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동영상 시사/이슈 톡톡:
난관에 봉착한 윤석열의 노동개혁
노동시간 개악, 정말 물러서게 하려면? 노조회계, 노동관행 문제삼는 이유

안녕하세요. 노동자연대TV의 [시사/이슈 톡톡]입니다. [시사/이슈 톡톡]은 이런 시사·쟁점 어떻게 봐야 하는지, 팩트부터 배경, 논쟁점까지 좌파적 관점에서 살펴봅니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 초부터 사활을 걸고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죠. 이를 위해 노동조합의 회계나 소위 부당한 노동관행을 문제삼고, 세대간 갈등을 부추겨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노동시간 개혁안에 MZ 세대마저 불만을 터뜨리면서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이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이럴 때 윤석열 노동개혁에 대해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살펴보는 게 의미가 있을 거 같네요.

오늘 [시사/이슈 톡톡]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노동개혁을 왜 그토록 강조하며 핵심 내용은 무엇인지 살펴보려 합니다. 노조 회계와 노동 관행을 문제삼는 이유는 무엇인지, 노사법치나 조합원 개인 권리를 강조하고 나선 이유 등도 알아 보겠습니다.

또, 민주당은 노동개악에 어떤 태도인지, 노동조합 지도부와 노동계 정당이나 단체는 어떤 입장과 태세로 이 문제에 대응하고 있는지도 들여다 보겠습니다.

오늘은 노동자연대 회원이자 현재 노무사로 일하고 있는 김광일 씨를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윤석열 정부가 노동개혁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데요. 한국의 미래와 미래 세대의 운명이 달렸다면서 말이죠. 우선, 윤석열 정부가 노동개혁을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를 먼저 짚어 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지금은 여러 위기가 겹쳐진 복합 위기의 시기입니다. 특히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노동개악은 경제 위기에 대한 윤석열 정부와 지배계급의 대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 속에서 국제 경쟁력을 키우고 이윤을 지키려면 노동자들을 더 쥐어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을 더 오래 일 시키고 임금을 깎는 식으로 말이죠. 한국 자본가계급과 그들을 대변하는 윤석열 정부에게 노동개악은 매우 실질적이고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노동자들의 처지도 지난 몇 년간 계속 나빠졌습니다. 제가 노무사인데요, 지난해 노동자들과 상담한 사례의 통계를 내봤더니 임금 체불과 퇴직금 체불 문제가 가장 많았습니다. 생계비 문제가 큰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노동개악을 순탄히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정부는 중장년과 청년 세대를 갈라치기 하려고 하는데, 이번에 소위 MZ노조가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정책에 반대하고 나선 것을 봐도 노동개악 추진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윤석열 정부는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고,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노동자층이 청년과 취약층의 조건을 악화시키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노동개혁 추진력을 얻으려는 것이죠?

네. 이런 식으로 노동자들을 이간질해서 각개격파하려는 전술은 역대 정부가 다 이용했습니다. 노동자 간 격차 문제를 부각해서요. 윤석열 정부에게 특히 두드러지는 점이 있다면 노동관행과 노동조합을 규제하려고 달려드는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노동조합의 힘이 너무 세서 산업 현장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고 말합니다. 말도 안 되는 얘기죠. 최근 고용노동부가 노동자에게 유리한 노동관행을 공격하는 명분을 쌓으려고 노사부조리신고센터를 운영했는데요. 결과를 열어보니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가 81퍼센트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이게 현실이죠.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여러 위기에 직면해 노동자들을 더 쥐어짜려면 세계적으로도 강성으로 소문난 노동조합을 규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노동자들이 조건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시간 연장과 임금 삭감을 달성하려면 노동자 저항이 일어나기 어렵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죠.

그래서 노동조합을 부패 집단처럼 몰면서 노동조합을 규제하려 하는데요. 이것이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의 일부로서 맞물려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러면 얘기가 나온 김에 윤석열 정부가 하겠다는 노동개혁의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정리를 해 주시죠.

