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 국제 행동의 날:
미국과 유럽 수십 개 도시에서 반트럼프·반극우 시위가 벌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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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 토요일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들에서 인종차별과 파시즘에 맞서고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전쟁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 물결이 일었다.
미국에서는 전국 동시다발 ‘왕은 없다’ 시위가 벌어졌다. 주최측은 3,100여 개의 시위에 약 900만 명이 참가해 지난해 시위보다 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추산했다.
뉴욕에서는 도시 곳곳에서 출발한 다채로운 대열이 타임스퀘어에서 합류해 35만 명(주최측 추산)에 이르는 거대한 대열을 이뤘다. ICE 규탄 팻말이 곳곳에서 보였고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 팔레스타인 깃발이 나부꼈다. 진보적 뉴욕시장 조란 맘다니는 시위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소셜미디어로 지지를 표했다.
〈가디언〉 뉴욕 특파원 렉스 맥매나민은 “뉴욕 시위가 포괄한 쟁점은 매우 다양했지만, 가장 일관된 주제는 전쟁 반대”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의 이란 전쟁 결정을 엡스틴 파일과 연결짓는 규탄이 상당히 많았다.”
주최측은 미네소타주 시위에 가장 공을 들였다. 미네소타주는 지난겨울 끈질긴 저항으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집중 단속을 물리친 곳이다.
민주당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미네소타주 주지사 팀 월즈 등이 집회에서 연설했다. 유명 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화상 연설에서 미네소타 주민들의 저항에 경의를 표했다.
트럼프의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와,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텍사스주에서도 휴스턴·댈러스에서 시위가 열렸다. 댈러스 시위대는 극우 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스’, ‘오스키퍼스’(모두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난입을 주도한 단체들이다) 등의 대항 동원을 패퇴시키고 거리 행진을 벌였다.
영국·그리스·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폴란드 등지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여러 나라에서 인종차별 반대 연대체들과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단체들이 시위를 공동 주최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50만 명이 ‘투게더’ 시위를 벌였다. 투게더는 ‘인종차별에 맞서 일어서자’(SUtR)의 발의로 출범한 광범한 극우 반대 연대체로, 주요 노동조합들과 노동당 왼쪽의 정당들, 여러 NGO와 운동 단체들을 포함하고 있다.
영국 인종차별 반대 운동 역사상 최대 규모였던 이날 시위는 지난해 9월 런던에서 나치 토미 로빈슨이 주도한 10만 명 규모의 극우 행진을 저지하지 못한 것을 설욕하는 의미가 있었다.
노동조합 지부 최소 125곳이 현수막을 들고 대열을 꾸렸다. 노동조합 연맹 유니즌(UNISON) 사무총장 안드레아 이건은 반(反)극우 투쟁에서 노동운동의 역할을 강조했다. “어떤 파업 현장에서도 흑인-백인 노동자들이 단결해 사측에 맞섭니다. 바로 이것이 극우가 노동운동을 증오하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일터에서 임금 인상뿐 아니라 인종차별·성차별, 트랜스젠더 혐오에 맞서 단결해야 합니다.”
SUtR 반파시즘 담당자 루이스 닐슨은 이번 시위를 바탕으로 운동을 더 키워야 한다고 연설해 박수를 받았다. “모든 크고 작은 도시에, 모든 일터에 인종차별 반대 모임을 만듭시다. 5월 선거에서 극우 정당 영국개혁당이 득세하지 못하게 막아섭시다.
“5월 16일 우리는 엄청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이날은 나치 토미 로빈슨이 대규모 런던 도심 시위를 예고한 날이다. 이 시위는 같은 날 열릴 ‘나크바의 날’ 기념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를 공격하는 효과를 낼 것이다. 닐슨은 그날도 대규모 시위로 극우에 맞서자고 호소했다.
동시다발
그리스에서는 전국 50여 도시에서 동시다발 시위가 열렸다. 그리스 나치 황금새벽당을 물리친 연대체 ‘인종차별·파시즘 반대 운동’(이하 KEERFA)과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단체 ‘전쟁 중단-팔레스타인 연대’ 등이 공동 주최했다.
수도 아테네에서는 시위대가 그리스 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신타그마광장을 가득 메웠다. 시위대는 “전쟁 반대! 인종차별 반대!” 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팔레스타인 깃발을 휘날리며 아테네 주재 미국 대사관을 향해 행진했다.
이란 전쟁 반대, 팔레스타인 해방, 미국·이스라엘 대사관 폐쇄, 수다 해군기지 폐쇄 등의 구호가 아테네 거리를 울렸다. 크레타섬에 있는 수다 해군기지는 군사 동맹 나토의 지중해 거점이자 이란 공격의 발진 기지로 쓰이고 있다.
미국 대사관 앞에 도착한 대열은 “왕은 없다! KKK 반대! 파시스트 미국 반대!” 구호를 다함께 외치며 한껏 기세를 끌어올렸다.
연대 물결은 곳곳으로 번졌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30만 명이 ‘왕은 없다’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이 집회에서도 ‘왕이 벌이는 전쟁’에 반대하는 구호와 팻말이 넘쳐났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도 트럼프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려 미국 시위에 연대를 표했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28일 ‘왕은 없다’ 시위가 열렸다. 이 시위는 2주 전인 3월 14일 프랑스 전역에서 일어난 인종차별·파시즘 반대 집회의 연장선에 있었다.
3월 14일 집회는 지난달 극우·파시스트들의 공격(관련 기사: 본지 574호 ‘프랑스에서 파시즘이라는 “갈색 역병” 확산 중’)에 대항하는 것이었다. 파리에서만 10만 명이 모였고, 리옹(1만 5,000명)·마르세유(1만 명)·렌(5,000명) 등 전국 100여 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14일 행진을 발의한 인종차별 반대 네트워크 ‘연대의 행진’의 활동가 드니 고다르는 이날 시위가 “분위기를 반등시키는 기점”이 됐다고 전했다. “선거 영역에서는 파시스트들이 세를 키우고 있지만 거리에서는 우리가 이기고 있음을 보여 줬습니다.”
트럼프가 미국 안팎에서 패악을 부리고 국제 극우를 고무하는 지금, 이번 국제 행동은 그에 맞선 저항의 잠재력을 흘낏 보여 줬다. 이런 저항들이 더 확대되고 전진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이 국제 행동의 일환으로 트럼프·네타냐후 전쟁 규탄 행동이 열린다. 3월 29일(일) 서울 열린송현녹지광장 앞에서 열리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의 전국 집중 행동에 다함께 참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