안 된다”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뉘우쳤는지 보라, 우리는 유대인의 편이다” 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유대인”을 이스라엘·시온주의와 동일시합니다. 전 세계 유대인 중 소수만이 사는 이스라엘 국가로 유대인을 환원하는 것 자체가 반(反)유대주의입니다.

독일 지배계급의 이런 선전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반증은, 독일 내 팔레스타인인들과 반(反)시온주의 유대인들의 존재입니다. 억압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독일은 여전히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지 않다는 것을 들춰내는 것입니다. 또, 독일 국가의 말은 거짓이고, 그들의 진정한 관심사는 도덕이 아니라 독일 지배계급의 경제적·지정학적 이익이자 독일 자본주의·제국주의라고 폭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투쟁과 유대인 배척에 맞선 투쟁은 세계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함께 가야 함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독일에서 저희는 그 점을 매우 분명히 했습니다. 유대인, 팔레스타인인, 독일인, 그리고 다른 많은 국제주의자들이 함께 독일 정부의 정책에 맞서 시위했습니다.

이스라엘과 관련해 독일은 매우 중요한 세계적 강국입니다. 독일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무기를 이스라엘에 지원합니다. 미국 바로 다음입니다. 독일은 이스라엘로 들어가는 무기의 약 30퍼센트를 제공합니다. 그러니 독일에서의 투쟁은 ‘야수의 심장’에서 벌어지는 것이고, 그래서 매우 중요합니다.

탄압

그 투쟁에 독일 국가는 혹독한 탄압으로 대응했습니다. 베를린 경찰이 우리 시위대를 구타하는 영상을 여러분도 SNS에서 보셨을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대회가 금지됐다는 소식도 들으셨을 것입니다. [그 대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던] 그리스 전 재무장관 야니스 바루파키스의 입국도 거부됐습니다. 그 후 한동안 바루파키스는 프랑스 등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들에도 입국이 금지됐습니다.

이런 극심한 탄압의 시작은, 2023년 10월 7일 직후 수도 베를린을 비롯한 독일의 여러 도시에서 벌어진 시위를 금지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잔혹한 탄압은 저들이 강력함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취약함을 보여 주는 것임을 매우 강조하고 싶습니다. 지배계급은 이데올로기만으로는 충분한 압력을 가할 수 없기 때문에 잔혹한 폭력에 기대는 것입니다.

왜 그런지는 공식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분명합니다. 독일인의 80퍼센트가 대(對)이스라엘 무기 공급과 군사 협력에 반대합니다. 매우 높은 수치이고, 독일 노동계급의 압도 다수가 이스라엘과의 관계에 반대함을 보여 줍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아직 거리 시위로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그랬다면 독일 노동계급이 더 큰 규모로 팔레스타인 시위에 참가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랜 투쟁 끝에 우리는 독일 전역에 내려졌던 시위 금지 조처를 분쇄했고, 2025년에 베를린에서 10만 명 넘게 모인 역대 최대 규모의 팔레스타인 시위를 조직해 냈습니다.

이것은 누군가 위로부터 하사한 선물이 아니라 우리가 아래로부터 쟁취한 것입니다.

우리는 10월 7일 직후인 10월 11일에 베를린 한복판에서 긴급 시위를 벌였습니다. 경찰은 그 시위를 진압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사람들은 매일 밤낮으로 거리 시위를 벌였습니다.

베를린은 약 8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는 유럽 팔레스타인 디아스포라의 수도입니다. 그 팔레스타인인들이 특히 많이 모여 사는 베를린의 한 거리에서 ─ 저도 거기 삽니다 ─ 매일 밤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런 아래로부터의 행동 덕에 경찰은 며칠 안 돼 ‘이 시위를 다 막을 수는 없다’고 시인해야 했습니다.

이 투쟁은 다른 투쟁들과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대한 대한 탄압은 더 큰 탄압의 예고편이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국가의 탄압을 모종의 ‘새로운 정상 상태’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탄압은 다른 운동, 예컨대 파업을 향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탄압이 가장 약한 고리인 독일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향하고 있지만, 국가는 탄압을 확대하려 할 것이고 실제로 그러고 있습니다. 예컨대 징병제 부활에 반대하는 중·고등학생들의 동맹 휴업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하는 짓을 독일의 다른 사회운동에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제국주의

그리고 제국주의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독일 정부는 군사화와 무기 공장 건설에 수천억 유로를 쏟아붓고 있습니다.

