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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이란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200여 명이 파병 반대를 외치며 행진하다

9월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호르무즈 한국군 파병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이재명 정부가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 드러난 가운데 9월 5일 토요일 서울 도심에서 파병 반대 긴급 집회가 열렸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주최한 이날 집회는 하루 전 긴급 공지됐음에도 200여 명이 모였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집회 시작 전부터 북적였다.

사회자는 집회를 시작하며 “청와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구체적 방식을 아직 못 정했다는 말이지 파병을 하기는 할 것이라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사회자는 현재 파병 논의가 병종까지 거론할 만큼 구체적이며 “절대 안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매서운 집회 연설이 이어졌다.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레바논·이란을 유린하고 인명을 살상하는 것을 똑똑히 봐 왔습니다. 저들은 학교와 병원과 거주 지역을 표적 공격하며, 자신이 저지른 대학살을 자랑스러워합니다.

“한국도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고 이스라엘 무기 기업들과 협력해 왔습니다. 결코 무죄가 아닙니다. 이재명 정부는 이 죄의 목록에 파병까지 추가해서는 안 됩니다.”(이화여대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인티파다’ 회원 그레이스 씨)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3,000명의 무고한 목숨이 스러졌습니다. 미나브 초등학교 폭격으로 어린 학생 150여 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그 눈물과 피가 아직도 마르지 않았는데 한국군을 보내겠다는 것을 용납할 수 있습니까?”(나눔문화 윤지영 연구원)

9월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호르무즈 한국군 파병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목정평) 홍덕진 목사는 목정평의 파병 반대 성명서를 낭독했다.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은 강대국의 패권과 맹목적인 폭력이 빚어낸 무고한 생명에 대한 학살이자 명백한 침략 행위다. ... 살상을 돕는 전쟁의 한복판에 뛰어드는 이번 호르무즈 파병은 결단코 정의가 될 수 없다.”

연설자들은 비전투병 파병 또한 참전이라고 꼬집었다.

나눔문화 윤지영 연구원은 이렇게 지적했다. “전쟁터에서 전투와 비전투의 경계란 없습니다. 한국군 해상초계기가 수집한 정보가 미군의 작전에 활용되는 순간 한국은 전쟁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활동가 이재혁 씨도 ‘비전투 자산’ 투입 운운이 기만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전쟁에서의 모든 활동은 전투를 위한 것입니다. 하물며 군인들이 전시에 먹는 간편식도 ‘전투 식량’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애초에 무엇인가를 지원한다는 것 자체가 전쟁에 정치적 지지를 제공하는 행위입니다.”

여러 행인들이 발길을 멈추고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자원 스태프들이 건네는 팻말과 유인물을 받아들고 집회에 합류하는 청년도 여럿 있었다.

9월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호르무즈 한국군 파병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침략 전쟁 돕는 정부를 지지할 이유가 없다”

한 재한 이란인 학자가 보낸 메시지도 낭독됐다.

“한국 정부는 ‘항행의 자유’ 보호를 위해 호르무즈해협에 군사적 지원을 보내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행동을 ‘보호’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 결과가 자동으로 평화적·인도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전쟁은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불법적 공격으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왜 다른 국가들은 이를 규탄하는 게 아니라 군사 개입하는 것입니까?

“인류애, 국제법, 민간인 보호, 자유를 말하려면 그것을 일관되게 적용해야 합니다.”

연설자들이 이재명 정부의 ‘국익’ 운운을 비판할 때 집회 참가자들의 박수 소리가 특히 높았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최규진 의사는 “분노를 넘어 모욕감을 느낀다”며 이렇게 연설했다.

“보건·의료인들은 한 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입니다. 수백, 수천 명을 한꺼번에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전쟁을 ‘국익’이란 값싼 포장지로 정당화하지 마십시오.

“그 국익은 대체 누구의 이익입니까? 미국과의 군사적·경제적 협력으로 득을 보는 정치인·자본가들의 이익 아닙니까? 왜 그들의 이익을 위해 무고한 이란 민중이 사지로 내몰려야 합니까? 왜 여기 있는 우리 평범한 노동자의 자녀가 그들의 더러운 전쟁에서 피 흘려야 합니까?”

9월 5일 오후 한국군 파병 반대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이재혁 활동가는 파병과 남북 관계 개선을 맞바꾼다는 발상에도 일침을 놓았다. “이재명 정부는 파병을 하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하나 봅니다. 기대를 걸 데가 없어서 트럼프에게 기대를 건단 말입니까?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 혈안이 돼 있는 트럼프는 더한층 파괴적인 일도 벌일 수 있는 자입니다. 그런 자가 한반도 평화에 이익이 되는 일을 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공상입니다.”

이재혁 활동가는 이재명 정부의 배신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침략 전쟁을 돕는 정부는 지지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노란봉투법을 후퇴시켜 노동자들의 권리를 축소하려 하는 정부가 ‘국민의 이익’ 운운하는 것을 믿을 수 있습니까? 청년들의 취업난·주택난은 해결하지 않으면서 그 청년들을 전쟁터로 보내려는 정부를 믿을 수 있습니까?

“야당 대표일 때는 ‘남의 나라 전쟁에 끼어들면 안 된다’더니 대통령 되고 나서는 전쟁 난 곳에 무기 팔고 파병까지 하려는 이재명,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국방장관에 앉히려는 이재명을 믿을 수 있습니까?

“파병하는 순간, 이재명 정부는 끝입니다!”

“전쟁 반대, 파병 반대”

연설자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반대해 온 팔레스타인 연대자들이 파병 반대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여기 거리에서, 캠퍼스에서 투쟁이 펼쳐져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2년 전 세계 곳곳의 대학가에서 벌어진 캠퍼스 점거 농성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집단 행동이 발휘한 힘을 잘 압니다.”(그레이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교사들’(팔연교)의 조수진 교사도 파병 반대, 이란 전쟁 반대 운동 건설을 호소했다.

9월 5일 오후 한국군 파병 반대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거리와 캠퍼스, 일터에서 항의 행동을 조직합시다. 캠퍼스를 점거했던 미국 대학생들, 무기 선적을 거부하고 하루 총파업을 조직한 이탈리아 항만 노동자들에게서 배웁시다.

“지난 4월 한국의 29개 교원 단체와 1,300여 명 교사들은 이란 전쟁과 한국군 파병에 반대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파병이 가시화된 지금 교사들의 목소리를 다시금 모아내겠습니다.”

조수진 교사는 파병 반대 운동이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과 연결돼야 한다며, 10월 11일 가자 학살 3년 국제 공동행동을 크게 건설하자고 호소했다.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대열은 눈에 띄게 커졌다.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김영 인하대 명예교수, 백승종 서강대 교수 등 원로 인사들도 집회에 참가했다.

집회를 마친 대열은 도심 행진에 나섰다. 한국어와 영어로 외치는 전쟁 반대, 파병 반대 구호가 종로 대로를 울렸다. “나도 반대한다!” 하고 외치며 지나가는 중년 여성, 구호를 따라 외치는 시민들, 대열을 촬영하고 박수를 보내는 관광객들 등 거리의 호응이 적잖았다.

시위대는 종각역과 안국동사거리를 거쳐, 청와대와 미국대사관이 모두 보이는 광화문 앞에서 행진을 마무리했다.

이날 행동은 한국군 파병에 반대하는 운동을 키우는 시작점이 돼야 한다.

9월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호르무즈 한국군 파병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9월 5일 오후 한국군 파병 반대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9월 5일 오후 한국군 파병 반대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9월 5일 오후 한국군 파병 반대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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