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저항을 계기로 보는 로자 룩셈부르크의 《대중파업론》:
대중파업은 무엇이 그토록 특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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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이 세계 곳곳에서 여러 언어로 회자되고 있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자들의 거대한 파업 투쟁을 특히 중시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거리 시위를 하고 바리케이드를 치는 것도 변화를 쟁취하는 데서 파업 못지않게 투쟁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여긴다.
현재 노동조합 운동은 문제를 겪고 있다. 때로 행동에 굼뜨고, 행동에 나설 때도 기껏해야 하루 조업 중단에 그칠 때가 많고 노조 지도자들은 이를 쉽게 통제한다.
프랑스에서는 이번 주 목요일(11월 5일)로 예정된 파업일보다 무려 한 달이나 앞선 10월 초에 이미 학생들이 중·고등학교 절반과 대학교 90퍼센트를 봉쇄했다.
그렇다면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왜 파업이 그토록 중요하다고 보는가?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임금과 노동 조건을 개선할 수 있고, 실제로 그러고 있다. 올여름 영국 런던 버스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냉방 개선 요구를 쟁취했고, 영국암연구소(ICR) 파업 노동자들은 임금을 대폭 인상시켰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나서면 차원이 다른 효과를 낸다. 파업이 전국적 행동이 되면 개별 사용자뿐 아니라 국가에도 맞서는 투쟁이 된다.
10월 30일 이탈리아 기층 노동조합들은 전국적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도 노동조합들이 전국적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그런 파업은 유럽만의 일이 아니다. 10월 21~23일 서아프리카 세네갈에서는 임금과 노동조건을 둘러싸고 사흘 총파업이 벌어졌다.
지난 2월 아르헨티나에서는 극우 밀레이 정부가 노동법 개악을 추진하자 총파업이 온 나라를 뒤흔들었다. 같은 달 인도에서도 거대한 파업이 벌어졌는데, 조직자들은 파업 참가자가 3억 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전국적 노동자 행동은 세력 관계를 노동계급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 파업이 충분히 오래 지속되면 사용자들은 압박을 받고, 노동자들의 요구에 양보하라고 정부를 압박하기 시작할 수 있다.
파업으로 공공 서비스 운영이 차질을 빚고 국가가 더는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면 국가 자체도 재정적 손실을 입을 것이다.
1926년 영국 총파업 당시 국왕은 물자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했다.
그러나 대중 파업의 위력은 그저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는 힘에 국한되지 않는다. 폴란드 출신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는 노동자들의 경제적 요구를 두고 벌어지는 파업이 정치 투쟁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고, 그 역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룩셈부르크는 러시아에서 1905년 혁명이 일어난 지 한 해 뒤에 《대중파업》을 집필해, 혁명의 교훈을 도출하고 혁명에서 파업이 한 구실에 주목했다.
룩셈부르크는 대중 파업이 모든 혁명적 운동의 필수적인 일부라고 주장했다.
1905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노동자 약 15만 명이 당시로서는 가장 큰 축에 드는 파업을 벌였다. 노동자들은 하루 8시간 노동과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동시에 그들은 민주적 권리, 공교육, 러일전쟁 중단도 요구했다.
룩셈부르크는 이렇게 썼다. “정치투쟁의 모든 활발한 공격과 승리는 경제투쟁에 강력한 자극을 준다.
“그 역도 마찬가지다. 자본에 맞선 노동자들의 끊임없는 경제투쟁은 정치투쟁이 소강기를 맞이할 때마다 노동자들을 지탱해 준다.”
룩셈부르크는 그런 투쟁이 “노동계급 역량의 마르지 않는 저수지”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지금 프랑스는 룩셈부르크가 묘사한 것과 같은 혁명적 상황이 아직 아니다. 그러나 마찬가지 동역학, 정치투쟁과 경제투쟁이 서로 힘을 불어넣는 동역학은 대중 파업에서 언제든 발견할 수 있다.
그런 상호작용은 지난달 노동조합 활동가 수천 명이 오를레앙에서 파시스트 정당 국민연합(RN)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을 때도 나타났다.
파업은 프랑스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운동을 건설하는 데 도움이 됐다. 9월 29일 학교 노동자를 비롯한 노동자들의 파업은 학교 봉쇄가 확산되고 전국적 운동으로 발전하는 데 힘이 됐다.
그 전국적 운동은 프랑스 6개 노총이 11월 5일 파업을 소명하게 만들었다. 그 파업은 임금과 연금 문제를 둘러싼 것이지만, “청년들을 저버리는” 정부 예산안에 맞선 것이기도 하다.
대중 파업은 사회가 더는 평소처럼 굴러갈 수 없다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모든 일터에서 사람들이 파업을 두고 토론하게 될 것이다. 모든 노동자들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다. ‘정부의 긴축 예산안에 반대하는가? 그렇다면 파업에 동참해 그에 맞서 행동할 텐가?’
