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 사망 아리셀 참사 책임자 박순관 징역 4년 확정:
유족들이 절규한다, “대한민국 법이 이거밖에 안 되나요? 이주노동자라고 차별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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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 대법원이 아리셀 참사 책임자 박순관의 징역 4년형을 확정했다. 1심의 징역 15년형을 2심이 4년으로 대폭 감형해 줬는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판결을 그대로 확정한 것이다.
살인죄의 법정 최저형도 징역 5년이다. 그런데 무려 23명(그중 이주민이 18명)이 목숨을 잃게 만든 책임자에게 고작 징역 4년이라니? 누구 말마따나 사망자 1명당 2개월 남짓 징역을 사는 셈이다.
이처럼 계급 편향이 선명한 판결이 또 있을까 싶다. 인종차별 판결임은 물론이다.
선고를 방청한 유가족들은 재판부를 성토하며 오열했다.
“왜 살인 기업만 살려 주는 건가. 23명이나 죽였잖아”, “대한민국 법이 이거밖에 안 되나요? 23명이 죽었어요. 이주노동자라고 차별하는 건지…”(고 엄정정 어머니 이순희 씨)
이번 판결의 주심을 맡은 대법관은 천대엽이었다. 그는 윤석열의 계엄 선포 당시 대법원장 조희대 아래에서 사법부 2인자인 법원행정차장을 맡았고, 계엄 선포 직후 조희대와 함께 재판권을 신속히 계엄사령부에 넘길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소집한 자다. 이번 판결로 그 자들이 보통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얼마나 가벼이 여기는지 새삼 드러났다.
1심은 아리셀 참사 당시 화재가 발생한 공장 2층에 비상구가 긴급상황 시 대피할 수 있도록 유지되지 않았다며 중형을 판결했다. 그런데 2심은 안전보건규칙에 층마다 비상구를 설치할 의무가 명시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해 대폭 감형했고, 대법원은 이를 인정했다.
그저 법 규정상의 형식적인 요건만 채우면,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한 것이다.
게다가 대법원은 이주민 유가족들이 당장의 생계를 위해 써 준 합의서까지 감형 사유로 삼은 것도 인정했다. 이주민들의 가난한 처지를 사용자들이 면죄를 위해 악용한 것을 사용자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로 판단한 것이다.
최근 “소방은 재정 빨대” 망언을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언쟁으로 안전에 대한 투자 문제가 부각되는 가운데, 이번 판결은 사용자들이 노동자 안전을 위한 투자를 소홀히 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이다.
아리셀 산재피해 가족협의회와 아리셀 중대재해참사 대책위원회는 “재판소원을 비롯해 가능한 모든 법적·사회적 수단을 검토하고 동원하여 이 판결의 부당함을 알리고 바로잡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책임자 엄벌을 촉구해 온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2심 재판부와 대법원을 강력히 규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