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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차년도 핵폐수 방류 시작:
반대 운동 건설에 (지난해와 달리) 열의를 보이지 않는 민주당
진보 정당들은 민주당의 한결같지 않음을 비판해야 한다

지난해 9월 2일 2차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이재명. 그러나 그 다음 주부터 민주당 지도부는 힘을 뺐다 ⓒ이미진

총 5만 6000톤에 이르게 될 일본 핵폐수 2차년도 방류가 지난달 19일 시작됐지만 이를 비판하는 언론 보도는 매우 적다. 문제의 심각성이 달라져서가 아니다. 지난 1년 새 핵폐수 반대 운동의 존재감이 작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초 민주당 지도부는 기층 당원들을 동원해 핵폐수 반대 장외 집회를 열었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연단에 올라 긴 연설을 하며 힘을 실었다. 자주파 활동가들이 옆에 동반했다. 집회 규모는 숭례문 앞 세종대로를 가득 채울 만큼 컸다.

민주당은 전국 시도당별 대책위를 세워 서명 운동을 벌였고, 이후 9월 초까지는 정의당, 진보당 등과 함께 핵폐수 반대 범국민대회도 열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열의는 금세 사라졌다. 10월 강서구청장 선거가 다가오면서, 9월 말까지 몇 차례 더 이어진 범국민대회 집회에서 마침내 힘을 뺐다.

민주당의 초점은 국회 소위원회에서 공청회 개최를 놓고 국민의힘과 씨름하는 것으로 옮겨갔다.

올해 2차년도 방류와 4월 총선 국면에서도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국회 내 책략이나 기자회견 수준을 넘어서는 실질적인 대응을 조직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시민들의 관심 및 참여 부족’을 이유로 대면서 자신의 미온적 대응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핵폐수 반대 여론은 굳이 통계적 근거가 필요 없을 만큼 명백하고 광범하다.

운동 지도부에 효과적인 대안과 확신이 없으면 반대 정서는 운동으로 조직되지 못하고 잠재력을 잃기 쉽다.

민주당은 한사코 핵폐수 문제를 바다와 수산물의 오염 문제로 협소하게 규정했다. 이러한 입장은 방류가 계속 강행되는 상황에서 핵폐수 방류 자체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관리 강화를 촉구하는 수준으로 후퇴하기 쉽다.

실제로 8월에는 “총력 단결해 저지하자”던 민주당은 단 두 달 뒤 열린 국회 종합감사 때는 “정부는 검사 장비를 충분히 구비해서 지금 시행하고 있는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철저히 해 주시기를 당부”하고 “아울러 방사능 농도 검출이 확인된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위기 발생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라”는 수준으로 후퇴했다.(2023년 10월 25일 농해수위 종합감사장에서 민주당 소속 소위원장의 발언)

사실, 더 본질적으로 민주당은 핵발전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핵무기 잠재력을 갖는 것이 한국 국가와 자본주의에 이익이 된다는 데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에 본질적 이견은 없다. 그래서 민주당은 일본 정부, 윤석열 정부와 마찬가지로 “관리 가능한 핵”이라는 공상을 공유한다.

또한 한국 정부의 일본 핵폐수 방류 묵인 문제는 한미일 동맹 강화에 협력하는 더 큰 문제의 일부다.

민주당은 한일 지배계급들이 미국 주관하에서 맺은 우호적인 관계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이래 수십 년 동안 한국 자본주의에 준 이익과 앞으로의 한미일 동맹이 가져다줄 이익을 의식한다. 그래서 일본의 제국주의와 정말로 결별할 생각이 없다.(중국과의 관계라는 또 다른 토끼도 놓쳐선 안 된다는 ‘균형’론을 말하면서 말이다.)

민주당은 동아시아에서의 제국주의 시스템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한국의 ‘국위’가 올라가기를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핵폐수 반대 운동에서 한결같을 수 없는 세력인 것이다.

그러나 범국민대회를 함께 조직했던 정의당, 진보당 등 진보 정당들은 공동의 운동에서 후퇴하면서 떠난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운동에 새로운 정치적 대안이 되지도 못했다.

진보 정당이 말하는, 민주당으로부터의 차별화나 선명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은 바로 이럴 때 발휘돼야 하는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