대중 파업은 학교와 일터의 문을 닫고 교통 체계를 마비시킨다. 프랑스에서는 파업을 피해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축구 경기들마저 다른 날로 옮겨졌다.
노동자들은 매일 반복되던 고된 노동에서 벗어나게 된다. 고작 하루 파업이라도 노동자들은 중고등학교·대학교 학생들의 점거 농성을 지지하면서 그날을 보낼 수 있고, 같은 지역의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행진할 수도 있다.
룩셈부르크는 《대중파업》을 집필하던 무렵에 ‘하나의 사례를 통한 검토’라는 논평도 썼다. 이 글에서 룩셈부르크는 노동계급의 평상시 상태를 이렇게 묘사했다. “노동계급은 자본의 굴레에 단단히 매여 있다. 공장과 일터와 광산에 매여 있지만, 동시에 고립되고 파편화돼 있다.
“노동계급이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 직접·대중 행동에 나서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연장을 내려놓고 공장·일터·광산을 떠나야 한다.
“따라서 총파업은 모든 공공연한 대중 행동의 첫걸음이자 자연스러운 최초 형태다. 적어도 오늘날 모든 거리 혁명에서 그렇다.”
대중 파업은 민주적 활동이다. 노동자들은 피켓라인[대체인력 투입 저지 행동]에서 만나고, 총회와 파업위원회를 구성해 다음 행동 방침을 결정한다.
이런 행동은 이전에는 노동조합의 지도하에 있지 않던 노동자들도 행동에 끌어들여 동참시킬 수 있다. 새로운 노동자 층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그들이 자신의 요구를 제기하도록 공간을 열어줄 수 있다.
이런 모습은 개별 작업장 파업에서도 어느 정도 볼 수 있다. 예컨대 [최근에 임금 대폭 인상을 쟁취한] 영국암연구소 파업의 특징 하나는 임금이 가장 낮은 노동자들 일부가 파업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파업 과정에서 이주노동자들도 높은 비자 발급 비용에 관한 자신들의 요구를 제기했다.
그렇다고 모든 대중 파업이 똑같은 것은 아니다. 룩셈부르크는 “시위성 파업”과 “투쟁적 파업”이라는 두 가지 형태를 구별했다.
시위성 파업은 흔히 기간이 정해져 있고 노조 지도부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예컨대 룩셈부르크는 폴란드의 바르샤바와 우치에서 해마다 노동절에 벌어지는 파업을 묘사하면서 그곳에서는 “이렇다 할 규모의 조업 중단이 아직 이뤄진 바 없다”고 지적했다.
영국 좌파 중에는 노동조합들에 총파업을 소명해 달라고 애원하는 데에 정치 활동 경력 전체를 바치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는 그런 애원이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예컨대 2012년 영국노총(TUC)은 긴축 반대 총파업의 “실현 가능성과 현실적 방안”을 검토하기로 표결했다.
그러나 이듬해에 실제로 벌어진 일은 개별 노조들의 산발적 파업이었을 따름이다. 2013년은 영국에서 파업으로 인한 노동손실일수가 손꼽히게 적은 해였다.
영국 노동조합 지도자들에게 위로부터 대중 파업을 이뤄 달라고 애원해도 그 결과가 기대했던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설령 영국노총이 하루 총파업을 소명하더라도 그 총파업은 상명하달식이고 관료적인 일회성 행사에 그칠 수 있다.
시위성 파업은 전적으로 정치적인 것이다. 요구를 제기하기는 하지만, 대중 파업의 특징인 정치투쟁과 경제투쟁의 상호작용을 보여 주지는 못한다.
프랑스의 파업은 시위성 파업이 될 수도 있고 투쟁적 파업이 될 수도 있다.
각 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수천 명씩 한데 모여 대열을 이뤄 행진하면 인상적인 위력 과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조합원들이 개별적으로 일터를 떠나 자기 노조의 행진 대열에 합류하기만 하는지, 아니면 일터에서 파업을 조직하고 피켓라인을 치는지, 심지어 일터를 점거하기도 하는지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프랑스의 혁명적 사회주의 단체 ‘계급 독립성’(Autonomie de Classe)은 노동자들이 파업을 확대·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11월 5일의 투쟁이 그저 대규모 시위 이상이 되도록 조직해야 한다.
“이번 파업으로 우리의 집단적 힘을 분명히 보여 줘야 한다. 우리는 이미 거리가 우리 것임을 각인시켰다. 이제는 사회 전체가 우리 것임을 각인시켜야 한다.
“대학을 점거하고 자신들이 정한 방식대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생들은 우리가 갈 길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도 그들처럼 하자. 점거하고, 스스로 결정하자.”
프랑스에서 노동계급이 투쟁의 수위를 높인다면 그들은 국가를 통치 불능 상태로 몰아넣는 세력이 될 수 있다.
대중 파업은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더 나은 미래를 요구하는 대중 운동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그런 파업이 운동을 심화시키는 변혁적 구실을 할 수 있을지는 조직된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얼마나 잘 조직돼 노동계급 해방의 전망을 위해 투쟁하는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