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거리로 나선 학생들의 목소리:
“우리는 혁명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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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화요일 청년 시위대가 또 한 차례 투쟁적 시위를 벌이며 프랑스를 뒤흔들었다.
파리 교외 빈곤 지역의 중·고등학교에서 시작된 학교 봉쇄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돼 대학생과 노동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10월 13일의 학교 봉쇄는 노조 조합원들이 동참하는 전국 곳곳의 행진을 앞두고 이뤄졌다. 기자가 방문한 파리의 엘렌부셰 학교에서는 수백 명이 건물 입구에 모여 녹색 플라스틱 쓰레기통으로 출입구를 막고 있었다.
신호가 떨어지자 학생들은 바리케이드를 도로로 끌고 나와 파리의 주요 간선 도로인 쿠르드뱅센을 봉쇄했다. 학생들 수에 밀린 경찰은 지원 병력을 기다리며 도로 주위에서 교통을 우회시키는 데 급급했다. 이후 승합차 여러 대를 타고 진압경찰(CRS)이 현장에 도착했다.
파리의 한 학생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에마뉘엘 마크롱과 그 정부가 퇴진하기를 바라요. 다친 친구들의 가족에게 사과하는 것도 물론이고요.
“제가 낙관적일 수 있지만 저는 혁명을 바라요. 이것이 꿈이라면 마크롱을 단두대에 세우면 좋겠네요.
“우리는 너무 평화주의적이고 국가가 변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국가가 우리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우리를 범죄자 취급하며 폭력을 휘두르는 데 말입니다.”
또 다른 학생인 바질 군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운동은 학교 봉쇄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어요. 그게 우리의 행동 방식이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입니다. 한도 끝도 없이 이럴 수 없다는 건 알지만, 그 다음에 무엇을 할지는 차차 생각해 낼 거예요.
“당장은, 적어도 가을방학 전까지는 이곳을 지켜야 해요. 이 운동은 학생 주도 운동이고 노조가 운동을 가로채면 안 된다며 노조가 합류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승리하려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우리는 공공 서비스를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 주장을 어떻게 봐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투쟁을 이어갈 힘을 얻으려면 선생님들이 대거 파업에 나서서 우리 혼자 싸우지 않는 게 좋은 건 사실이니까요.”
이 운동은 가혹한 경찰 탄압에 직면했고 몇몇 청소년은 끔찍한 부상을 입었다. 폭발로 손을 잃은 15세 청소년과 머리에 최루탄을 맞아 턱뼈가 골절된 14세 청소년도 있다. 지난달 운동이 시작된 이래 6,000명 이상이 연행됐는데 대부분이 18세 미만이다.
지난주 목요일(10월 8일) 늦은 밤 정부는 긴급 조처로 학교에 교사 3,000명을 추가 배치해 인력 공백을 메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의 조처는 사람들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데 별 효과가 없었다.
총리 세바스티앵 르코르뉘가 약 530억 유로 규모의 삭감을 포함한 긴축 예산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려 하는 마당에 그런 약속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화요일 아침 봉쇄 시위에서 만난 학생 엘리아 군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모든 노동자들이 학생들과 함께 싸워야 해요. 모두가 우리의 투쟁으로 모여야 해요. 원하는 걸 얻으려면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죠.
“모든 노총과 모든 좌파 정당이 합류해 주기를 바라요. 그들의 도움을 원해요. 우리는 학생이고 모든 것을 봉쇄하고 싸워온 지 이미 2주 반이나 된 만큼 그들이 오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어요.”
엘리아는 경찰이 특정 지역을 더 집중 공격한다고 전했다. “여기는 경찰 폭력이 그리 심하지 않아요. 우리가 도로 전체를 막을 때나 그렇죠. 하지만 빈곤한 교외 지역에서는 경찰이 마구 날뛰어요.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패고 고무탄(플래시볼)을 쏩니다. 경찰은 인종차별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이며 트랜스젠더 혐오적이에요.”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청년 노동자 에밀리 씨는 이렇게 말했다. “어른들이 이런 자리에 나와 학생들을 지원해야 합니다. 상황이 거칠어질 수 있거든요. 또, 반드시 물리적 폭력 때문이 아니더라도 많은 학생들이 지쳐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 동네의 반(反)파시즘 모임에서도 활동합니다. 이 시위에 함께하면서 학생들과 파시즘 문제에 관해 대화하고, 극우 정당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다가오는 대선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를 갖습니다. 그 문제 역시 우리가 함께 싸워야 할 문제입니다.”
