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징병제 부활에 항의해 학생 수만 명이 수업 거부 행동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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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독일 전역에서 수많은 청소년들(주최측 추산 90개 도시 약 5만 5,000명)이 정부의 징병제 부활 계획에 항의해 수업을 거부했다.
이 수업 거부 행동이 벌어지던 바로 그때, 독일 의회는 모든 18세 이상 남성의 전투수행체력을 평가한다는 법을 통과시켜 줬다. 의회는 “자발적” 징병을 도입하는 법도 가결했다.
이는 유럽 전역의 군국주의 가속화, 러시아 등의 “적들”을 상대로 한 전쟁 준비의 일환이다.
여러 청소년 단체들이 5일 수업 거부 행동에 ‘징병제 반대 학생 파업’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를 함께 조직했다. 이 이름은 2019년 독일을 뒤흔들었던 청소년들의 기후 행동 ‘미래를 위한 금요일 기후 학생 파업’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 호소에 응해 젊은이들이 크고 작은 도시 수십 곳에서 거리로 나왔다.
드레스덴·함부르크·슈베린에서는 수업 시간대인 오전 10시에 시위가 시작됐다.
에르푸르트에서는 청소년 수백 명이 학부모 등 다른 성인 참가자들과 아침부터 시위했다.
베를린에서는 1만여 명이 다문화 지구인 크로이츠베르크 지구를 행진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자체 제작한 현수막과 팻말을 많이 들고 나왔는데,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내 전쟁 아니고, 내 의무 아니다!” “너희들의 전쟁에서 죽지 않겠다!”
베를린 시위에 학교 친구들과 함께 참가한 16세 학생 마티스는 본지에 이렇게 전했다. “군대를 계속 키우는 것은 잘못된 일이에요.
“게다가 학생들은 졸업 후에 각자 원하는 일을 하고 싶지, 강제 징집을 원치 않아요.“
시위 참가자 중 일부는 징병제-자본주의-제국주의의 관계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18세 청소년 미하엘 코닉스호프는 이렇게 말했다. “젊은 사람들을 눈꼽만큼도 신경쓰지 않는 정치인들을 위해 저나 제 친구들이 목숨을 내놓고 싶지 않아요. 이것이 수업을 거부한 이유입니다.
“정부는 군비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무기 기업 라인메탈의 이윤을 늘려 주면서 젊은 사람들에게는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어요.
“이를 멈추고, 우리의 낡아빠진 학교도 이제라도 제대로 보수하고 기후 변화 문제에 계속 대응해야 합니다.“
독일 국회의원들은 학생들의 반대편에 서 있다. 그들은 12월 5일 병역법 개정과 그에 따른 막대한 군사력 증강을 가결했다.
현 강경 우익 정부는 독일 병력 규모를 현 18만 3,000명에서 2035년까지 26만 명으로 증강하고 예비군도 20만 명 규모로 구축하길 바란다.
독일 의회는 그 목표를 달성하려고 병력 규모를 늘릴 이중 체계를 도입했다. 첫째, 자원병 임금을 올려 입대를 유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개정으로, 자원 입대만으로 부족할 경우 의회가 “필요 기반 징병”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제 2008년 1월 1일 이후 태어난 모든 독일 남성은 신체검사 대상이다.
프랑스·이탈리아·벨기에 등 유럽 다른 나라 지배계급들도 충돌 억지 목적이라는 미명하에 비슷한 조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병력이든 무기든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은 유럽 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서방 대 러시아의 냉전 시절로 회귀하는 일일 뿐이다.
‘징병제 반대 학생 파업’ 조직자들은 이번 세대가 미래 전쟁의 소모품이 되지 않겠노라고 단호히 선포했다.
이들은 3월 5일에 또다시 전국 공동 행동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