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게재
트럼프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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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현재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후보 지명이 유력하다고 점쳐지고 있다. 이에 트럼프의 지난 임기를 돌아보고 그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를 다룬 기사를 재게재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4일에 ‘끔찍했던 트럼프 집권 4년’이라는 제목으로 발행됐었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는 끔찍한 일들로 가득 찼지만 그에 맞선 저항도 만만찮았다. 그의 인종차별, 성차별, 성소수자 혐오, 무슬림 혐오, 편견에 찌든 언사는 공공 서비스 예산 삭감, 극우의 부상, 핵전쟁 위협으로 이어졌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그의 신자유주의 정책들 탓에 미국의 빈부 격차는 지난 50년 동안 가장 크게 벌어졌다.
또, 트럼프는 상습적으로 사람들을 속인다. 한 추정을 보면 그는 대통령 임기 시작부터 2020년 5월 29일까지 1만 9127개의 거짓말과 사실을 곡해하는 말을 했다.
2016년 대선 유세 기간에 트럼프는 많은 포퓰리즘적 공약들을 늘어놓았다. 가령, 워싱턴 정치가의 부패를 청산해 “오물을 청소”하겠다고 했다.
그의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와 그가 언론을 ‘가짜 뉴스’라 매도하며 악마화하는 것은 현재 그의 우파 지지자들의 슬로건이 됐다.
인종차별은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그의 유세에서 핵심이다.
2020년 대선의 첫 TV 토론회에서 그는 파시즘 조직인 ‘프라우드 보이스’에 ‘물러서서 대기하라’고 말했다.
또, 그가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대통령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인종차별과 일부 국가기구를 동원할 거라 넌지시 암시하고 있다. 이것은 2000년 대선의 재현이 될 수 있다. 당시 조지 W 부시는 앨 고어의 승리를 빼앗았는데 트럼프의 경우 그보다 수위가 훨씬 높다.
자신감
트럼프는 미국 극우들에 자신감을 주고, 사회의 구조적인 인종차별을 정당화한다.
2017년 샬러츠빌에서 [극우 집회에 참가한] 한 백인 우월주의자가 반파시즘 시위대를 차로 들이받았다. 당시 트럼프는 “양쪽 모두 매우 좋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 인종차별적 대오는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네오나치로 구성됐는데도 말이다.
2019년 그는 모두 흑인 여성인 민주당 의원들 4명을 향해 그들의 “출신 국가”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그의 인종차별적 언사는 백인 국수주의 혐오 단체들이 55퍼센트나 성장하는 데 이바지해 왔다.
트럼프의 유산은 잔인함과 야만의 전형이다. 하지만 그의 정책들은 역사적인 저항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그의 정책들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아래로부터의 저항에 부딪혔다. 그래서 트럼프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할 수는 없었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이 새로운 고지에 도달했다.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가 인종차별적인 경찰에 의해 살해당하자 미국 전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시위를 벌였다.
실업률은 오르고 부자들 세금은 내리다
[트럼프가 취임한] 2017년 1월 이래로 그는 미국 경제가 역대급으로 잘 나가고 있다며 250번이나 거짓된 언사를 늘어놓았다.
하지만 2017년 1월과 2020년 8월 사이에 실업률은 4.7퍼센트에서 8.4퍼센트로 올랐고, 2020년 4월에는 14.7퍼센트에 달했다.
그리고 국가 채무는 15조 달러에서 21조 달러로 올랐다. 당초 트럼프가 국가 채무를 8년 내에 없애겠다고 공약했지만 말이다.
이로부터 이득을 얻는 자들은 부자들이다.
트럼프가 2017년에 ‘감세와 일자리 법’에 서명하면서, 법인세는 35퍼센트에서 20퍼센트로 줄었다.
한 싱크탱크에 따르면 납세자 중 상위 1퍼센트(연 소득 73만 2800달러[8억 4000만 원] 이상)는 2027년까지 그 법으로 인한 전체 감세 혜택의 83퍼센트를 챙긴다.
코로나 부인한 대가를 치르는 트럼프
트럼프의 코로나19 위기 대응 결과, 미국에서 20만 7000명 이상 사망했고, 730만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트럼프 자신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그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날까지도 거짓말을 했다. “팬데믹 종식이 눈앞에 있고, 내년은 우리 나라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한 해가 될 것이다.”
트럼프는 경제 재가동을 위해 이동 제한령을 끝내려고 밀어붙이기 위해 팬데믹의 심각성을 얕잡아 봤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에게 표백제를 주사로 맞으면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코로나바이러스 창궐 대응에서 자신이 저지른 실수들을 하나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는 민주당 주지사들과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난해 왔다.
트럼프는 ‘적정 부담 보험법’[오바마케어]을 폐지하고 대체해 버리겠다고 거듭 벼려 왔다.
버락 오바마가 도입한 이 법으로 2400만 명이 추가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었다.
트럼프의 2017년 세법 개정안은 오바마케어 중 개인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부분을 없앴는데, 이는 시민들이 건강보험을 갖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보험료가 10퍼센트 인상됐다.
비록 트럼프가 오바마케어를 뒤엎지는 못했지만, 그는 자신이 위협한 대로 “오바마케어가 실패하게끔” 실질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더 우파적인 연방대법관들이 그 법을 전면 폐지하기를 바란다.
