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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연대〉가 뽑은:
2023년 10대 국제 뉴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국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10월 15일 오후 서울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이미진

10월 7일 하마스 등의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전쟁이 시작됐다.

그 공격은 이스라엘의 위세에 흠집을 내고, 팔레스타인과 중동 피억압 대중에게 자신감을 줬다. 이스라엘과 아랍 정권들의 수교 노력에 제동을 걸어 미국의 중동 정책에 차질을 줬다.

이스라엘은 끔찍한 학살로 보복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2만 명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190만 명이 피란민이 됐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학살에 우려를 표하지만 근본적으로 이스라엘을 옹호한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하고, 정치적으로도 이스라엘을 지원 사격하고 있다.

한편, 전례 없는 규모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다. 한국에서도 그것의 일부로서 의미 있는 규모의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수렁에 빠진 우크라이나 전쟁

서방이 지원한 우크라이나군의 대공세는 실패했다 ⓒ출처 우크라이나 국방부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가까이 이어지며 많은 인명을 앗아가고 있다.

서방은 러시아를 약화시키려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 지원했다. 서방의 집속탄 지원은 이 전쟁이 오로지 서방의 제국주의적 이익을 위한 대리전임을 다시 확인시켜 줬다.

한국 정부도 미국을 통해 포탄을 지원하고, 지뢰 제거 장비 등을 직접 지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공세는 실패로 끝났다. 젤렌스키는 국내에서 지지를 잃고 있고, 서방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지지가 시들해지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이 쿠데타를 시도했다. 푸틴은 이를 진압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 반란은 푸틴 정권의 취약성을 보여 줬다.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어느 쪽도 전쟁을 쉽게 끝내려 하지 않는다. 전쟁 반대 운동이 러시아와 서방 모두에서, 또 친서방 국가인 한국에서 벌어져야 한다.


미·중 갈등, 우여곡절 속에 악화 중

2월 5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앞바다에서 중국 ‘정찰풍선’ 잔해를 수거하는 미 해군 ⓒ출처 미 해군

2월에 불거진 중국 정찰 풍선 소동은 세계가 얼마나 위험해지고 있는지를 보여 줬다.

미국이 자국 영공으로 날아온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시키자, 양측에서 강경파가 목소리를 높이며 긴장을 높였다.

이후 미국과 중국은 정면 충돌을 피하고 상황을 관리하려 했다. 11월 바이든과 시진핑이 정상회담을 했다.

그러나 이런 일시적 긴장 완화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제국주의적 갈등은 악화하는 중이다.

10월에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군 폭격기와 중국군 전투기가 충돌할 뻔했다. 첨단산업과 그 공급망을 둘러싼 각축전도 여전하다.

제국주의적 경쟁으로 인도-태평양에서 군비 경쟁이 악화되며 불안정이 커지고 있다. 거기에는 핵무기 경쟁도 포함돼 있다.


중국 부동산 위기

매출 1위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 등 부동산발 중국 경제 위기 ⓒ출처 yoshihi

올해 8월 중국 1위 부동산 기업 비구이위안이 부도 위기에 처하고 금융 기업들의 연쇄 위기 가능성이 대두돼 중국 부채 위기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중국도 서방과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음을 보여 준다. 중국도 자본 축적 경쟁 속에 장기적으로 이윤율이 떨어지고, 세계경제 침체 속에 수출 성장률도 둔화해 왔다. 중국의 부동산 거품은 중국이 지난 수년간 정부의 경기 부양과 신용 확장에 의존하여 성장한 결과다.

중국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며 경제 성장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침체가 일부 완화될지라도, 구조적인 요인들로 인해 중국의 성장세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국 내부의 긴장을 키우고, 세계경제에도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인플레와 부채 위기로 고통받는 개도국·빈국

스리랑카에서는 외채 부담으로 인해 화폐 가치 하락, 수입 제한 정책 때문에 먹거리 물라가 치솟았다 ⓒ출처 Dennis S. Hurd

올해도 물가 상승과 부채 위기로 신흥국과 빈국의 평범한 사람들은 큰 고통을 겪었다.

2020년 이후 최근까지 14개국이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는데, 2000~2019년 19개국이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위기에 처한 신흥국들은 화폐 가치가 크게 떨어지며 물가가 치솟고 부채 이자 부담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도 그 나라 정부들은 많은 돈을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가장 가난한 91개국이 2023년 정부 수입의 16퍼센트 이상을 외채를 갚는 데 쓸 것이다.”