좌파 정당 라프레 소속의 다니엘 시모네 하원의원도 학생들을 지지하러 엘렌부셰 학교에 왔다.
그녀는 학생들의 요구가 학교 예산 증액과 교사 충원에 그치지 않는다고 전했다.
“마치 1968년과 같습니다. 이것은 역사에 남을 운동입니다.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청소년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합니다. 모든 나라의 청소년들이 기후 문제 해결을 요구합니다. 모든 시위에서 우리는 국민연합(RN)에 맞서고, 극우에 맞서며, 인종차별과 유대인 배척에 맞섭니다. 우리는 평등을 지지합니다.”
소피 비네 노동총동맹(CGT) 위원장은 국가의 탄압을 규탄하고 학생들이 미래를 도둑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들의 삶과 학업 조건이 이토록 악화된 적은 거의 없습니다. 이 세대는 기후 위기, 테러, 코로나19, 전쟁 속에서 자라났고, 이제는 인공지능(AI)으로 요동치는 직업 전망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민주노동총동맹(CFDT) 조합원인 올리비에 클레망 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노동조합들은 고등학생들과 연대해야 합니다.
“우리는 청소년들을 지키기 위해 그 자리에 함께합니다. 게다가 학생들의 요구는 우리의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파리 거리에서 청소년 시위대와 함께할 것입니다.”
이번 운동은 청소년·청년들의 행동이 체제에 대한 더 광범한 분노를 끌어모으는 피뢰침 구실을 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지난주 목요일(10월 8일) 파리 바스티유 광장에 운집한 시위대는 곤봉을 휘두르며 돌격하는 경찰에 맞섰다.
대학생들은 캠퍼스를 봉쇄하고 대규모 총회를 열었다. 낭트에서는 수천 명이 총회에 참가했다. 일요일(10월 11일) 클레르몽페랑 시에서는 좌파 대선 후보 장뤼크 멜랑숑이 이끄는 집회에 약 1만 명이 모였다.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 인근 비트롤에서는 트럭 운전사들이 유가 인상에 항의하는 서행 시위를 재개해 교통을 마비시켰다.
이번 주 토요일(10월 17일)에는 생계비 위기에 항의하는 시위가 예고돼 있다. 이 시위는 2018년 프랑스 전역에서 수만 명이 형광 노란 조끼를 입고 도로를 봉쇄한 ‘노란 조끼 운동’을 연상시킨다.
일부 좌파 인사들은 학생들의 폭력을 규탄했다. 예컨대 비네 CGT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학생들의 방식은 논쟁의 여지가 있으며, 교직원이나 시설을 향한 폭력은 마땅히 규탄해야 한다.”
그러나 폭력을 휘두르는 주체가 압도적으로 경찰임을 아는 대학생과 노동자들은 중·고등학생들에게 연대를 표하려 한다.
운동의 다음 행보가 무엇이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주 금요일(10월 16일)이 지나면 학교들은 2주간의 방학에 들어간다. 과연 봉쇄 운동이 유지될 수 있을까?
노동자들이 대거 싸움에 동참해 산업의 일부를 실제로 멈춰 세우고 정부의 예산안 철회를 강제할 수 있을까?
이 운동이 파시스트 정당인 국민연합(RN)의 위협을 막아낼 수 있을까? 학생들은 파시즘 반대 구호를 외친다. 그렇다면 그 학생들은 10월 24일에 열리는 국민연합 당대회를 방해하기 위한 행진에 참가하고 국민연합이 기반을 다지는 것을 저지하는 데에 함께할까?
이 모든 것은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운동이 더욱 심화하고 발전해 프랑스 국가와 그 국가가 수호하는 체제에 맞서는 대결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