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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이란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이란 전쟁의 역풍: 미국 패권의 약화와 서아시아 질서의 재편

폭격과 제재 사이에서 허우적대는 트럼프

미군이 한 달여 만에 이란을 폭격했다. 이란은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 내 미군 기지와 군사 목표물을 공격하며 맞대응했다.

미군이 폭격한 목표물은 이란 남부 호르무즈해협의 라라크 섬에 있는 이슬람혁명수비대의 기뢰 설치용 로켓 발사대였다. 미국이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란 정권도 결코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놓지 않으려 한다. 지난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를 위한 임시 공동 항로 개설과 기뢰 공동 제거 등을 추진하기로 오만과 합의했다. 이 합의의 핵심은 오만 해안을 따라가는 기존 항로를 폐쇄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미군은 오만 해안을 따라 일부 유조선을 호위 및 통행시켰다. 그래서 양국 합의 직전에 트럼프는 오만에 대해 욕설을 섞어 가며 폭격을 위협했던 것이다.

그만큼 현재의 교착 상태는 극히 취약하다. 트럼프는 이란을 추가적으로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제재의 난점

미국의 또 다른 대응은 이란 경제 제재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는 이란 경제 제재를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빗대 ‘경제적 D-데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베선트의 발표는 실질적인 제재 집행이라기보다 위협성 엄포에 가까웠다. 베선트 자신도 “이번 조처는 경고 사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강력한 타격", "경제적 D-데이"를 말하지만 돌파구는 커녕 제 살 깎아 먹는 소모전 양상을 거듭하고 있다 ⓒ출처 미 중부사령부

미국의 이란 제재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이란과 중국의 경제적 유대를 끊어야 하지만, 미국은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중국이 미국에 보복할 지렛대(희토류 등)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선트 자신도 중국을 상대로 한 제재 집행이 “세계 금융 시스템을 폭파”시킬 수 있다고 실토했다.

게다가 이란은 수십 년간 이어진 제재와 봉쇄를 견뎌 왔다. 만약 페르시아만이나 홍해가 무기한 봉쇄될 경우 미국과 걸프 국가들, 세계 자본주의가 치러야 할 비용이 이란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손실의 균형추는 미국과 세계 경제 쪽에 훨씬 더 쏠려 있다.

이란 전쟁으로 노출된 미국의 약점

정말이지 이란을 상대로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은 심각한 역풍을 맞았다. 세계에 군사력을 과시하려던 트럼프의 시도는 중동에서 대만에 이르기까지 약점을 노출했다.

퇴역 미 육군 4성 장군 배리 R. 맥캐프리는 “미군이 페르시아만 기지 15곳에 대한 접근 권한을 영구적으로 상실한 듯하다”고 X에 적었다(알자지라, 8월 25일 자).

최근 미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유럽, 아시아, 중남미 전역의 미군 작전을 총괄하는 4성 장군들은 이란과의 장기전이 미국 본토와 다른 지역에서 적의 위협에 대처할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가 ‘경제 전쟁’을 언제, 어느 수위까지 집행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미국 내부의 부정적 여론을 반전시키고 조금이라도 유리한 탈출구를 찾으며, 갈수록 심화하는 패권의 위기를 가리고자 중간선거 때까지 ‘전쟁이면서도 전쟁이 아닌’ 상태를 이어가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란은 트럼프의 스케줄대로 움직이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란이 미국으로부터 전투 타이밍을 빼앗아 오려 할 수 있다. 이미 7월 28일 이란은 교전 중단을 먼저 깨고 요르단의 무와파트 살티 공군기지 등을 미사일로 공격한 바 있다. 이란이 미국을 선제공격할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트럼프는 ‘거대한 분노’에서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양해각서에서 ‘경제적 왕따 작전’으로 계속 새로운 구상을 내놓았지만, 그때마다 제 살 깎아 먹는 소모전 양상을 거듭하고 있다.

얽히기 시작하는 호르무즈해협과 우크라이나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각각만으로도 이미 최악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상호 망상과 달리 어느 쪽도 전장에서 결정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소모전으로 굳어진 지 오래다.