제가 노무사로서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다보니 대선 때부터 윤석열의 노동정책을 관심 있게 추적했는데요. 지난해 연말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윤석열 노동개혁 내용을 구체화했고, 현재 그 청사진에 따라 개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여러 사안이 있지만 윤석열 노동개혁을 크게 두 차원에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노동조건과 관련된 것입니다. 노동시간 유연화, 직무성과급제로의 임금체계 개편, 근로자파견 대상 업종과 기간 확대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장시간 몰아치기 노동을 시키면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경쟁을 부추기며 전체 임금수준을 낮추는 임금체계를 도입하고, 고용의 유연화를 꾀하겠다는 것입니다.

둘째, 노동자들의 집단적 행동을 제약하는 것입니다. 노동조합이 집단적 투쟁, 즉 힘으로 조건 개선을 강제하는 것을 규제하겠다는 것입니다. 노동조합의 부당노동행위라는 말도 안 되는 이름으로 말이죠. 특히 쟁의행위에 대한 대체인력 투입을 확대하고, 생산현장 점거를 금지하려 합니다. 이런 조처들은 파업의 효과를 심각하게 떨어뜨릴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노사법치 확립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고 어떤 조처를 취하려는 건가요?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상식입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집단으로 단결하는 것을 통해서만 힘을 발휘하고 요구를 관철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현재 조건이나 권리는 그나마 이런 투쟁을 통해 쟁취하고 지켜온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법치는 바로 여기에 제약을 가하려는 것입니다.

법무부장관 한동훈이 “반법치 행위”로 꼽은 사례를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 한동훈은 “국가 경제와 국민 불편을 볼모로 한 불법 집단 행동, 산업 현장에 만연한 채용 강요·금품 갈취·공사 방해 등 이익집단의 조직적 불법 행위”를 문제삼았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우선 법 절차를 지키지 않은 집단행동을 엄벌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미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등에 이런 강경 대응을 했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합법적인 집단행동을 하기 어렵도록 제약 규정을 강화하려 할 것입니다.

또,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비공식적인 관행들을 깨겠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건설노조 타워크레인 조합원들의 월례비가 그런 사례인데, 윤석열 정부는 이를 부당한 금품 갈취 취급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건설노조 언급을 하셨는데요. 관련 얘기를 좀더 해보겠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문제가 되는 노동관행의 대표 사례로 노조 측이 채용과 임금 등 차별을 강요하는 행위를 제시하며 건설노조를 폭행 협박을 일삼는 집단 취급하고 있는데요. 윤석열 정부는 왜 이렇게 건설노조를 집중 공격을 하고 있나요?

화물연대 파업 이후 윤석열 정부가 그 다음으로 공격을 집중시킨 노동조합이 바로 건설노조입니다. 건설노조에 대한 “200일 전쟁”까지 선포했죠.

건설노조는 지난 수년간 싸워서 임금을 인상시키고 조직을 크게 확대한 부문입니다. 노동자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건설 노동자들이 지난 수년간 노동조건을 개선해 온 방식은 윤석열 정부가 확립하려는 노사법치에 정면 배치되죠. 그러니 여러모로 눈엣가시입니다.

노동운동과 좌파는 정부의 건설노조 공격을 분명하게 반대해야 합니다. 특수한 조건에서 비롯한 그 노조만의 문제라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정부가 정조준하는 것은 집단 행동을 통한 조건 개선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공사를 저지하는 집단행동뿐 아니라 타워크레인 월례비, 조합원 채용 요구 등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정부는 타워크레인 월례비를 부당한 금품 취급하는데 사실상 투쟁으로 쟁취한 임금입니다. 얼마 전 광주고법도 월례비의 임금 성격을 인정하는 판결을 했습니다.

물론 모든 문제가 그렇듯이 어떤 관행은 개선해야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채용 요구를 조합원으로 제한하면 더 큰 단결을 저해할 우려가 있죠. 그러나 요구의 적절성 여부는 노조 내에서 민주적으로 토론하고 결정해야 하는 문제이지 정부 규제와 탄압의 대상이 돼선 안 됩니다.

윤석열 정부는 노조 회계의 투명성을 문제삼고 있고, 이를 최근 발표한 〈불합리한 노동관행 개선 방향〉에도 담았는데요. 노조 회계를 문제삼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노동조합 일부 지도부의 일탈적 부패가 있기는 하지만 정부는 이를 침소봉대하며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노동조합을 부패 집단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냅니다.

