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 9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행진:
의도적으로 가자 병원 공격한 이스라엘을 규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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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오후 2시 이스라엘 대사관 건너편 무교동 사거리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이번이 9차 집회였다(애초 8차로 공지됐으나 주최 측이 정정했다). 10월 7일 하마스와 그외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들의 기습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잔혹한 보복이 시작된 후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팔레스타인인과 아랍인, 한국인, 백인 등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이 참가했다. 그에 맞춰 영어와 아랍어 통역도 제공됐다.
또, 한국의 36개 단체가 이 집회에 연명해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지지를 보냈다.
“전범 국가 이스라엘, 학살을 중단하라!” 집회 참가자들은 이스라엘군의 병원 공격에 특히 분노했다. 이스라엘은 고의로 가자지구의 병원들을 집중 공격하며 인종 학살을 벌이고 있다.
또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이여 독립하라(From the River to the Sea, Palestine will be free)!” 구호를 어느 때보다 힘차게 외쳤다. 며칠 전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이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대사관 앞에 건 노동당·녹색당·정의당에 감히 현수막 철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 구호는 이스라엘의 점령과 억압을 끝내고 팔레스타인이 요르단강부터 지중해까지 완전히 해방돼야 한다는 의미다.
세 정당은 이스라엘 대사관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았고, 해당 현수막은 이 날도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보란 듯이 걸려 있었다.
이스라엘 대사관은 추방돼야 마땅하다는 팻말을 만들어 온 대학생들도 여럿 있었다. 대사관은 전범 국가의 구성물로 이들이 한국에서 학살 범죄를 정당화하는 활동을 하도록 그냥 둘 수 없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인 청년 주마나 알라바비디 씨가 첫 발언에 나섰다. 그녀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지속적인 연대를 호소했다.
“지금 이스라엘이 벌이는 학살로 인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분노와 좌절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우리 팔레스타인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스라엘에 즉각 휴전을 요구합니다. 주변 가족, 친구, 동료 등 모든 사람들에게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설득해서 맥도날드, 스타벅스, 디즈니를 비롯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모든 기관과 기업들을 보이콧하고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운동을 계속 이어 가야 합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이 해방될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어서 발언한 이원웅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이스라엘의 거짓말을 폭로하고, 미국 정부와 아랍 국가 지배자들을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병원을 군사 기지로 썼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려고 온갖 거짓 증거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병원에서 발견했다는 ‘하마스의 근무표’에는 아랍어로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등 … 요일 이름이 적혀 있었을 뿐입니다.
“이스라엘군은 지금 가자 북부를 점령했다고 큰소리치지만, 하마스 전사들은 여전히 지하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세계적 연대 운동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인도적 교전 중단을 운운하지만 … 휴전에 한사코 반대하고 주변 지역에 군대를 보내고 이스라엘에 무기를 보내 왔습니다. 아랍 정부들은 수에즈 운하를 한 달만 막아도, 석유만 끊어도 서방이 벌벌 떨 텐데, 그 간단한 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직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과 세계적 연대만이 전쟁과 점령을 끝낼 수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우리도 이스라엘에 대한 한국 정부의 모든 지원과 외교 관계에 반대해야 합니다.”
최규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의사)은 가자지구 병원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저는 알시파 병원이 [이스라엘군에] 접수된 직후인 11일 온라인 화상 회의를 통해 팔레스타인 의사로부터 현재 가자지구 병원 상황들을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폭음과 연기도 적은 신종 폭탄을 사용해서 사람들이 폭탄이 터지는 것을 미처 인지하지 못해 팔다리가 절단된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만 이 달 말까지 50명의 산모가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산모와 태어난 아이들을 어떻게 살릴지 정말 막막하다고 합니다. 폭격 때문에 의약품 수송차가 아예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저격수들 때문에 의료진이 다른 건물로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처럼 병원을 공격하는 것은 전쟁에서 적군을 죽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행위입니다. 앞으로 태어날 팔레스타인 사람과 치료받고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까지 모조리 죽이겠다는, 말 그대로 제노사이드의 극단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그 팔레스타인 의사는 당장 이스라엘의 폭격을 중단시켜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 호소에 답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입니다. 우리는 보다 더 강력한 연대를 건설할 필요가 있습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힘차게 행진에 나섰다.
특히 행진을 출발하며 청계천 바로 건너편에 있는 이스라엘 대사관을 향해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이여 독립하라(From the River to the Sea, Palestine will be free)!”를 더욱 소리 높여 외쳤다.
이어서 미국 대사관이 보이는 광화문 사거리를 지날 때는 “미국 정부도 학살 공범이다” 하고 외쳤다.
이후 이스라엘 대사관을 포위하고 한 바퀴 돌 듯이 종각역, 을지로입구역, 서울시청 광장을 거쳐 다시 집회장으로 돌아왔다. 시청광장을 지날 때는 행진 대열을 휴대폰에 사진과 영상으로 담는 시민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한국 여행 중에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 참가하고 싶어서 일부러 검색을 해 봤다는 한 인도네시아인은 “유엔에서 휴전 결의안에 기권한 한국 정부와 달리 많은 한국인들이 팔레스타인 편에 서 있는 것 같다. 팔레스타인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도 이 추운 날에 집회와 행진을 연다는 게 감동적이다” 하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 전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성장 중이다. 미국 30만 명, 영국 80만 명 등 서방 제국주의의 심장부에서, 그리고 아랍 국가들에서 커다란 규모의 시위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에서는 100만 명 이상이 모이기도 했다. 이런 연대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은 물론이고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을 하려던 아랍 정부들을 곤란하게 하고 있다.
한국에서 지속되는 집회와 행진도 급성장하고 있는 국제적 팔레스타인 연대의 일부다. 최근 인천과 수원 등에서도 연대 집회와 캠페인이 열리는 등 저변도 넓혀 가고 있다(인천에선 100여 명이 참가했다). 집회에서 거듭 호소됐듯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지속하고 확대해야 한다.
주최 측은 다음 주 토요일에 10차 집회가 열린다고 공지하고 더 많은 참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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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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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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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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