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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내란 청산과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임금 격차는 왜 벌어지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5월 20일의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투쟁 이후, 실적이 좋은 대기업과 하청·협력 업체의 노조도 성과급 배분(임금 인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심지어 노조가 없는 대만 TSMC에서도 삼성전자처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는 보도도 잇따른다.

삼성전자 투쟁을 지지한 극소수 좌파들이 기대한 효과다. 반면, 삼성전자 투쟁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었던 국내외 사용자들은 걱정이 많다.

노동운동 안에는 이번 투쟁을 대기업 노조 이기주의로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적잖다. 민주노총은 잠정 합의 다음날, 삼성의 초과이윤을 노조가 독식하면 안 된다며 연대 전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삼성전자 투쟁을 지지하지도 연대하지도 않았으니, 이는 노동운동이 보일 수 있는 가장 나쁜 태도의 하나다.

노동자들 간 격차는 자본 간 경쟁에서 유래한다

개별 노동자는 개별 자본가를 떠날 자유가 있지만, 자본가 계급 전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고용돼 임금노동에 종사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의존성 때문에 적잖은 노동자가 스스로를 약자라고 생각한다. 일부는 기업이 망하면 노동자도 망한다며 투쟁의 한계선을 그으려 한다(“선 넘지 마라”). 또 다른 일부는 약자인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뭉쳐야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본은 노동자를 고용해야만 투자의 목적인 이윤을 얻을 수 있다. 새로운 가치는 오직 살아 있는 노동을 통해서만 생겨난다. 노동자들이 파업으로 일손을 놓으면 이윤 생산이 멈추는 이유다. 결국 자본은 개별 노동자를 해고할 수는 있어도, 이윤을 얻기 위해 노동계급의 지속적인 노동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자본의 노동 의존성 덕분에 노동계급은 단순한 약자가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킬 주체로서 잠재력을 지닌다. 노동자 투쟁이 자본주의에 맞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은 함께 오르내리는 경향이 있다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으로 뭉치면서도 자본주의의 또 다른 특성인 자본 간 경쟁에 휘말린다. 그런데 자본주의적 경쟁은 시간적·공간적 불균등성을 낳는다. 지역·산업·기업 간 생산성 격차가 벌어진다. 이런 불균등성으로 인해 노동자 사이에서도 임금 등 노동조건의 격차가 발생한다.

생산성 혁신에 투자할 자원, 더 많이 투자하도록 만드는 경쟁 압력 등이 부문별 임금 격차에 영향을 미친다.

비용 절감을 위한 기술 혁신에 투자해 경쟁에서 앞서가는 기업들은 오른 노동생산성만큼 임금을 더 올려 줄 여력과 필요가 생긴다. 특히, 경기가 좋아 생산 증대 경쟁을 할 때는 노동력 확보 경쟁도 벌어진다. 지금 반도체 산업이 그렇다.

지금 한국 제조 대기업의 자동화(생산성) 수준은 선진국 수준이다. 그러나 제조업 중소기업은 대기업 노동생산성의 약 30~50퍼센트 수준밖에 안 된다.

중소기업의 평균 임금 수준은 대기업의 50~65퍼센트 수준이다. 생산성 격차보다 평균 임금 격차가 작은 것은 임금 수준 결정에 노동력 확보의 필요와 함께 사회의 평균적 생활수준(과 그에 대한 노동자들의 기대치)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도적인 대기업의 임금 인상은 그 뒤를 따르는 기업들에 임금 인상 압박을 주지만, 동시에 규모와 생산성 차이 때문에 그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그런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경쟁 관계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위해 이윤을 양보하지는 않지만, 대신 그들은 한목소리로 대졸 초임(“청년들의 눈높이”)을 낮춰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용자 모두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임금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 중소기업 임금이 더 빨리 높아지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이처럼 자본이 서로 경쟁하면서도 착취율 제고에 공통의 이해관계로 묶여 있듯이, 노동자들도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임금과 조건에 격차가 있어도 같은 계급으로서 연대해야 할 이해관계가 있다.

특히, 최근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생필품부터 부동산까지 물가가 오르고 한때 금리도 크게 상승하면서, 일부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오히려 저하됐다.

노동계급 모두에게 실질임금을 방어하고 생활비를 충당할 이해관계가 있다. 삼성전자 임금 투쟁은 이런 보편적 필요의 일부였다. 그래서 삼성 투쟁의 성과는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유용하다.

임금 격차 해소는 상향 평준화를 지향해야 한다

대기업 임금 인상이 상대적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단지 대기업 임금 투쟁을 지지하지 않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은 결국 사회의 총부가가치 중 노동자에게 돌아갈 몫이 정해져 있다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이런 가정의 실제 효과는 자본가들이 정해 놓은 선을 넘지 않는 실천을 하는 것이다.

이런 개혁주의적 실천은 노조 상층 관료들이 파업 투쟁에 대해 부문주의적이고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그러나 경제적 파워가 있는 노동자들이 자기를 위해 그 힘을 쓰는 것이 출발점이지, 그들이 자제한다고 해서 하청·협력 업체 노동자의 임금이 자동으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투쟁 회피가 격차와 분열을 키운다.

대기업 임금 파업을 지지하자는 소수 좌파의 주장이 경제주의에 대한 추수이기는커녕 그것에 대한 의식적인 반대인 이유다.

자본주의 하에서 노동계급 내 임금 격차가 없어질 순 없다는 것이 자본주의를 해체하기 전까지는 임금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의미 없다는 말은 아니다.

지금 곳곳에서 벌어지는 임금 투쟁은 장기 경제 침체 속에서 실질임금이 떨어지는 것에 맞서는 투쟁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임금의 상승-하강 추세가 함께 움직인다 하더라도 고물가 등 때문에 일부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깎이는 것은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할 과제다.

그래서 노동계급 내 임금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은 상향 평준화를 위한 연대 투쟁이 될 때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상향 평준화는 결국 전체적으로 자본가들이 가져가는 몫을 줄이고 노동자들의 몫을 더 늘리는 투쟁이다. 즉, 계급 대 계급의 투쟁이다.

이런 투쟁들이 보편화되면 막대한 기업 이윤을 불평등 완화를 위해 분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더 열악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조직화해 싸우기도 더 쉬워진다.

노동계급 연대가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연대는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래서 좌파는 부문별로 파편화된 경제주의와 개혁주의 정치를 추수할 것이 아니라, 기업·성별·인종·국적별 경쟁 부추기기와 이간질, 차별에 맞서 노동자들이 단결해 싸우도록 노동운동 안팎에서 투쟁해야 한다.

또한 경제적 권력을 가진, 잘 조직된 노동자들이 정치적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그들의 경제 투쟁을 지지하는 것은 기본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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