그 무기 공장들이 독일 여러 도시에 세워지는 과정에서 엘빗시스템스, 라파엘,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같은 이스라엘 무기 기업들과의 협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독일은 그 글로벌 군산복합체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아무 권리도 없이 테스트해서 쌓은 “실전경험”을 습득하려는 것입니다.

독일 지배계급은 그렇게 얻은 기술을 국내 억압 강화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독일의 소수자와 노동계급을 상대로 AI 안면 인식 기술 등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또 분명한 점은, 독일이 유럽과 그 너머에서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독일은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 경쟁에, 제국주의 간 충돌이 벌어질 때 쓸 최신 전쟁 기술(드론 등)을 습득하려는 것입니다.

한국의 여러분도 이런 상황의 위험성을 공감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도 지금 호르무즈 해협에, 이란과의 전쟁에 끌려들어갈 위험에 처했으니 말입니다. 여러분이 그런 전쟁과 제국주의적 침략·개입의 국제적 격화에 맞서 저항을 건설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힘을 얻으시기를 바랍니다.

독일에서 군사화와 무기 공장 건설에 맞서 싸우며 얻은 교훈을 하나만 더 나누고 싶습니다. 이 투쟁을 언제나 사회적 문제, 우리가 직면한 계급 문제와 연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독일이 군사화와 전쟁 산업에 쏟아붓는 막대한 돈은 전쟁이 아니라 병원에, 학교에, 노동계급의 필요에 쓰여야 할 돈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 둘을 연결시키려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반전 운동의, 그리고 지배계급이 가하는 억압과 착취에 맞선 세계적 저항의 중심축으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가자지구에서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제 가족이 국제 연대를 보고 있고, 이렇게 많은 동지들이 있다는 것에서 희망과 힘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발언하고 전 세계 동지들과 연결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오늘 저는 우리가 고립돼 있지 않음을, 우리가 다수임을, 자본주의 체제의 지배자들이 훔쳐 가는 부를 생산하는 것은 바로 우리임을, 우리에게는 변화를 이룰 힘이 있음을,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동지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마무리 발언

발언해 주신 모든 동지들께 감사드립니다.

그 발언들이 가리키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대(大)이스라엘 프로젝트 —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레바논·시리아와 그 너머로 식민 점령을 확대하고 정착촌을 세우려는 — 와 다가오는 더 큰 전쟁에 정말이지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두려움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구체화한다는 것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안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을 분명히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 경제는 어떻게 연결돼 있는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어떻게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이런 테러를 자행할 수 있는가? 예컨대 무기는 누가 공급하는가? 경제적 관계를 맺고 있는가?

질문에 대한 답은 나라마다 다를 수 있지만, 우리는 모순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참가자들로서 우리가 사람들과, 특히 노동자들과 접촉할 수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우리 정부의 위선을 꿰뚫어 보고 그에 맞서 행동하려는 사람들을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를 최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포착해야 합니다.

팔레스타인 문제만큼 아래로부터의 국제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분명히 드러내는 쟁점도 드물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첫째, 팔레스타인인들은 국제적 지원에 기대고 있고, 또 중동 지역의 정권과 지배자들에 맞선 혁명적 봉기에 기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분이 옳게 지적했듯이, 중동의 정권들은 공범이고, 제국주의자들과 연결돼 있으며, 그들이 중동 전체에 구축한 구조의 일부입니다.

둘째, 팔레스타인 문제는 전 세계 노동계급이 “주적은 국내에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게 합니다. 자신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바로 그 지배계급이 팔레스타인인 인종학살에, 이스라엘이 중동 전역에서 자행하는 테러에 공모하고 있음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변화를 쟁취할 주된 수단은, 위의 관점을 거리 행진에서 지역 사회로, 캠퍼스로, 일터로, 항만으로, 생산이 이뤄지는 공장으로 확산시키는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해방뿐 아니라, 세계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소수 부자들의 이윤이 아니라 인류의 필요를 위하는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그런 전망은 국제주의적이어야 합니다. 오늘 이 행사로 우리는 그런 국제주의를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세계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한다는 전망과 목표를 공유하는 여러 나라 동지들이 국제주의자로서 함께 모여서 말입니다.

번역: 김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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