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 투쟁과 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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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현대중공업 소속 계약직 이주노동자들이 근로계약서 개악에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결의대회에는 이주노동자 250여 명을 포함해 300명 넘는 사람들이 참가했다. 이주노동자들은 결의대회에 참가하는 데 부담이 컸을 텐데도 일을 마치고 참석해 ‘나쁜 계약 철회하라’며 구호를 외쳤다. 이주노동자들의 이런 투지를 보며 집회 참가자들은 고무됐다.
앞서 6월 13일 울산이주민센터에서 열린 결의대회에도 이주노동자 200여 명이 참가해 투쟁 의지를 다지고 요구안을 확정했다.
HD현대중공업 직고용 계약직 이주노동자들은 차별에 시달려 왔다. 원하청 정주노동자들은 회사 식당에서 무료로 식사할 수 있지만, 이들은 월급에서 매달 식비 명목으로 50만 원이 넘게 공제됐었다. 또, 하청 소속 이주노동자들도 받는 연말 성과급을 1원도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용자 측이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내놨는데, 식비 공제를 폐지하는 대신 기본급과 수당 등 20여만 원 삭감, 연 2회 인사평가 신설, 기본급·성과급 차등 인상, 저평가자 계약 종료 등 개악안을 포함시켰다.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새 계약서를 집단적으로 거부하자, 사용자 측은 기본급 7만 원을 덜 삭감하는 안을 제안하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재계약을 거부하겠다는 등 위협했다.
17일 결의대회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이 연단에 나와 자신의 열악한 처지를 폭로하고 개선을 당당하게 요구했다.
첫째로 발언에 나선 이주노동자는 가족과 함께 한국에 와서 일하는 노동자였다. 그는 가뜩이나 월급이 적어 힘들었다며 이번 근로계약서가 나쁜 계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계약하지 못하면 자신과 가족이 모두 미등록 신분이 된다고 말하면서도, 스리랑카로 돌아가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싸울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함께 싸우자고 독려했다.
다른 이주노동자는 퇴근 후 5~6명이 작은 방에서 함께 사는 열악한 주거 환경을 소개했다. 여러 참가자들은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거주 현실에 놀라는 분위기였다.
이어 그는 똑같은 일을 하지만 정주노동자보다 차별받는 현실을 비판했다. 특히 같은 이주노동자이지만 직고용 이주노동자가 하청 소속 이주노동자도 받는 성과급을 못 받은 것에 분노를 표했다.
또 다른 이주노동자들은 이주노동자가 소비를 적게 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을 반박했고, 이주노동자들이 당하는 폭언을 근절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이 새 계약서 서명을 거부하며 투쟁에 나서자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도 사용자 측에 항의 공문을 보냈고, 17일 결의대회 주최 단체로 함께하는 등 이주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있다. 김동하 현대중공업지부장은 결의대회에서 이주노동자 임금 체계 변경에 맞서 싸울 것이며 연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중공업의 기층 정주노동자들도 이주노동자 투쟁에 연대하고 있다. 결의대회 후 나를 포함해 5명의 노동자가 이주노동자 지지 연서명을 발의했고, 단 5일 만에 현대중공업 노동자 82명이 연서명에 동참했다. 이들은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노동자는 하나다’, ‘차별을 박살 내자’, ’이주노동자 차별 반대’ 등의 연대 메시지도 남겼다.
6월 23일에는 전국의 이주·노동·인권·시민사회 단체들이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해 현대중공업의 개악된 근로계약서 강요를 규탄했다.
이주노동자들이 승리하려면 실질적인 연대가 확대돼야 한다.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서로 연결돼 있다. 특히 같은 사업장의 이주노동자들이 조건 개선에서 성과를 낸다면 정주노동자들의 2026년 단체교섭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오는 6월 26일(금) 저녁 7시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열리는 투쟁문화제에 많은 노동자가 참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대를 확대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