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 기본급 삭감 반대한다
〈노동자 연대〉 구독
현대중공업 직고용 계약직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근로계약 개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근로계약 개악의 명분은 부당한 숙식비 공제를 없애는 것이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사용자 측은 직고용 이주노동자들에게서 숙식비 수십만 원을 공제했었다. 고용노동부가 2017년부터 2023년 11월까지 시행한 숙식비 공제 지침(통상임금의 20퍼센트)을 근거로 했다.
그러나 이 지침이 폐지됐는데도 사용자 측은 2024년에 매달 51만 6,000원을, 2025년부터는 중식비만 21만 원을 공제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사 합의로 2023년부터 모든 원하청 노동자들의 사내 식사비를 무료로 만들었다. 그런데도 사용자 측은 직고용 이주노동자들의 중식비를 일괄 공제했을 뿐 아니라, 아침과 저녁 식사에 대해서는 5,930원(2025년은 5,600원)이나 공제해 왔다. 일부 이주노동자들은 식비를 아끼려고 점심만 먹어서 체중이 급격하게 빠지는 일도 있었다.
이번에 사용자 측이 새로 제시한 근로계약서에는 부당한 식비 공제가 사라졌다. 그런데 그 대신 기본급과 고정수당을 합쳐 21만 원이나 삭감했다. 일견하면 중식비 공제 대신 기본급을 삭감한 조삼모사 계약서처럼 보인다.
그러나 숙식비 공제는 진작에 없애야 할 제도였다. 오히려 부당하게 공제한 금액을 이주노동자들에게 돌려줘야 마땅하다. 그런데 숙식비 공제를 더는 할 수 없게 되자 이번엔 부당하게 기본급을 삭감하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새 계약서에 따르더라도 임금 총액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도 있다. 그러나 기본급이 대폭 깎이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의 통상시급이 삭감된다.(통상시급이 약 1만 1,600원에서 1만 600원으로 삭감.)
게다가 연 2회 인사평가 실시, 인사 평가를 기반으로 기본급 차등 인상, 성과급 차등 지급, 해고나 다름없는 저평가자 계약 종료, 성과급 상한제 등의 개악안도 포함됐다. 사용자 측의 평가에 따라 임금을 차별해 이주노동자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사용자 측의 협박 때문에 개악된 근로계약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일부 이주노동자들은 서명을 거부하고 저항하고 있다. 사용자 측은 ‘서명 안 하면 재계약 안 한다’는 식으로 협박했고, 나아가 ‘[서명을 집단으로 거부하고 있는] 해당 국가의 이주노동자는 앞으로 배제하겠다’는 식의 말도 했다고 한다.
사용자 측이 정당했다면 왜 이런 협박을 한단 말인가? 근로계약서를 개악하고 강제로 전환시키려 하는 현대중공업 사용자 측을 규탄한다.
조선업 불황기 시절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고 고통받은 것은 이주노동자들이었다. 그 후 하청과 원청 한국인 노동자들이 강제로 일자리를 잃었고, 남아 있는 노동자들은 사용자 측의 쥐어짜기로 고통받았다. 이 경험은 원·하청·이주 노동자들의 임금 및 노동조건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옳게도 이 개악안에 반대하는 공문을 사용자 측에 보냈다. 이런 항의와 함께 저항하는 이주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연대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