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활동가 삼 인터뷰:
“정부 양보안은 거부하고 탄압에는 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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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학생들의 학교 봉쇄가 촉발한 전국적 투쟁이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의 여러 대학에서 저항을 조직하는 데 참여한 삼 씨로부터 프랑스 상황에 관해 들었다. 이 인터뷰는 11월 3일에 진행됐다.
최근 프랑스 정부가 몇 가지 양보안을 발표했습니다. 투쟁 참가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양보안을 일절 거부했습니다. 정부는 학교 보수 공사에 40억 유로를 배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사실 그것은 지방정부가 갚아야 하는 대출이에요. 게다가 2027년 예산안을 들여다보면 고등학교를 관할하는 지방정부에 대한 지원금이 10억 유로 더 삭감된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투쟁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정부가 겁을 먹어서 어처구니없는 수준으로라도 양보안을 내놓았다는 것을 압니다. 계속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죠.
프랑스 정부는 또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에 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정부는 군대를 투입하고,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섬광탄 사용도 재승인했습니다. 시위대가 섬광탄으로 인해 신체 부위를 잃는 사례가 부지기수였는데도 말입니다.
이처럼 더 많은 경찰 폭력을 승인한 것에 더해, 정부는 행정적 조치로도 사회적 운동을 탄압하려 합니다. 금지된 시위 현장에 있기만 해도 135유로(약 20만 원)의 벌금이 부과돼요.
2015년에 도입된 ‘테러 대응 조치’도 여러 시위 참가자와 조직자에게 적용되고 있어요. 당시 도입된 ‘개인별 행정 통제·감시 조처’(MICAS)의 대상자가 되면 시위 날에 거주 행정 단위 밖으로 나가는 것이 제한됩니다. 심지어 가택 연금까지 당할 수 있어요. 모든 시위 참가자를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취급하는 것이죠.
도심 시위를 금지하고 도시 외곽에서만 행진을 허용하기도 합니다.
정부는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인터넷을 차단할 준비도 하고 있어요. 2024년 카나키[프랑스의 남태평양 식민지, 프랑스어 지명 ‘누벨 칼레도니’]를 상대로 도입된 조처인데, 이후 다른 시위에도 적용하는 것이 2025년에 승인됐어요. 최근 며칠 사이에는 시위를 긍정적으로 다룬 온라인 콘텐츠 제작자 여러 명이 ‘테러 행위 선동’ 혐의로 체포됐어요. 운동에 관한 온라인 게시물이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빈도도 눈에 띄게 급감하고 있고요.
거세지는 탄압에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요? 11월 5일 총파업을 앞둔 분위기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파리 도심 행진은 차질을 빚었지만, 시위를 막으려던 정부의 시도는 실패했어요. 10월 31일에는 50만 명이 거리로 나왔어요.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핼러윈 의상을 걸친 사람들이 악대의 연주와 파시즘 반대 구호에 맞춰 행진했죠.
다른 도시에서는 시위가 차질 없이 진행됐어요. 리옹과 르망, 샹베리에서는 2018년 노란 조끼 운동이 구사했던 톨게이트 봉쇄 전술이 다시 등장했어요.
최근에는 억만장자 볼로레가 소유한 극우 TV 채널 세뉴스(CNews)에 대한 방송 금지 청원 서명자가 6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10월 23일 콩고계 프랑스인 청년 펭고 보시오 왕기가 살해당한 사건이 계기가 됐죠. 노골적인 이슬람 혐오 등 인종차별적 선동을 쏟아내는 프랑스 TV 방송들의 ‘시위 보도’가 부추긴 인종차별적 공격이었습니다. 세뉴스 기자들이 시위 현장에 오면 시위대는 그들을 곧바로 돌려보냅니다. 그들과 논쟁하거나 그들의 인종차별적 논리에 말려들지 않는다는 분명한 원칙을 세워 뒀거든요.
‘반(反)인종차별 법률지원단’ 소속 변호사들은 청년들을 위한 교육 과정을 조직하고 있어요. 경찰에 구금됐을 때 자신을 방어하는 법과, 벌금이 부과됐을 때 이의를 제기하는 방법을 알려 줍니다. 시위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맡을 사람들을 양성하는 교육을 조직하는 단체들도 있고요.
최근 브라질 대선에서 룰라의 승리를 이끈 사람들의 전략을 본받아, 소셜미디어가 차단되면 왓츠앱 메신저를 쓰자는 제안도 나와요. 더 일반적으로 말하면, 다른 나라 운동의 사례를 참고해서 우리의 행동 전술을 재검토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죠.
11월 5일 총파업을 준비하기 위해 사람들은 일터에서 총회를 조직하고 있어요. 방학을 마치고 돌아온 학생들은 11월 3일 또다시 학교를 봉쇄하자고 하고 있고요.
정부는 시위대의 폭동과 약탈로 탄압을 정당화하고, 많은 언론도 이런 사건들에 초점을 맞춥니다. 폭동과 약탈을 어떻게 보나요?
언론들은 약탈에 초점을 맞추지만 보통 사람들은 시위를 지지합니다. 결국 사람들은 바리케이드로 쓰이다 파괴된 쓰레기통보다 이 세대의 미래를 더 걱정하는 것입니다.
언론이 조명하지는 않지만, 임대료 상승과 마크롱의 영세 자영업 관련 정책이 대대적인 폐업과 파산을 낳았다고 지적하는 상인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약탈 표적이 된 명품 매장들은 기업 지원금을 수십억 유로씩 받고 있어요. 2024년에는 이미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는 LVMH(세계 최대의 사치품 제조 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 사노피, 미쉐린, 토탈 같은 기업들에 우리 세금 1,660억 유로가 지급됐어요.
우리가 낸 세금이 교육과 병원, 공공서비스에 투자되는 게 아니라, 이런 매장을 소유한 억만장자들에게 흘러가는 거예요. 그들은 우리를 착취하는 데 적극 가담하고 있어요.
우리를 배제하는 공간에 들어가서, 우리가 생산하고 돈을 지불하면서도 정작 우리 자신은 결코 가질 수 없는 물건들을 재분배하는 건 적어도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이에요. 제 생각에는 칭찬할 만한 불복종의 한 형태이기도 하고요.
프랑스 시위에서 약탈은 새삼스러운 광경도 아니에요. 그것은 언제나 정부가 사람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기를 거부한 결과로 나타나죠.
그리고 바리케이드로 쓰인 쓰레기통들의 ‘비극적 최후’에 대한 진정한 책임은 이 운동에 대한 폭력적 탄압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