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직고용 이주노동자 계약 해지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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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7일 대통령 이재명이 이주노동자에 대해 망언하고 3일 뒤, 현대중공업에서 직고용 계약직으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재계약 거부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11월 30일에 계약이 종료되는 이주노동자 중 많은 이들이 사실상 해고되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 사용자 측은 지난해에도 대규모로 이주노동자의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관련 기사: 본지 544호, ‘조선소 이주노동자 대규모 재계약 탈락: 현대중공업 사용자 측은 당장 재고용하라!’)
올해 1월 이재명이 조선업 이주노동자 확대 반대 발언을 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에 동조한 이후, 현대중공업 사용자 측은 직고용 이주노동자를 축소하겠다고 언론을 통해 발표했다.
이번 집단 재계약 거부는 사용자 측의 직고용 이주노동자 축소 계획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고용 불안이 심각한 상황 때문에 스리랑카인 노동자들은 올해 6월 나쁜 계약에 맞서 투쟁을 시작할 때부터 재계약 보장도 요구로 내걸었다.
이주노동자들에게 재계약 거부는 어찌 보면 한국인 노동자들이 겪는 해고보다도 더 고통스러운 측면이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자국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피해 한국에서 일하기 위해 빚을 내 수천만 원을 송출업체에 지불했다. 아껴 쓰며 겨우 빚을 갚아 갈 때쯤 사용자 측은 근로계약서를 개악하더니 이제는 재계약 거부를 통보했다. 이주노동자들은 큰 절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에 집단적으로 재계약이 거부된 노동자 중 올해 앞장서 투쟁해 온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들이 포함됐다. 이들 중 16명은 노동조합 조합원이기도 하다. 스리랑카인 노동자들은 올해 6월 사용자 측의 나쁜 계약과 부당한 밥값 공제 등에 맞서 싸워 일부 조항을 개선했고 부당하게 공제당한 밥값을 돌려받았다.
이 투쟁의 여파 속에 우즈베키스탄인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 이직 시 사유를 불문하고 매달 2,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하는 우즈베키스탄 정부 기관의 조항을 삭제하게 만들었다.
최근 하청업체 소속 이주노동자들은 사측이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는 점에 항의해 고용노동부에 집단 진정을 넣는 방식으로 또 다른 투쟁을 시작했다.
명백히 투쟁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의 선두에서 투쟁했고 노동조합에 가입한 노동자 16명(더 늘어날 수 있음)이 재계약 거부를 통보받았다는 점은 투쟁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낸다.
그간 관리자들은 이주노동자들에게 노조에서 탈퇴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협박해 왔다. 그런 협박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는 그들의 투쟁에 대한 보복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투지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들은 11월 3일 저녁에 자신들이 나쁜 계약에 맞서 최초로 집단행동을 한 장소에 다시 모인다. 그들은 “우리 중 한 명을 공격하는 건, 우리 전체를 공격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해고된 사람들을 지켜 내야 노동조합을 지켜 낼 수 있습니다”, “노조 탄압 계약 만료 상황에 맞서 전 조합원이 모여 단결된 투쟁을 결의합시다”라는 슬로건으로 전체 조합원 모임을 진행한다.
재계약 거부에 맞서 투쟁에 나서는 이주노동자들을 응원한다. 고용을 지키기 위한 투쟁과 정주 노동자 등 공장 안팎의 연대가 커지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조선업 불황기에 하청노동자와 이주노동자들이 먼저 사측의 구조조정으로 고통받았다. 뒤이어 정규직 노동자들도 구조조정으로 고통받았다. 이처럼 같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중 한 부문 노동자들의 조건이 하락하면 다른 부문 노동자들의 조건에 대한 하향 압력이 생긴다.
반대로 한 부문의 노동자들이 공격에 맞서 투쟁할 때 모두가 단결해 함께 싸워 방어해 낸다면 모두를 향한 공격을 막아내고, 나아가 모두의 조건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주노동자들은 계약이 종료되면 한국에 오랜 기간 체류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계약이 종료되기 전에 항의 투쟁을 잘 조직하고 계약을 연장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얼마 전 지부장의 크레인 고공농성장에 이주노동자들이 두 차례 지지 방문했고, 두 번째 방문에서는 투쟁 지지금까지 냈다.
이주노동자들이 이렇게 연대한 배경에는 현대중공업지부가 농성 이유 중 하나로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를 내건 것도 작용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대중공업지부의 합의안에는 이주노동자들과 관련해 특별 협의체를 추진한다는 것 외에 임금과 고용 관련한 실질적인 내용이 없었다. 재계약 거부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는데도 말이다.
재계약 거부된 노동자들이 직고용 이주노동자이고, 그 중에는 하청지회에 소속 조합원도 포함된 만큼 현대중공업지부가 이들의 재계약 보장을 위한 투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하청지회도 재계약 보장을 위한 투쟁을 적극 건설해야 한다.
이주노동자들이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투쟁에 연대했던 만큼 그들의 연대에 우리가 보답할 차례다. 이주노동자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하자!