정부가 노동조합 회계에 간섭하려는 것은 노동조합에 대한 규제의 일환입니다. 조합비 거두는 방식이나 사용처를 규제하면 노조를 약화시키고 쟁의 행위에 브레이크를 거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윤석열 정부는 조합비의 사용처를 문제삼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조합원 신고를 근거로 “조합비를 납부하고 있지만 큰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조합비가 강경 투쟁, 불법 파업, 반미 정치선동, 폭력에 쓰인다고 비난했고, TV조선은 공무원노조의 해고자 생계비 지원을 문제삼기도 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회계 공시시스템을 구축하고 이에 응하면 보조금 지원을 우대하겠다고 합니다. 보조금을 이용한 길들이기 방안이기도 한 것입니다.

좀 전에 고용노동부가 조합원 신고를 근거로 조합비 사용처 문제를 제기한 사례를 언급하셨는데요. 요즘 윤석열 정부는 마치 자신들이 조합원 개인의 권리를 위해 노조 지도부의 조합비 부당 집행이나 집회 동원 등의 관행을 문제삼는 것처럼 말합니다. 과연 그런가요? 정부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가요?

노동조합으로부터 개별 조합원의 권리를 지키겠다는 것은 과거 미국이나 영국 정부가 노동조합을 공격할 때 써먹었던 논리이기도 합니다. “노동자에게는 노동3권을 행사하지 않을 네 번째 권리가 있다”고 말입니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조합원의 파업 이탈이나 파업 파괴 행위에 대한 노조의 징계와 규율 조치는 개인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됩니다. 마찬가지 논리로, 파업 찬반 여부를 공개 토론과 표결로 해선 안 되고, 비밀 우편 투표로 해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조처들은 노동자 집단 행동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집단 행동만이 노동자들의 조건 개선과 권리를 쟁취하는 유일한 수단인데 말이죠. 윤석열 정부가 노리는 것이 바로 이런 효과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것은 조합원과 노조 지도부를 대립시켜 노조 지도부를 약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개별 조합원 권리와 집단 행동을 대립시켜 집단 행동을 약화시키려는 조처라는 점입니다.

이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일부 노조 지도부가 조합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등의 논리로 집단 행동을 제약하는 정부 규제를 일부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혼란에 빠져 좌파적인 태도를 견지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정책이 큰 불만을 사고 있는데요. 청년층의 환심을 사려고 ‘한달 살이’ 장기휴가 같은 얘기도 했지만 먹히지 않았죠. 윤정부의 노동시간 정책의 핵심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윤석열 정부가 3월 6일 노동시간 개혁안을 발표하고 입법예고했는데요. 개악안의 핵심 내용은 일감이 많을 때 몰아 일하고 없을 때 쉬게 하는 노동시간 유연화 강화입니다.

정부는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선택권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는데요. 자본주의 체제에서 노동시간을 선택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노동자는 거의 없습니다. 사용자가 필요할 때 일 시키기 좋도록 하는 것일 뿐이죠.

실제로 윤석열 정부는 연장근로 운영 단위기간을 현행 주에서 월·분기·반기·연간으로까지 확대해서 1주 최대 69시간 이상 근무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연장근로 수당도 없이 말입니다. 정부는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도입하며 몰아서 쉬라고 하는데요. 현실은 연차휴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데 장기휴가가 웬말이냐는 불만이 터져나왔죠.

제가 얼마 전 어느 노동조합으로부터 의견서 작성을 요청 받았는데요. 그 사업장은 연차휴가를 사용하려 해도 대체할 인력이 없어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었습니다.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인데도 말입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또 정부는 근로자대표제도를 명문화하면서 근무형태나 직무특성별로 일부 노동자들이 연장근로 단위기간 확대 여부를 수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이는 노동자들을 이간질시키고 장차 직무성과급제 도입에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정책이 큰 불만에 직면했는데요, 정부가 장시간 노동, 노동시간 유연화에서 한 발 물러설까요?

