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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대선 후보 토론:
변화를 약속하는 척하는 카멀라 해리스

트럼프와 경쟁하는 위선자 카멀라 해리스 ⓒ출처 Wikicommons/Gage Skidmore

카멀라 해리스가 대선 토론에서 이기긴 했지만, 당선은 전혀 장담할 수 없다.

9월 10일 저녁(현지 시각) 토론은 그 중요성이 과장된 한판의 검투사 경기였다. 호사가들은 이 토론에서 이기면 11월에 백악관에 입성할 길이 열릴 수 있다고들 한다. 한순간의 실수나 허를 찔리는 모습을 보이면 굴욕당하고 낙선할 수도 있다고도 한다.

이런 요란한 과장을 걷어 내고 보면, 해리스와 트럼프가 추구하는 대선 선거 운동 전술이 무엇인지 그 토론에서 볼 수 있다.

트럼프는 저항 세력인 양 행세해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민주당의 사법적 마녀사냥의 희생자임을 대중에 상기시키려 애썼다. 민주당이 자신을 괴롭혔기 때문에 암살당할 뻔했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불법 체류자”에 대한 불평을 숱하게 쏟아 냈다. “감옥에서, 정신병원에서 나온 수백만 범죄자들이 우리 나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트럼프는 이민자들이 오하이오주(州) 스프링필드에서 다른 사람들의 반려견을 잡아먹고 있다는 인종차별적 거짓말을 되풀이했다. 사회자는 이민자들이 개를 잡아먹는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전 세계에서 범죄자들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에 전 세계의 범죄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범죄, 즉 “이민이라는 범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도 했다. 사회자는 미국에서 폭력 범죄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기서 진실은 중요치 않았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인종차별과 혐오를 비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이민자들이 사회에 얼마나 많이 기여하는지 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해리스는 그러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대신 해리스는 트럼프가 지루하고 피곤한 인간이라고 비난했다.

부통령 재임 중에 해리스는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어오는 이민자들을 공격하며 “제발 좀 오지 마라” 하고 불평했다.

임신중지권 방어 문제는 수많은 미국 유권자들이 중시하는 쟁점이다.

트럼프는 버지니아주(州) 민주당 주지사가 아기 처형을 허가했다고 주장했다. 사회자는 출생한 아기를 살해하는 것이 합법인 주는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둘째가라면 서러울 기회주의자인 트럼프는 임신중지를 혐오하는 마음보다 선거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트럼프는 자신이 “미국 역사상 가장 강경한 반(反)낙태 대통령”이라고 선언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이 당선하면 미국 전체에서 임신중지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릴지에 관해 가타부타 말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 JD 밴스는 트럼프가 그런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밴스가 그 문제에 관해 아는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바이든 정부의 역겨운 신자유주의, 전쟁 몰이, 인종차별 정책을 모두 지지했다.

하지만 해리스는 바이든에게 환멸을 느끼는 좌파·자유주의·진보 성향 표를 민주당으로 다시 모으고 싶어 한다. 해리스는 임신중지권을 굳건히 방어하는 수호자를 자처함으로써 그렇게 하고자 한다.

해리스는 ‘로 대 웨이드’ 판결로 보장되던 임신중지권을 되살리기 위해 어떤 법안에든 서명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임신중지권을 헌법상 권리로 보장하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폐기된 것은 바이든과 해리스의 임기 중이던 2022년이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보호하는 연방법을 제정하지 않은 것은 다름 아닌 바이든-해리스 정부였다. 그런 법을 제정하겠다는 것이 2020년 대선 공약이었는데도 말이다.

트럼프에게는 선거 운동에 쓸 비장의 카드가 있다. “해리스는 멋진 것들을 죄다 하겠다고 말한다. 그런데 왜 이제까지는 그런 일들을 하지 않았나? 해리스는 3년 반 동안 권좌에 앉아 있었다.”

트럼프는 노동계급의 임금이 삭감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불평등이 심화된 신자유주의 시대 30년 동안 쌓인 대중의 분노를 자양분 삼는다. 트럼프는 그 분노의 상당 부분을 자기 지지로 끌어들였다. 이를 위해 인종차별을 부추기고, 이민자를 희생양 삼고, 대중의 분노가 향하는 대상을 진정한 권력층에서 “리버럴 엘리트”로 뒤틀고 있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말한다. 해리스가 경찰 예산을 삭감하고, 감옥에 갇힌 미등록 이주민의 성전환 수술을 지지하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프래킹*을 금지하고, 총기를 몰수할 것이라면서 말이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해리스는 국내에서는 친자본주의 정책, 국외에서는 친제국주의 정책이라는 별다를 것 없는 정치를 대표한다.

해리스는 새로운 것을 제시하는 척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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