이런 교착 상태를 타개하고자 양측은 에너지망과 교통 요충지를 서로 타격하는 ‘기반시설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정교한 드론 수백 대를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앞세워 유럽 동맹국들에 더 많은 자금과 무기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젤렌스키는 이란 전쟁에 대한 트럼프의 취약점을 파고들고자 한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도와주면 이란 전쟁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트럼프를 설득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두 전쟁을 결합해 미국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고 싶어한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처음부터 바랐던 일이지만, 미국으로서는 원치 않는 시나리오다. CIA 국장 랫클리프가 최근 모스크바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와의 협상 타결을 러시아에 촉구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푸틴이 그 촉구에 응할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7월 25일 카스피해에서 우크라이나가 이란 선박을 공격한 것은 이러한 구상의 일환이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이 공격을 사주했다고 경고했다. 두 전쟁을 결합시키는 것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이스라엘에도 이익이 될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이란 북쪽 카스피해에 새 전선을 구축해 이란의 전력을 분산하는 데 자국이 유용할 수 있음을 보여 주려 했다. 이란이 미국의 공격에 맞서 걸프 국가들을 타격했던 수평적 확전을, 우크라이나가 이란을 상대로 구사한 셈이다.

이란 정부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흑해의 우크라이나 항구를 겨냥한 미사일 보복 공격을 진지하게 논의했으나, 신중론이 우세했다.

미국 부통령 밴스는 젤렌스키와 통화해 카스피해 등에서 비러시아계 선박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일단 우크라이나 정부의 사과로 당장은 긴장 고조를 피했으나, 이란은 이번 공격에 대한 금전적 배상을 여전히 요구하고 있다.

미국 대외 정책 비판에 앞장서고 있는 트리타 파르시 퀸시연구소 부소장은 이란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본다.

“이란이 진정으로 보복을 포기했다고 보지 않는다. 다른 현안을 처리하느라 잠시 멈춘 것뿐이다. 이란은 우크라이나에 반격을 가했다가 덫에 걸려드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미들 이스트 아이〉 8월 10일 자)

호르무즈해협에서 트럼프가 겪고 있는 좌절은 상황을 더 가혹하고 복잡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 칼럼니스트 기디언 래크먼은 제국주의 경쟁의 양극화와 미국 등 서방 진영의 혼란상을 우려했다.

“제1차 및 제2차 세계대전은 명칭에서 드러나듯 동시에 여러 대륙에서 발발했다. 두 전쟁 모두 명확히 구분되는 글로벌 동맹을 포함했다. 1939년부터 1945년 사이 독일·이탈리아·일본으로 구성된 추축국은 영국·미국·소련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과 맞섰다. 두 세계대전은 세계 최강국들 간의 직접적인 충돌을 수반했다.

“현재의 분쟁들은 이미 이러한 기준 중 몇 가지를 충족한다. 부분적으로 맞물리는 전쟁들이 유럽과 아시아라는 두 대륙에 걸쳐 있으며 아프리카의 분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러시아·중국·이란·북한 간 연대가 강화되자 미국의 일부 전략가들은 이 네 국가를 ‘적대국 축’(또는 ‘격변의 축’)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전통적 동맹국들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의 적대적인 태도와 이스라엘이 유럽 및 걸프 지역 일부에서 점차 고립국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은 반미 진영에 대응할 통일된 결속체를 형성하기 어렵게 만든다.”(7월 27일 자)

메카 협정: 지역 제국주의 국가들이 미국 패권 약화의 공백을 메우려 기동하다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메카 공동방위협정(이하 메카 협정)을 체결했다.

일각에서는 ‘무슬림 나토’라고도 부른다. 물론 아직은 과장된 명명이다. 메카 협정은 통합 지휘 구조나 자동 군사 개입 메커니즘이 없다. 다시 말해 파키스탄이 인도한테 공격받았다고 해서 튀르키예가 인도를 향해 진격하는 것이 보장돼 있지는 않다.

미국의 약점이 드러나자 서아시아 동맹국들의 신뢰와 그에 기반한 기존 '질서'에도 금이 가고 있다. 메카협정에 서명하는 3개국 정상 ⓒ출처 튀르키예 대통령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한 상징적 협약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세 국가의 군사력은 상당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걸프 지역 석유 주도권을 쥐고 있으며 최신 군사 기술 도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핵무기 보유 의사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이며 인종학살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의 교역을 지속해 왔다. 파키스탄은 미국의 전략 계획과 중부사령부에 깊숙이 편입돼 왔으며, 군 지도자들은 미국 군사학교에서 쿠데타 조직 기술을 비롯한 훈련을 받았다. 파키스탄은 (‘비공식’) 핵 보유국이다.