노동시간 개악안에 대한 불만이 하도 커서, 윤석열이 직접 나서 재검토를 지시했는데요. 이는 세대간 이간질이 잘 통하지 않고, 이 정부가 강력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징용 배상를 둘러싼 한일관계 문제로 불만이 큰 시점과 맞물린 것도 정부에게는 곤혹스러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노동시간 유연화 기조를 철회하지 않은 채 포장만 조금 바꿔서 추진하려 할 것입니다. 이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지금처럼 불만이 표면화됐을 때 기회를 놓치지 말고 맞서 싸워야 후퇴를 강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서 민주당은 어떤 입장인가요? 민주당 정부 시절에도 노동시간 유연화나 쟁의 제한 조처들이 추진됐는데요.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재명 당대표는 한국노총 지도부를 만나 노동개악에 맞서 공동대응하기로 했습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노동시간 개악에 대해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노동시간 개악안에서 장시간 노동 문제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노동시간 유연화와 임금 보존에는 사실상 침묵합니다. 노동관행이나 집단행동에 대한 공격도 제대로 방어하지 않습니다.

이런 불철저한 반대는 민주당의 노동정책과 관련이 있습니다. 민주당 정부 시절에 그들은 노동시간 유연화, 쟁의 제한, 고용유연화를 추진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와 노조법의 점거 금지 조항을 법제화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기간제법을 제정했고, 김대중 정부는 파견법을 제정했습니다.

최근에도 민주당은 노조법 2조와 3조 개정에 대해 불필요한 양보를 강요했습니다. 경우에 따라 노동계와 그 정당이 민주당과 전술적인 제휴를 할 수 있겠지만, 민주당에 의존하지 말고 독립적으로 대중 투쟁을 하는 데 강조점을 둬야 합니다. 그래야 윤석열 정부의 개악에 제동을 걸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 지도자들, 노동계 정당이나 단체들의 입장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다들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에 반대하는 입장인데, 실제 투쟁 태세는 어떻고 어떤 대안을 내놓고 있나요?

말씀하신 대로 윤석열의 노동개악에 반대하지 않는 노동조합이나 노동단체는 없죠. 소위 MZ노조도 노동시간 개악을 반대하고 나섰으니까요. 그러나 노동개악의 구체적 이슈에서는 의견 차이가 있습니다.

가령 장시간 노동에는 반대하지만 노동시간 유연화 필요성은 인정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유연화가 경력단절 여성들에게는 이롭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장시간 노동과 유연화는 흔히 맞물리고 이번 개악도 그렇습니다. 이는 여성 노동자들의 처지에도 악영향을 끼치죠.

또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양합니다. 직무성과급제 도입에는 반대하면서도 대개 호봉제를 고수하기 어렵다고 보고, 제대로 된 직무급제를 도입해야 한다거나 노조가 직무평가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일부 급진좌파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임금체계조차 없는 실정이라며 최저임금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기도 하는데요. 이는 사실상 임금개편 공격을 회피하는 태도입니다.

이처럼 노동조합과 노동계 정당/단체 일부가 유연성이나 임금체계 개편을 부분 수용하거나 혼란을 보이는데요. 이것은 노동조합도 생산성과 경제 성장을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노동자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오랫동안 노동운동에서 받아들여진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태도로는 지금 같은 경제 위기 속에서 노동자들의 조건을 지키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약에 어떻게 맞서야 할까요?

앞서 질문하신 현재 노동운동의 투쟁 태세를 먼저 얘기하죠. 현재 민주노총은 메이데이에 20만 시위를 하고, 7월에 산별·의제별 파업과 민주노총 총파업대회를 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국노총도 노동개악 저지를 위해 총력투쟁 체제로 개편한다고 하고요.

노동조합은 덩치가 큰 조직이라 빠르게 움직이기 어려운 조건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미 노동시간 개악안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고, 건설노조처럼 두드려 맞는 노조도 있는 상황에서 투쟁을 몇 개월 뒤로 잡아 놓은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노동시간 개혁안에 세대를 불문하고 불만이 크고, 한일관계와 맞물려 윤석열 정부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지금이, 노동자들이 노동개악에 맞서 투쟁에 나서기도 좋은 때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의 노동개악은 포괄적이고 총체적 공격입니다. 부문의 조건이 서로 다르니 함께 싸우기 어렵다거나 지금은 “나만 아니면 돼!” 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다중의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노동개악을 추진하는 만큼 우리 측도 이간질에 맞서 단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좌파는 이간질에 맞서는 정치를 제공하고, 노동 개악에 대한 불만과 투쟁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다른 다양한 불만이나 퇴진 투쟁과 만나도록 애써야 합니다.

이메일 구독, 앱과 알림 설치
‘아침에 읽는 〈노동자 연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빠짐없이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