이런 돈은 서방의 은행가들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


트럼프, 사법 공격에도 대선 레이스 선두

내년 대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트럼프 ⓒ출처 Team Trump

도널드 트럼프는 거듭되는 사법 공격에도 내년 대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기소를 이용해 ‘아웃사이더’ 이미지를 다시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의 재부상은 중첩된 위기의 대가를 평범한 사람들에게 떠넘겨 온 미국 민주당과 바이든의 책임이 크다. 미국 노동조합 지도부와 개혁주의 좌파도 바이든을 옹호하며 민주당에 협조해, 트럼프가 다시 기회를 잡는 데 일조했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설령 트럼프가 패하거나, 만에 하나 트럼프 개인의 정치 이력이 끝난다 해도, 트럼프가 활력을 준 극우는 오래도록 활개칠 것이다.


곳곳에서 극우 부상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승리한 ‘아르헨티나판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 ⓒ출처 Javier Milei (페이스북)

새해 벽두부터 브라질에서 노동자당(PT) 대통령 룰라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극우가 쿠데타를 시도했다. 연말에는 ‘아르헨티나판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가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승리했다.

네덜란드 총선에서 극우 자유당이 승리했고, 반(反)파시즘 운동으로 황금새벽당이 해산됐던 그리스에서도 신나치 정당들이 국회에 진출했다.

선거 승리 1주년을 자축한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총리 조르자 멜로니,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올해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인도국민당(BJP) 나렌드라 모디 정부도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계속된 신자유주의 질서의 균열은 극우에게 기회가 됐고, 이제 세계 곳곳에서 그 균열이 더 커지고 있다.

극우를 분쇄할 힘은 중도와의 동맹이 아니라 계급 투쟁에서 나올 것이다.


프랑스를 뒤흔든 저항

“항만 노동자 파업 중, 항구 폐쇄” 프랑스 북부 포르모르 항의 입구를 봉쇄하며 파업 중인 항만 노동자들 ⓒ출처 CGT

프랑스 마크롱 정부가 연금 수령 연령을 2년 늦추는 연금 개악을 밀어붙이자, 노동자들이 여러 달 동안 수백만 명 규모의 시위와 파업을 벌였다. 1968년 항쟁 이래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노조 지도자들은 가다서다 파업과 띄엄띄엄 열리는 집중 시위로 행동을 제한했다. 결국 운동은 마크롱의 개악안을 저지하지 못했다.

얼마 후 경찰이 한 알제리계 청년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소요가 번졌다. 프랑스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과 사회적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 준 사건이었다. 또, 많은 프랑스 좌파들이 국가의 공격에 맞서 그 시위를 방어하는 시험대를 통과하지 못했다.

한편, 마크롱은 연이은 대규모 저항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고, 이민법 개악(6면을 보시오)에서 보듯 더한층 우경화하고 있다.


북미·하와이 산불, 리비아 홍수 … 기후 재앙 심화

8월 9일 산불로 까맣게 타버린 하와이 마우이섬 ⓒ출처 US Civil Air Patrol

11월 중순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상 일시적으로 높아졌다. 과학자들이 경고하던 재앙적 임계점에 더 가까이 다가간 것이다.

하지만 각국 지도자들의 숱한 기후 대책 약속들은 이윤 논리 때문에 속 빈 강정이 됐다. 오히려 각국 정부들은 화석 연료 체제 수호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상황은 끔찍한 기후 재난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북미와 하와이에서 초대형 산불이 났고, 리비아에서는 역대급 홍수로 수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인류의 미래를 재앙으로 끌고 가는 이윤 체제에 맞선 대중적·급진적 운동이 필요하다.


후쿠시마 핵 폐수 방류

8월 12일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7차 전국행동 ⓒ이미진

지난 8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핵 폐수 방류를 강행했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고열의 연료봉이 폭주하지 않도록 물을 쏟아부었다. 그 물과 그 주변의 지하수는 엄청난 양의 방사성 물질로 오염돼 있었다.

일본 정부는 국내외의 반대를 무시하고 이 폐수를 흘려 보낸 것이다. 이 방류가 언제 끝날지, 향후 인간과 자연에 어떤 심대한 위협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국제원자력기구, 바이든 정부는 이를 비호해 줬다. 윤석열 정부도 사실상 방류를 지지했다.

이들은 핵발전을 안정적인 전기 공급원이자 핵무기의 원료 공장이자 핵무기 기술의 보고로 여긴다. 그러다 평범한 사람들이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은 감수할 만한 일로 여기는 것이다.

후쿠시마 핵 폐수 방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논리가 매우 야만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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