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참사 1주기 추모대회:
책임자 엄중 처벌을 촉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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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은 아리셀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참사 1주기가 되는 날이다. 이를 앞둔 2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아리셀 참사 1주기 추모대회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와 ‘아리셀 산재피해 가족협의회’ 주최로 열렸다.
300명 넘는 사람들이 참가해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여전히 책임 회피에만 골몰하고 있는 아리셀 대표이사 박순관과 그의 아들이자 경영 책임자 박중언 등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아리셀 참사는 단일 사건으로 이주민이 가장 많이 사망한 사건이다. 희생자 23명 중 18명이 이주노동자였고, 그중 17명이 조선족(중국 동포)이었다.
최근 극우는 혐중을 선동하며 조선족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아리셀 참사는 조선족들이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열악한 일자리에서 일하며 한국 경제에 기여해 왔음을 비극적으로 보여 준 일이었다.
아리셀 참사는 이윤에만 혈안이 된 아리셀 사용자 측, 그리고 정부의 규제 완화와 안전 관리 소홀에 그 책임이 있다.
참사 이후 유족들이 항의 행동에 나서고 2,000여 명이 참가한 아리셀 참사 희망버스 등 연대 투쟁도 벌어졌다. 지난해 10월 아리셀 대표이사 박순관과 경영 책임자 박중언이 각각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아리셀 사용자 측은 반인권·반노동 행태로 악명 높은 김앤장 로펌을 변호인으로 선임해 재판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박순관이 보석으로 풀려났다.

추모대회에 참가한 유족들은 무대에서 추모영상이 상영되자 눈물을 뚝뚝 떨궈,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희생자 고(故) 엄정정 님의 어머니는 “저희들은 아직도 2024년 6월 24일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해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아직 투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연대 부탁드립니다” 하고 호소했다.
한국인 희생자이자 아리셀 연구소장이었던 김병철 님의 아내 김현주 씨는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당신이 떠난 이후 단 하루도 울지 않은 날이 없었어. 너무 고통스러웠어. 말로만 듣던 박순관 집 앞에도 가고, [아리셀 모회사] 에스코넥 앞에서는 몇 달 동안 천막 농성도 했어. … 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그러면서 김현주 씨는 중대재해처벌법 등 형사 재판에서 아리셀 사용자 측이 희생자가 된 남편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고 하는 행태를 폭로하며 분노를 표했다.
이뿐만 아니다. 현재 진행중인 재판에서 사용자 측은 참사가 예견할 수 없는 사고였다거나, 화재가 너무 급격하게 확산돼 소방훈련이나 안전교육을 했어도 실효성이 없었을 것이라는 둥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고 한다.

김영훈 한전KPS지회장도 연대 발언에 나섰다. 한전KPS는 얼마 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산재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 씨가 속해 있던 하청업체다.
“김충현 동지는 다단계 하청의 끝에 있었습니다. 아리셀 또한 불법파견 구조 아래 이주노동자들이 위험한 현장에서 안전교육도 없이 일하고 있었습니다. … 비정규직이니까, 외국인이니까 죽어도 되는 것입니까? 반복되는 죽음은 사고가 아니라 범죄입니다. 처벌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집회를 마친 후 가족협의회와 대책위는 오는 23일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박중언, 박순관 강력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서명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1주기 당일인 24일에는 참사 현장을 찾아 추모제를 지낼 예정이다.
아리셀 참사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