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11월 19일 200여 명이 행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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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부산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이 성공적으로 열렸다.
이번 이-팔 전쟁 이후 부산에서는 처음 열린 집회·행진이었는데 200여 명이나 참가했다. 한국인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이집트·파키스탄·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모로코·남아프리카공화국·러시아·우즈베키스탄·프랑스·영국·미국 등 여러 나라 출신의 사람들이 참가했다. 그야말로 국제적인 팔레스타인 연대 목소리가 부산에서 울려 펴졌다.
참가자 모두 열의가 높고 능동적이었다. 집회 시작 전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준비한 배너와 팻말을 들고 유인물을 나눠 주며 거리의 사람들에게 집회를 홍보했다. 집회 도중에 잠깐이라도 조용해질 새면 누군가 나서서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집회·행진 내내 참가자들은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쳤다.
사회자는 이날 집회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수백만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일부임을 알렸다. 집회에서 두 명의 발언자는 모두 이스라엘의 범죄 행위를 규탄하고 팔레스타인 저항에 연대할 것을 강조했다.
집회 첫 발언은 오선희 노동자연대 활동가였다.
“얼마 전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은 노동당·녹색당·정의당이 설치한 현수막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현수막에는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는 구호가 쓰여 있었습니다. 진정 철거되거야 할 것은 전범국가 이스라엘입니다. 함께 외쳐봅시다. From the river to the sea! Palestine will be free!”
두 번째 발언은 이번 집회 개최를 위해 애를 쓴 이집트인 아므르가 맡았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수십 년 동안 끔찍한 억압을 겪고 지금도 포위 공격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들은 영웅적인 용기와 저항을 보여 주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정권들은 이스라엘의 범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 자행되는 범죄 행위에 눈감는 것은 치욕적인 일입니다. 정의가 실현될 때까지 문을 두드립시다. 진실은 승리할 것입니다. 요르단강에서 지중해 바다까지 자유롭고 독립된 팔레스타인 만세!”
짧은 집회가 끝나고 행진이 시작됐다. 대로로 나선 참가자들은 목 놓아 구호를 외쳤다. 활력 있는 집회 대열은 주말 도심에 있는 시민들의 주목을 모았다. 집회 시작 당시 150여 명이던 대열이 행진 중에 계속 늘어났다. 준비한 팻말이 동났다.
정리 집회에서는 팔레스타인 유학생의 편지를 대독했다. 그의 가족은 가자지구에 있고, 며칠째 가족과의 연락이 두절됐다.
“‘지금 거신 번호로 연결할 수 없습니다. 나중에 다시 시도해 주세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 때 이 음성메시지를 듣는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들이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건 아닌지 궁금합니다. 굶주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거기에 물이 있나요?
“지금 가자지구에서는 하루 평균 300명씩 무고한 영혼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량 학살입니다. 우리는 숫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학생, 교사, 어머니, 자녀입니다. 우리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삶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저의 희망입니다. 용감하게 시간을 내어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팔레스타인 저항을 위해 싸우는 모든 양심에 감사드립니다. 팔레스타인이여, 해방하라.”
조금 전까지 열정적으로 구호를 외치던 참가자들이 모두 숨을 죽이고 팔레스타인 유학생의 메시지를 들었다. 그리고 목청껏 다시 외쳤다.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 “프롬 더 리버 투더 씨 팔레스타인 윌 비 프리”
정리 집회까지도 계속 새로운 사람들이 대열로 들어왔다. 구호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다음 집회가 있을 것이라는 공지에 귀를 기울이고 더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오겠다고 서로 약속했다. 팔레스타인 연대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참가자들의 다양한 구성과 활력은 앞으로 이 운동이 더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연대를 확대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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