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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레바논 사회주의자들이 말한다:
이스라엘, 레바논, 저항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격화됨에도 레바논 정부는 테러 국가 이스라엘과 수십 년 만에 직접 협상에 나서고 있다. 이런 행보와, 저항의 잠재력에 관해 〈소셜리스트 워커〉 기자 아서 타우넨드가 레바논인 혁명적 사회주의자 장 미셸시문 아사프를 인터뷰했다.

2024년 11월 휴전 발효 후 이스라엘은 거의 날마다 이를 위반하며 지금까지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 최소 127명을 살해했다 ⓒ출처 UNICEF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수십 년 만에 직접 협상을 앞두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저항 세력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를 요구하고 있죠. 협상의 배경은 무엇이고, 헤즈볼라 무장 해제는 얼마나 진척됐습니까?

장 미셸: 레바논은 여전히 공격받고 있습니다. 레바논 남부는 쑥대밭입니다. 그래서 레바논 지배계급은 저항 세력 헤즈볼라의 무장을 해제하라는 미국·이스라엘의 요구를 정당화하기가 다소 난처한 처지입니다.

팔레스타인 난민촌의 경우, 저항 세력이 반납한 무기는 상징적인 수준에 불과합니다. 보여 주기식으로 일부 무기를 건넸을 따름이죠. 레바논 대통령 조제프 아운이 헤즈볼라 무장 해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레바논 지배계급은 서방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서방 엔지오가 수많은 사업을 진행 중인데, 이 역시 압박을 키우는 요소입니다.

레바논이 이스라엘과 공식 협상을 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9년에도 협상이 있었어요. 그런데도 지금 상황이 이렇다는 건, 이스라엘에 협조하는 것이 치명적인 실수임을 보여 줍니다.

시리아 아사드 독재 정권의 몰락과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지도부 공격 이후 헤즈볼라는 얼마나 약화됐습니까?

미셸: 헤즈볼라는 분명 타격을 입었지만, 아직 어느 정도 위력을 보일 능력이 있습니다. 헤즈볼라도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계속 공격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헤즈볼라 무장 해제에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몇 달 간 이스라엘은 사실상 아무런 명분도 없이 일방적으로 레바논 영토를 공격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자신들이 문제가 아님을 보여 주려고 보복하지 않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다른 형태의 저항이 벌어질 여지가 있나요?

미셸: 레바논 사람들은 2019년 심각한 경제 위기로 커다란 타격을 입었습니다. 젊은 세대는 돈을 벌러 유럽, 걸프 연안국, 미국으로 대거 이주했습니다.

그러나 조직화 가능성은 있습니다. 레바논은 계속 굴러가고 있어요. 지역 사회 기반이 탄탄하고 모두가 서로를 돕기 때문입니다.

생활을 재건하려는 모든 시도는 기층의 주도로 이뤄지는데, 이는 새로운 아래로부터의 저항을 추동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지난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한복판에서는 레바논 남부 사람들과 연대하는 자생적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특정 단체가 개최한 시위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집회 일정이 적힌] 화면을 공유하면서 시작된 것입니다.

레바논 국가는 시리아·팔레스타인 난민들 때문에 학교와 국가가 과부하 상태라며 그들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난민을 방어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를 두고도 조직화할 기회가 있는 겁니다.

팔레스타인 연대는 이견의 여지가 없고, 특히 젊은 세대에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시리아인들과 연대하는 운동은 그다지 보편화돼 있지 않습니다.

또, 레바논 국내보안군(ISF) 병력의 일부는 오늘날 노동계급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2019년 이후 몇몇 병사들은 월급을 40달러밖에 받지 못해서 배달 등의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선동하는 소수가 필요합니다. 제가 보기에 레바논은 대중 운동이 분출하기 쉬운 상황입니다. 연대의 정서가 매우 강하거든요.

이스라엘이 휴전을 합의하고도 레바논을 계속 공격하는 이유가 뭘까요?

시문 아사프: 이스라엘은 목표를 이루려고 사실상 이판사판입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재건을 가로막으려고 레바논 남부에 집중하고 있는 겁니다.

미셸: 시문이 말한 것처럼,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를 재건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기술자, 건축가, 건설 인부, 장비, 농부들 죄다요.

가자 휴전이 타결되고, 도널드 트럼프가 새 시리아 정부와의 관계와 걸프 연안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등 중동에서 더 광범한 변화가 진행 중입니다. 그 파장은 무엇일까요?

아사프: 중동 국가들을 따로따로 떼어서 보면 놓치는 것이 생깁니다. 하지만 모로코에서 일어난 일을 봅시다. “Z세대 반란”이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왔죠.

튀니지에서는 유독 물질 누출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시위가 대중 행동에 가깝게 커졌습니다.

시리아 정권의 한계도 봐야 합니다. 시리아는 그간 폭격을 당하고 갈갈이 찢겨서 현재 너무도 취약한 상태입니다. 재건이 필요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무함마드 알샤라아의 새 정권이 그저 실용 외교 차원에서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 생각을 받아들이는 건 아닙니다. 시리아 중부 도시 하마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아직 긴장이 첨예합니다.

상황은 매우 불안정하고 위험합니다. 이스라엘은 여러 승리를 거뒀지만, 이제 미국이 이스라엘에 “상황을 망치지 마, 시리아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야” 하고 제동을 걸고 있죠.

하지만 이스라엘의 꿍꿍이는 다릅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무장 해제를 바라고 그러면서 미국이 가진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번역: 김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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