그의 공격으로 지금 미국에는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이 2700만 명이 넘는다. 반면 보험회사들은 주머니 두둑하게 이윤을 벌어들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새로 갈등을 부추기다
트럼프는 제국주의적 과업을 밀어붙여 왔다. 그리고 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도 이 문제에서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고 있다.
트럼프는 특히 중국의 경제적·정치적 부상을 약화시키려고 노력했다.
2019년 미국은 수천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인상했고 미국 내 중국 기업의 활동에 제약을 가했다.
또한 트럼프는 2018년에 이란 핵협정을 탈퇴했다. 그는 이란에 제재를 가했고 심지어 팬데믹 상황에서도 제재를 유지했다. 이란에서 필수 의약품과 장비가 부족하게 될 텐데 말이다.
트럼프는 2017년 북·미 관계를 놓고 “화염과 분노”를 운운하며 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2019년이 되면 그는 독재자 김정은과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으스댔다.
트럼프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를 짓밟았다. 2017년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그곳으로 이전시킨 것이다.
미국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도 탈퇴했는데 인권이사회의 소위 “이스라엘에 대한 고질적 편견”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민자들과의 전쟁을 선포하다
이민자에 대한 트럼프의 끝없는 공격은 그의 임기 내내 지속됐고, 그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강력한 인종차별주의자 중 한 명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는 미국으로 유입되는 난민의 수를 연간 1만 8000명 아래로 제한하겠다는 2016년 선거공약을 인정사정없이 고수했다.
그리고 임기 첫 주에 무슬림 혐오적인 “무슬림 입국 금지”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는 난민 입국을 120일 동안 금지했고 이라크,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 시민들의 미국 여행을 90일 동안 막았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5400명이 넘는 아이들을 부모에게서 떼어냈다. 아이들은 이민자 수용소에 강제로 수용돼 철창에 갇혀야 했다.
이민자들은 장기간 구금, 과밀한 환경, 열악한 위생 기준을 견뎌야 했고 심지어는 강제 불임수술을 당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1000마일(약 3000킬로미터)에 이르는 콘크리트 벽을 미국-멕시코 국경에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2020년 9월까지 341마일의 벽이 완성됐다. 그러나 새로 지어진 장벽은 10마일이 채 되지 않는다.
트럼프는 멕시코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게 할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장벽 프로젝트의 재원은 미국 국고에서 나가고 있다.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무관용” 방침 아래 미국으로 입국하는 이민자를 막기 위해 수많은 경찰력을 파견했고, 이민자에 대한 직접 발포까지 운운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정책들은 저항에 부딪혀 왔다.
2017년, [트럼프의 이민자 탄압 정책에 맞서는] “이민자 없는 날” 집회는 사람들에게 출근 거부와 등교 거부, 불매를 호소했다.
그리고 미국 전역의 공항에서는 [무슬림 국가] 입국 금지 명령에 항의하러 수많은 시위대들이 나섰다.
낙태권이 중대한 위험에 처하다
트럼프는 그의 여성혐오를 애써 숨기려 하지 않는다. 최소 26명의 여성이 트럼프를 성 관련 위법행위로 고소했다.
그는 확고한 낙태 반대론자다.
2019년 트럼프 행정부는 가족 계획 시설들에 주어지는 공적 지원금을 제약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의료인이 지원금을 받으려면 낙태 시술 정보를 여성들에게 제공하거나 낙태 시술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또한 트럼프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려는 운동을 주관했다. 이 판결은 1973년 연방대법원이 여성들의 낙태를 일부 허용한 판결이다. 트럼프 탓에 몇몇 주에서는 낙태를 받기가 사실상 힘들게 됐다.
[약 임신 6주부터 낙태를 금지하는] “심장박동 법안”, 각종 규제, 낙태클리닉 폐쇄, 치솟는 의료비는 모두 가난한 여성들이 임신·출산 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렵게 한다.
그러나 그의 반낙태 법안들은 여성들의 낙태를 막지 못한다. 결국 가난한 여성들은 위험하고 불법적인 시술에 기대게 된다.
트럼프 집권에 맞서는 저항의 포문을 연 것은 2017년 1월에 열린 여성 행진이었다. 이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시위였다.
총 500만 명 이상이 행진했고 워싱턴DC에서는 4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여성의 권리, 건강보험 개혁, 임신·출산의 권리, 성소수자 권리를 요구했다.
기후 위기를 가속시키다
트럼프는 여러 차례 기후변화가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2017년 3월 그는 오바마의 청정전력계획을 폐기해 석탄 산업과 자동차 산업을 되살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화석 연료 산업을 보호하고 수입 태양광 패널에는 30퍼센트의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태양광 발전 비용을 높이고 일자리를 줄였다. 태양광 발전 산업은 석탄 산업보다 거의 4배 많은 노동자들을 고용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트럼프는 2016년에 발효된 파리 협정에서 탈퇴 절차를 밟고 있다.
2020년에 일어난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산불은 340만 에이커[서울 면적의 23배] 이상을 불태웠다. 그러나 트럼프는 기후변화가 아닌 산림 관리 부실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트럼프는 아래로부터의 반대에 부딪혔다.
트럼프 취임 100일째가 되던 날, 미국 전역 300곳에서 기후대중행진이 열렸다.
그리고 2019년 9월 기후 파업 기간 동안에는 50개 주에 걸쳐 1000건 이상의 파업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