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에 나선 프랑스 고등학생들을 만나다:
“우리는 새파랗고 독하고 혁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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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청소년들이 너무 어려서 뭣도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 커밀라 로일이 파리에서 학교 봉쇄에 나선 고등학생들을 만났다.
10월 5일 월요일 아침 7시 반, 파리 중심부에 있는 한 고등학교가 이른 시간부터 수십 명의 청소년들로 봉쇄돼 있었다.
상당수가 온통 검은 옷차림을 한 학생들은 바퀴 달린 녹색 플라스틱 쓰레기통을 끌어다 학교 정문과 후문을 틀어막았다.
일부는 이렇게 구호를 외쳤다. “우리는 새파랗고 독하고 혁명적이다.” 또 다른 이들은 쓰레기통 위에 앉아 힙합 음악을 들었다.
학생들이 골판지로 만든 팻말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선생님,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파업에 동참하세요”, “방리유[가난한 교외 지역] 고등학생들을 지지하라.”
한 학생은 알제리 깃발을 펼쳤고, 또 다른 학생은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청소년들이 너무 어려서 뭣도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자신의 처지를 너무 잘 안다.
“교사 수가 늘어나야 하고 교육 환경이 개선돼야 해요.” 마엘 군이 기자에게 말했다. “여름에는 너무 덥고 겨울에는 너무 추워요. 교실 온도가 섭씨 42도까지 올라 시험 기간을 6월에서 9월로 미루기도 했습니다.
“이 봉쇄는 연대를 위한 것이에요. 우리 학교보다 여건이 10배나 더 나쁜 고등학교도 수두룩해요.”
마엘 군은 이렇게 덧붙였다. “저들은 1968년 5월[노동자 1,000만 명의 총파업]을 기념하고, 우리도 학교에서 그 사건을 배워요. 하지만 우리가 똑같이 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하죠.”
학교 봉쇄 운동은 파리 북부의 생드니 같은 가난한 교외 지역인 방리유에서 시작됐다. 방리유의 학교들은 벽이 허물어지고 있고, 쥐가 끓고, 변기가 막히기 일쑤다. 바리케이드를 지키는 또 다른 청소년 조아킴 군은 이렇게 말했다.
“방리유 고등학교들의 교육 여건은 재앙적이에요.
“우리 학교는 그나마 낫지만 결코 좋다고 할 수 없어요. 저는 1학년 내내 영어 수업을 못 들었어요.”
조아킴은 고등학교 졸업 후 진학 선택지를 좌우하는 대입 제도 파르쿠르쉬프에도 분노를 표했다.
“사람이 아니라 알고리듬이 학생을 선발해요. 성적을 종합적으로 보지도 않습니다. 아주 심각한 문제예요.”
많은 학생들은 경찰에게서 괴롭힘을 당한다고 증언했다. 경찰이 학교 상공에 드론을 띄워 자신들을 감시한다고도 했다.
모든 학생들이 한결같이 파리 교외 청소년들과의 연대를 얘기했다. 그 청소년들은 시위에 나섰다가 경찰 폭력에 직면했다.
같은 날, 프랑스 북부 랑스 시(市)에서 15살 학생이 경찰이 쏜 섬광탄을 주웠다가 한 쪽 손을 잃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마엘 군은 이렇게 전했다.
“그 학생들이 받는 탄압은 엄청나요.
“경찰이 불법 행위를 하고 있어요. 지난주에는 한 명을 익사시키려 했어요.”
또 다른 학생인 엘리아 군은 경찰이 학생들의 폭력을 유도한다고 전했다.
“상황을 고조시키는 것은 저들이에요.”
엘리아 군은 공립학교 예산이 제자리인데 군비는 갑절이 됐다고 지적한다.
프랑스와 유럽 전역에서 극우가 부상하는 것에도 우려를 표했다.
“조르자 멜로니가 집권한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일을 보면, 그들은 성소수자 권리를 억누르고 이민자를 탄압하고 있어요. 그런 일이 곧장 우리에게 닥칠 것이고 우리는 정말로 목숨의 위협을 느껴요.
“극우는 정상적인 정치 세력으로 자리 잡았고 심지어 젊은 사람들도 그들에게 투표해요. 신나치가 백주 대낮에 우리를 공격할 가능성이 전보다 커졌어요. 집 밖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아요.”
길 건너편에서는 학부모들이 모여 학생들을 지켜봤다. 일부는 노조 조끼를 입거나 배지를 달고 있었고, 주요 노조 연맹들이 긴축에 반대하고 고등학생을 지지하며 다음 날로 정한 파업에 참가할 계획이었다.
또 다른 학생인 로맹 군은 이렇게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우리를 지지해요. 다른 학부모들은 반대하죠. 교사들은 진짜 우리 편이에요.”
한 노동총동맹(CGT) 조합원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 아들이 저 안에 있어서 왔습니다.
“이 운동은 이길 수 있습니다. 저들이 경찰을 투입한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합니다. 이곳에서, 스페인에서, 모든 곳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그 조합원은 이렇게 덧붙였다.
“만약 노동자 운동이 가세한다면 판도를 크게 바꿀 것입니다.”
그는 노조 관료들이 너무 굼뜨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관료들은 10월 6일 화요일에 파업과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운동의 위력이 그들의 등을 떠민 것”이라고 그 조합원은 설명했다.
좌파 정당 라프레(L’Après)[불복종프랑스에서 갈라져 나온 정당] 소속의 다니엘 시모네 하원의원이 학생 시위에 가세했다.
그녀는 기자에게 정부가 운동을 억누르려고 등교를 중지시키고 수업을 온라인으로 돌리려 했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봉쇄할 때마다 여기에 옵니다. 내일은 하얀 헬멧을 쓰고 하얀 완장을 차고 올 것입니다.” 하얀 헬멧과 완장은 학생들과 연대한다는 상징이다.
교외의 학교에서 일하는 이만 씨는 이렇게 말했다.
“교육 여건이 정말 나쁩니다.
“미래 세대가 그런 환경 속에 놓여서는 안 됩니다.
“이런 조건을 더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학생과 노동자들이 힘을 합치면 상황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우리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