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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참사 진정한 책임자 윤석열의 책임 전가 위한 야비한 수작

11월 22일 유가족 최초 기자회견.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와 울음 소리로 가득했다 ⓒ이재혁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곧 49일이 된다. 서울 한복판에서 158명이 아깝디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그날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드러날 때마다 ‘살릴 수 있었는데’ 하는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고 이지한 씨의 어머니 말처럼, “[이태원 참사는] 초동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어난 인재이며,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다.

본지가 참사 초기부터 논증해 왔듯이, 이 “부작위에 의한 살인”은 윤석열의 잘못된 공권력 배치 우선순위가 낳은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결과였다.

참사 당일 공권력 배치의 우선순위는 대중의 안전이 아니라, 정부 비판 집회에 대한 감시(공안)와 마약 단속에 있었다. 이태원에 인파가 몰리리라는 것이 뻔히 예상됐는데도 말이다. 따라서 이번 참사의 직접적 책임은 대통령 윤석열에게 있다. (본지 440호의 ‘이태원 참사, 왜 윤석열 책임인가?’를 보시오.)

그런데도 정부는 책임 전가 위해 비열한 짓들을 하고 있다. 최근 유가족들이 폭로하고 MBC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검찰은 일부 유가족에게 ‘마약 부검’을 권유했다. 또, 경찰이 참사 희생자들의 유류품에도 일괄 ‘마약 검사’를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검사 결과, 마약 성분은 나오지 않았다.)

‘마약 부검’

이태원 참사가 ‘마약과의 전쟁’ 때문이라는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증거를 찾아내려 한 것이다. 또한 참사 당일 이태원에 배치된 경찰 병력의 다수(80명)가 마약 단속에 투입됐지만 실적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 자신도 이태원 참사가 ‘마약과의 전쟁’에서 비롯했다는 점을 초기부터 분명히 인지했던 듯하다.

참사의 책임을 전가할 속죄양을 찾기 위한 악랄한 수작이자 지독하게 모욕적인 윤석열 정부와 검‍·‍경의 행태에 유가족들은 “우리 애 두 번 죽이는 것”이라며 분개했다.

희생자들의 유류품에도 ‘마약 검사’를 한 경찰 ⓒ조승진

권위주의 통치를 정당화하는 명분인 ‘마약과의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에도 서울중앙지검은 ‘재벌 3세 마약 일당 검거’라는 ‘성과’를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마약과의 전쟁’의 허구성과 문제점은 본지 441호 ‘마약과의 전쟁 ─ 고통 전가 위한 거짓 명분’을 보시오.)

최근 새롭게 드러난 정부의 책임 회피 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윤석열이 참사 직후 대책회의에서 “참사” 대신 “사고”라고, “피해자‍·‍희생자” 대신 “사망자‍·‍사상자”라고 쓰게 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압사”라는 표현도 쓰지 못하게 한 것이 밝혀졌다. 참사의 진상을 축소하려고 골몰하는 것이 또 한 번 확인된 것이다.

유가족 통제

유가족들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참사 직후 정부가 유가족들을 모이지 못하게 하려고 애쓴 정황도 속속 폭로됐다. 유가족이 뭉쳐 저항에 나설까 봐 사전 차단한 것이다.

정부는 장례식장에 공무원들을 보내 죽치고 앉아 있게 하거나, 장례 비용 얼마 쥐여 주며 사태를 하루빨리 끝내려 했다. 다른 유가족을 만나 보고 싶다는 간절한 요청도 거절했다. 그래 놓고 한 언론사에서 희생자 명단을 공개하자 역겹게도 “2차 가해” 운운했다.

고 김이서 씨(가명)의 언니는 동생의 유골함이 안치된 납골당에 매일 가서 다른 유골함의 날짜를 확인했다고 한다. 10월 29일이나 30일이 적힌 유골함을 13개 찾아냈고, 그 주변에서 무작정 기다려서 다른 유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뉴스타파〉 보도)

“참사 17일이 지나서야 수소문 끝에 겨우 유족 몇 분을 만날 수 있었다. 그것도 아무 지원 없이 무슨 비밀 공작하듯이 말이다.”(고 이민아 씨의 아버지)

그런데 이토록 뻔뻔한 참사 책임자들(대통령 윤석열, 행안부장관 이상민, 법무부장관 한동훈, 경찰청장 윤희근 등)은 조사 대상조차 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화물연대 파업을 얼토당토않게 이태원 참사에 빗대며, 고물가‍·‍고유가 고통에 맞서 저항에 나선 화물연대 노동자들을 가혹하게 탄압하는 것을 진두지휘했다. 사악하기 짝이 없는 자들이다.

꼬리 자르기 수사

참사가 일어난 지 49일이 다 되도록, 보고서 삭제 의혹이라는 결과적 문제로 경찰관 2명이 구속됐을 뿐이다. 게다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의 구속영장은 기각돼,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은 더 줄었다. 반면, 경찰은 참사 직후 폭로된 민간 사찰 보고서의 유출자를 신속하게 색출하고 징계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가 애초부터 꼬리 자르기를 위한 것이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유가족들은 “부실한 ‘셀프 수사’” 아니냐고 비판했다.

국회 상황도 예상대로 시간 벌기로, 답답하긴 매한가지다. 국정조사는 제대로 진행되는 게 없고 오히려 정부가 위기에서 빠져나올 기회만 주고 있다.

벌써 약속한 국정조사 일정(45일)의 3분의 1이 흘러갔다. 하지만 예산안 통과와 이상민 해임건의안을 놓고 국민의힘과 민주당 사이에 설왕설래만 있을 뿐이다. 심지어 12월 1일 유가족과 국정조사 특위 면담에 국민의힘 의원은 전원 불참했다. 유가족들은 국회 바닥에서 무릎 꿇고 오열해야 했다.

왜 우리가 이런 꼴을 봐야 하는가?

이태원 참사는 윤석열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를 선명하게 제시했다. 이 참사는 윤석열의 경찰력 오용 통치가 낳은 비극이자, 앞으로 일어날 더 큰 비극의 예고편일 수 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정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앞으로의 우리 삶을 위해서라도 윤석열을 끌어내려야 한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윤석열에 책임을 묻는 윤석열 퇴진 집회 참가자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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