더 중요한 측면은 군사력보다 정치적 파급 효과일 것이다. 메카 협정은 미국 제국주의의 불안정성이 심화됨에 따라 지역 강국들이 그 공백을 메우고자 공세적으로 기동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관련 기사 제목이 흥미롭다. “미국은 신뢰할 수 없다: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방위 협정에 서명하다”

제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중동에서 미국의 패권을 보장한 것은,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이 동맹국에 확실한 안전을 보장하리라는 확신이었다. 미국은 군사 기지, 무기, 정보, 보증을 제공했고, 걸프 국가들은 탄화수소와 자본, 전략적 복종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 질서에 지금 균열이 일고 있다.

트럼프는 동맹국들과 블러핑 게임(심리전 게임)을 하듯 약속과 위협을 거듭한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와 동맹 관계는 전혀 다른 문제다. 미군이 주둔할지 철수할지, 관세가 오를지 내릴지, 오늘 체결한 협정이 내일 유지될지 파기될지 알 수 없다면 동맹국들은 더는 미국과의 관계에 충실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아브라함 협정’(‘이브라힘 협정’) 구상이 절정에 달했던 2019~2020년 분위기와 비교해 보면 상황이 얼마나 변했는지 알 수 있다. 걸프 국가들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지역 전체 투자가 확대되며 국가 간 긴장이 완화되고 미국은 중동 지역 안보의 최고 감독자 지위를 유지한다는 것이 아브라함 협정의 기본 구상이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을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내고, 걸프 국가들은 막대한 자본에 이스라엘의 기술력을 결합해 더 고도화된 자본주의 국가로 격상될 참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도 협정 서명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들의 완강한 투쟁과 예멘의 저항, 이스라엘의 인종학살과 영토 확장 시도, 미국의 이란 공격은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의 첫 공식 방위 협정은 2025년 9월 발표됐다. 이는 이스라엘이 카타르에서 하마스 실무 협상단을 살해하는 공격을 감행한 지 며칠 뒤 취해진 조치였다. 이스라엘이 미국 동맹국의 영토 내부까지 사전 경고 없이 타격할 재량을 쥐고 있다면, 과연 미국에 ‘안보’를 의지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는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전쟁을 시작한 순간부터 각국 정권이 겪은 공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트럼프는 지역 동맹국에 묻지도, 통보하지도 않은 채 전쟁을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초고층 빌딩, 호화로움의 극치를 달리던 걸프 지역 중심지들이 하루아침에 이란 드론과 미사일의 표적이 됐다.

타리크 알리는 이렇게 지적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내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공격은 역내에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 저항하고 반격하는 이란의 능력은 걸프만 정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그들 모두가 피살된 하메네이의 대규모 장례식에 참석했다.

“걸프 보호국들에는 이중의 필요성이 있었다. 이란을 더 강화하지 않으면서 이스라엘로부터 멀어지는 것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와하비 정권은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에 긴급 메시지를 보냈다. [튀르키예 대통령] 에르도안과, 파키스탄을 통치하는 군복 입은 지배자 아심 무니르가 이에 응했고, 메카 정상회담에서 세 수니파 국가의 새로운 합의가 성립됐다.”(Substack, 8월 25일 자)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는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단교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 파키스탄은 메카 협정을 활용해 인도에 맞서고 싶어 한다. 중국은 파키스탄의 군사·기술 분야에 더욱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러시아 혁명가 레닌은 제국주의를 세계를 나눠 먹는 자들의 경제적·군사적 힘을 반영해 식민지와 금융자본의 세력권을 분할하고 재분할하는 체제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 분할 과정에서 그 어떤 것도 고정불변이 아니다. 세계를 나눠 먹는 자들의 힘이 동일한 속도로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화적 동맹은 전쟁의 기반을 다지며, 역으로 전쟁을 통해 생겨난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눈앞에서 훨씬 더 대규모로, 더 파괴적으로 전개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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